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당유착 국기문란" vs "박지원 게이트"...여야 '난타전'
입력: 2021.09.14 00:01 / 수정: 2021.09.14 08:56
여야는 1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격돌했다. 이날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김부겸 국무총리. /국회=남윤호 기자
여야는 1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격돌했다. 이날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김부겸 국무총리. /국회=남윤호 기자

국회 대정부질문서 '고발 사주' 의혹 두고 격돌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여야가 13일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격돌했다. 여당은 윤석열 검찰과 제1야당의 '선거개입 사건'이라며 수사기관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고, 국민의힘은 '박지원 게이트'라며 역공에 집중했다.

여당은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검찰권 남용"이라며 윤 전 총장을 정조준했다. 고발 사주 논란은 윤 전 총장 재직 당시 검찰이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범여권 정치인들을 고발하도록 했다는 의혹이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검찰은 총장의 측근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검찰권을 사유화하고 남용했다.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고 했다"고 주장하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응당한 처벌로 최순실 사태에 이은 검당유착 국기문란 사건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백 의원은 윤 전 총장과 손준성 수사정보정책관의 친밀한 관계도 강조했다. 그는 "대검찰청 위임 전결 규정에 따르면 수사정보정책관의 업무 대부분 중요사항과 관련해 검찰총장이 직접 결재하게 돼 있다"며 "검찰총장 직속 기관이라고 볼 수 있다. 하명이 이뤄질 수 있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윤 전 총장이 손 정책관의 유임도 요청했는지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 전임 검찰총장과 손준성 검사는 매우 특별한 관계였다"며 "그것을 근거할 수 있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지금 밝히기는 조금 그렇다"고 답했다.

여당은 고발 사주 의혹의 본질은 검찰권 남용이라며 야당에 물타기 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13일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백혜련 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 /남윤호 기자
여당은 고발 사주 의혹의 본질은 "검찰권 남용"이라며 야당에 "물타기 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13일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백혜련 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 /남윤호 기자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2020년 12월 윤 전 총장의 징계위 회부 당시 손 정책관이 증인으로 나선 점 등을 언급하며 "윤 전 총장과 손준성 검사와의 관계는 반드시 함께 가고 싶어 하는 동지적 관계가 아니었나 싶다"며 "이 사건은 검찰과 제1야당이 선거 개입을 통해서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선거판을 흔들고자 하는 의도가 아닌가 의심이 든다"고 했다.

여당은 '국정원장 개입설'에 대해서는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 씨와 박지원 국정원장의 접촉을 강조하며 해당 사건을 '박지원 게이트'라고 맞서고 있다. 조 씨는 지난달 1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박 원장과 만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조 씨가 지난 12일 한 방송에 출연해 박 원장과 해당 의혹 폭로를 위한 언론보도 날짜를 논의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조 씨는 얼떨결에 나온 발언으로 박 원장과 사전에 제보를 상의한 일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국회 정보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진상조사를 위한 정보위 소집을 요구했고, 윤석열 캠프도 박 원장과 조 씨 등을 국정원법·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대해 백 의원은 조 씨가 박 원장과 만난 사실을 SNS로 알린 것을 두고 "공범과 만난 사실을 SNS에 광고하는 공작도 있나.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고발 사주 의혹은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 반해 국정원장 개입과 관련해선 어떤 증거도 없는 상태"라며 "그런데도 국정원장 개입설을 주장하는 건 심각한 명예훼손이고 넓게 보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에도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1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지원 국정원장(왼쪽)과 제보자 조성은 씨의 공모 가능성을 제기했다. /더팩트 DB
국민의힘은 1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지원 국정원장(왼쪽)과 제보자 조성은 씨의 공모 가능성을 제기했다. /더팩트 DB

국민의힘은 제보자 조 씨와 박 원장과의 관계를 조명하는 데 총력을 쏟았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조 씨가 김웅 의원에게 받은 고발장 사진을 첫 언론보도 전 박 원장에게도 직접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박 원장과 아주 가까운 전직 의원인데, 조 씨가 이 사건 관련 자료를 보도 전에 박 원장에게 사전에 보내줬다고 하는 것을 들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사람이 윤 전 총장이 고발 사주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한 지난 8일에도 접촉했다는 제보를 언급하며 '국정원 개입설'을 거듭 강조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손 정책관과의 친밀한 관계만으로는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관여 주장의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경수 경남지사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캠프 수행실장이었다. (여당이 주장하는 윤 전 총장과 손 정책관의 관계성에 따르면) 김 지사가 공모한 드루킹 댓글 조작도 문재인 후보가 지시한 게 된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대정부질문에는 정부의 '위드(with) 코로나' 방역 기조 전환에 대한 당부도 오갔다. 위드 코로나는 확진자 억제보다 위중증 환자 관리와 일상 회복에 초점을 두는 방역 방침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위드 코로나 전환 시점에 대한 박영순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백신 접종률이 확실히 높아져야 한다. (또) 우리의 의료체계가 충분히 대응 가능한가 등을 판단해야 한다"며 "정부로선 국민의 협력과 인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희생이 너무 오래가는 데 대한 엄청난 부담이 있다. 그래서 이런 걸 고려해서 국민의 상황을 납득시키고 다음 단계로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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