문 대통령 "다시 北과 대화할 때…북한도 '대화의 문' 닫지 않아"
입력: 2021.09.24 08:30 / 수정: 2021.09.24 08:30
미국 순방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공군 1호기로 귀국 중 기내에서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 순방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공군 1호기로 귀국 중 기내에서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 순방 일정 마친 후 귀국길 기내 간담회 개최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제76차 유엔 총회 연설에서 제안한 '한반도 종전선언'과 '북한과의 대화 재개' 등을 두고 기자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23일 미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공군 1호기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 간담회를 열고 북한에 대해 "이제는 빨리 다시 대화를 할 때라고 생각한다"라며 "미국도 북한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이제는 과거와 다르게 대화와 외교를 통해서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와 함께 점진적으로 단계적으로, 또 실용적으로 접근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기 때문에 북한이 빨리 대화에 나서야겠다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미국의 대화 제의가 있었는데 북한이 아직까지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앞날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북한이 대화의 문을 닫아두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미사일을 발사하기는 했지만 원래 약속했던 핵실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시험 유예를 유지하고 있고, 미국이 대화를 단념하지 않을 정도의 저강도 긴장 고조 그런 것만 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북한은 대화의 문은 열어둔 채 여러 가지 고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지만, 나는 결국은 북한도 대화와 외교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북한에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믿는다"라며 "그 시기가 우리 정부에서 이뤄질지, 또는 우리 정부에서 다 끝내지 못하고 다음 정부로 이어졌을 때 이뤄질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이번 유엔 총회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한 야당의 반응과 관련해 "'종전선언에 대해서 너무 이해가 참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2007년 10·4 공동선언에서 3자(남북미) 또는 4자(남북미중)에 의한 종전선언을 추진한다고 이미 합의가 됐다. 제가 종전선언을 제안한 것만 해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벌써 여러 차례 말씀드렸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의 개념에 대해서 이해가 좀 없는 부분인 것 같은데, 종전선언은 '평화협정'과 다르다"라며 "종전선언은 '비핵화 협상'이나, '평화협상'에 들어가는 이른바 입구에 해당하는 것이고, 이제 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상으로 들어가자 하는 일종의 정치적 선언이다. 그래서 종전선언으로서 현재의 법적지위는 달라지는 것이 없고, 주한미군의 철수라든지 한미 동맹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에 대해 관련국들이 소극적이지 않다"라며 "남북 간에 또 북미 간에 대화가 시작되면 결국은 해결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남아있는 한 종전선언은 허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리태성 북한 외무성 부상은 2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종전선언이 장기간 지속된 한반도의 정전 상태를 끝낸다는 것을 공개하는 정치적 선언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는 있다"라면서도 "눈앞의 현실은 종전선언 채택이 시기상조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리 부상은 또 "한반도에서 생기는 모든 문제의 밑바탕에는 예외 없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놓여있다"라며 "우리를 둘러싼 정치적 환경이 달라지지 않고,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종전을 열백번 선언한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하나도 없다. 한미 동맹이 계속 강화되는 가운데 종전선언은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파괴하고 남북을 끝이 없는 군비경쟁에 몰아넣는 참혹한 결과만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종전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인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남아있는 한 종전선언은 허상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sense83@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