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대선 후보 전격 사퇴'…민주당 판세 영향 있을까
입력: 2021.09.14 00:01 / 수정: 2021.09.14 00:01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이제 평당원으로 돌아가 하나 되는 민주당, 새로운 대한민국에 백의종군하겠다며 경선 후보에서 사퇴했다. 13일 오후 대선 경선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소통관을 나서는 정 전 총리. /국회=남윤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이제 평당원으로 돌아가 하나 되는 민주당, 새로운 대한민국에 백의종군하겠다"며 경선 후보에서 사퇴했다. 13일 오후 대선 경선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소통관을 나서는 정 전 총리. /국회=남윤호 기자

"민주당 경선에 큰 영향 없을 것" 관측도

[더팩트ㅣ곽현서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대선 경선 후보 사퇴를 공식 선언했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한창인 시점에서 정 전 총리의 지지율이 누구에게 향할지 주목된다. 다만 일각에선 "민심의 흐름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 전 총리는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새로운 대한민국에 백의종군하겠다"며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그의 갑작스러운 사퇴는 지난 11~12일 열린 대구·경북 권리당원 투표와 1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 밀려 4위를 기록한 것에 따른 결단으로 보인다. 정 전 총리는 지역 순회 투표와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 누적 투표율 4.27%로 4위에 그쳤다.

정치권에서는 정 전 총리가 특정 후보를 지지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는 오랜 정치 경험으로 당 내부에서 김영주, 안규백, 이원욱, 김민석, 김교흥 등 20여 명의 SK계(정세균계) 현역 의원들의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다. SK계의 향후 거취에 따라 '1강 1중'의 경선 판세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정 전 총리는 특정 후보 지지와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일관되게 민주당을 지지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정치권 일각에선 오는 25~26일에 있을 민주당 호남 경선을 앞두고 이낙연 전 대표와의 연대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정 전 총리는 이 역시 "저의 결정은 민주당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결정"이라며 일축했다.

정 전 총리가 다른 후보 지지 선언을 유보하면서 그의 지지자들은 새로운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호남에 강한 지지 세력을 둔 이 전 대표가 후광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정 전 총리의 사퇴가 큰 흐름을 변화시키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정세균 전 총리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경선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정세균 전 총리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경선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기존 지지율이 경선 판세에 미칠 만큼 아주 높은 상황이 아니었다"라면서 "전체적인 지지율 변화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를 지지했던 전북 표심이 이 전 대표에게 향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도 "민심에 따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경선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 요인은 경쟁 정당 후보와 본선에서 만났을 때의 경쟁력"이라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상당히 앞서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호남에서도 이 지사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도 "정 전 총리의 표로 인해 선두 싸움에 영향이 있어야 하지만 전북의 일부 정 전 총리 지지자들에 해당하는 사항"이라며 "전북 도민의 표는 제한적이기에 표심의 흐름이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홍 소장은 정 전 총리가 사퇴를 선언하는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것을 언급하며 이 전 대표의 후광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캐스팅 보트를 하려고 해도 어려운 상황인데, 누구도 지지하지 않아 캐스팅 보트가 되려는 마음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 이어 "정 전 총리의 기존 지지자들은 독자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제한적인 전북 도민의 표가 (이 전 대표에게) 몰려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정 전 총리가 대통령 후보로 이 전 대표와 이 지사의 싸움을 인정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정 전 총리를 향한 다른 주자들의 물밑 러브콜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 전 총리가 보여준 민주당에 대한 애정, 대한민국의 내일을 위한 꿈과 비전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믿는다. 정 전 총리의 마음이 4기 민주 정부로 꽃필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그를 위로했다.

한편 일부 국민의힘 대선 후보들도 경선 완주와 중도 사퇴를 두고 고심하는 분위기다.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은 지난 12일 "원래 목표는 8강으로 올라가는 거였지만, 설령 올라간다고 해도 그 이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여력이 없다"며 후보직을 사퇴,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15일 1차 컷오프를 진행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 후보들이 줄줄이 '사퇴'를 선언하고 있는 가운데 지지율이 낮은 다른 후발주자들도 경선 완주와 중도 사퇴를 두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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