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유승민] 경제·합리적 보수…'배신자' 주홍글씨
입력: 2021.09.22 00:00 / 수정: 2021.09.22 00:00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양강 구도를 형성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을 위협할 다크호스로 꼽힌다. /이선화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양강 구도'를 형성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을 위협할 '다크호스'로 꼽힌다. /이선화 기자

개혁 성향·소신 뚜렷, 중도 외연 확장성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경선 레이스가 한창인 가운데 대권에 도전한 유승민 전 의원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양강 구도 속에서 이들을 위협할 유일한 인물로 꼽힌다.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지난 11~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24명을 상대로 한 적합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 의원의 지지율은 11.3%로, 홍 의원(32.8%), 윤 전 총장(25.8%)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물론 아직 유 전 의원과 선두그룹 간 격차는 크다. 그래서인지 그는 최근 두 후보를 집중 견제하며 반등 모멘텀을 만들고 있다. '공정한 성장과 노동개혁'과 '강한 경제대통령'을 내세운 유 전 의원의 'SWOT(강점 Strength, 약점 Weakness, 기회 Opportunity, 위협 Threat)'을 분석해 봤다.

강점(S): 유 전 의원은 강점은 정책 능력이다. 앞서 열렸던 TV 토론회나 당 주관 비전 발표회와 국민면접에서도 자신의 정책이나 공약을 막힘없이 설명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경제 전문가다운 정책 설계와 비전 제시는 그만의 강점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유 후보는 국정 전반 (비전)이나 정책에 관해서 만큼은 (후보들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당 관계자는 "자기 공약의 실현가능성을 피력하고 설득하는 것을 보면 국가 비전이 정립된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여러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합리적인 보수' '정의롭고 따뜻한 보수' '개혁 보수'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언급했던 말이기도 하다. 기존의 보수와는 조금 다른 노선이다. 유 전 의원에 대한 중도층의 거부감이 덜할 수 있다.

또한 양극화·불평등·불공정을 해소하고 무너진 시장경제를 회복하겠다는 유 전 의원의 아젠다는 보수와 진보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비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유 전 의원은 '개혁' 성향을 지닌 보수라는 점에서 확장성도 갖췄다는 분석이다.

경제 전문가 유 전 의원은 정책 설계와 비전 제시가 강점이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이태진 홍대소상공인번영회 회장의 설명을 들으며 폐업한 상점을 둘러보는 모습. /남윤호 기자
'경제 전문가' 유 전 의원은 정책 설계와 비전 제시가 강점이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이태진 홍대소상공인번영회 회장의 설명을 들으며 폐업한 상점을 둘러보는 모습. /남윤호 기자

약점(W):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힌 것은 유 전 의원의 뼈아픈 약점이다. 2015년 4월 유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지적했고,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의 ′국회법 개정안′을 수용하는 데 이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도 찬성했다. '배신자' 프레임에 갇히게 된 배경이다.

자신의 고향이자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배신자' 이미지는 여전하다. 또한 유 전 의원에 대한 전통 보수층의 감정도 좋지 않다. 그는 지난 13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대구·경북 시·도민들께서 서운한 감정이 있다는 걸 잘 안다"며 "이제 서운함을 거두고 저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기회(O): 국민의힘 경선 초반,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을 향한 공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두 후보 간 공방도 계속되고 있다. 향후 강세를 보이는 이들을 향한 고강도 검증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선두그룹의 난타전이 장기화할수록 유권자의 피로도는 누적될 가능성이 크고, 유 전 의원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위협(T): 유 전 의원은 캠프 대변인이었던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고발 사주' 의혹 핵심 인물로 지목되면서 다소 부담스러운 처지에 몰렸다. 물론 김 의원은 지난 8일 캠프를 떠났다. 다만 고발 사주 의혹이 정치권을 강타하며 대선 정국의 변수로 떠오른 만큼 유 전 의원도 유탄을 맞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홍 의원의 지지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점도 유 전 의원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악재가 겹친 윤 전 총장이 주춤하는 가운데 '보수 적장자'를 자처하는 두 후보 중 홍 의원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홍 의원이 지지율을 빨아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이 영향으로 유 전 의원의 지지율 상승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홍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과했다'는 견해를 재차 밝힌 이후 야권의 뭇매를 맞았다. 하지만 여권 지지층과 호남 등 표심을 자극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외연 확장성을 강조해온 유 전 의원으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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