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수사를 공개적으로 의뢰했다. 이 지사는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자신했다. 지난 14일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사업 관련 특혜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이 지사. /국회사진취재단 |
설훈 "MB는 감옥에 있다" 野 "화천대유, 누구 겁니까!"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둘러싸고 안팎으로 맹폭을 당하고 있다. 대선 경선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 측은 MB(이명박 전 대통령)에 비유했고, 국민의힘은 '화천대유, 누구 겁니까!'라며 이 지사를 겨냥했다.
이 지사는 16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사업 컨소시엄에 참여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배당 논란의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그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오히려 행정의 '모범사례'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아니라면 밝히라고 한다. 선거시기가 되면 난무하는 현대판 마녀사냥이다. 덫을 놓고 걸려들면 좋고, 혹 걸려들지 않아도 낙인만 찍으면 된다는 악의적 마타도어다. 좋습니다. 기꺼이 그 덫에 걸려들겠다"고 문제 될 게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 지사는 "대장동 공영개발에 대한 수사를 공개 의뢰한다"면서 "제기되고 있는 모든 왜곡과 조작을 하나부터 열까지 샅샅이 수사해주십시오. 모든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약속드린다.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수사를 촉구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은 이 지사가 2014년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하면서 추진한 1조1500억 원 규모의 공영 개발 사업이다. 논란이 된 부분은 대장동 개발 사업 컨소시엄으로 선정된 '성남의 뜰'과 1%의 지분으로 참여한 업체 화천대유다.
야권에선 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에 참여한 출자사들 가운데 화천대유가 과도한 배당금을 받는 것을 문제 삼고 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시행사의 배당 배분을 살펴보면 지분 50%를 보유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1830억 원을 배당받은 반면, 지분 1%를 보유한 화천대유와 6% 지분을 가진 SK증권은 같은 기간 각각 577억 원과 3460억 원을 배당받았다. 특히 화천대유는 이 지사를 인터뷰했던 전직 기자 A 씨가 자본금 5000만 원으로 2015년 2월 설립한 사실이 알려지며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1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장동게이트 진상조사 TF' 회의에서 모두발언 하는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남윤호 기자 |
이 논란은 여야를 막론하고 이 지사를 비판하는 형국이다. 특히 대선 경선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이번 의혹을 중대 사안으로 보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설훈 의원 이날(16일) 라디오에 출연해 "심각하다. 일곱 사람이 수천억을 벌었다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전날(15일)에도 설 의원은 "도덕성이 없는 후보는 본선에서 못 이긴다"며 "능력 있는 사람이니까 도덕적으로 좀 문제가 있더라도 눈 감고 가자고 판단하고 대통령을 만들었던 MB는 감옥에 있다"며 이 지사를 MB에 비유했다.
설 의원은 이어 "이걸 되풀이해야 되겠나. 이건 정말 위험한 일"이라며 "본선에서 그게 다 드러났을 때 감당할 수 있겠는가. 저는 절대로 감당 못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경기지사 대장동게이트 진상조사 태스크포스'까지 가동하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회의실 백드롭(배경 현수막)도 '화천대유 누구 겁니까'로 교체했다. 이 역시 과거 여권이 이 전 대통령을 겨냥했던 '다스는 누구 겁니까'를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화천대유 지분 구조를 보면 매우 복잡하게 돼 있지만, 실제로는 소유주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단순한 구조"라며 "권력형 종합비리 선물세트, 특혜·특권·반칙의 종합 백화점"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여야의 의혹 제기에 수사를 의뢰하며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책임져야 할 사람은 저뿐만은 아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어떤 의혹도 발견되지 않는다면, 이 문제를 제기한 모든 주체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죄 없는 이를 무고한 죄, 무엇보다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국민의 판단을 현혹한 죄를 철저히 물어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분노했다.
이 지사는 이어 "수사 과정에서 이루어질 수많은 억측과 정략적 공격, 정보의 의도적 노출과 왜곡에 대한 우려가 있다. 그러나 결국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는 역사의 교훈을 믿는다"며 거듭 수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