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일산대교 무료화' 논란…"직원들 잘릴 위기"
입력: 2021.09.13 05:00 / 수정: 2021.09.13 05:00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일산대교 공익처분 파장이 커지는 모양새다. 지난 3일 일산대교에서 일산대교 무료화를 위한 공익처분 시행방안을 발표한 이 지사. /경기도 제공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일산대교 공익처분' 파장이 커지는 모양새다. 지난 3일 일산대교에서 '일산대교 무료화를 위한 공익처분 시행방안'을 발표한 이 지사. /경기도 제공

국민연금 보상 협상 난항 속 지자체 분담 우려…'산 넘어 산'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산대교 민간사업자의 단독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수익률 보상뿐만 아니라 해당 사업장 노동자 고용 승계 등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 지사는 대선을 앞두고 조만간 '지사직 사퇴' 가능성도 있어 '책임론'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일산대교 무료화' 논란은 이 지사가 지난 3일 일산대교에 대한 공익처분을 발표하면서 불거졌다. 공익처분이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지자체가 민자사업자의 관리·운영권을 가져오고, 상응하는 보상을 하는 것을 뜻한다. 즉, 경기도가 일산대교 민간투자사업 시행자였던 일산대교(주)의 관리 및 운영권을 가져온 뒤 보상을 해야 한다. 도는 국민연금이 100% 지분을 소유한 일산대교의 운영권을 회수해 1종 기준 1200원인 통행료를 폐지하겠다고 예고했다.

경기도는 일산대교 무료화를 위해 적정한 보상을 할 예정으로 국민연금에 손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3월 24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일산대교-미시령-마창대교 공정한 민자도로 운영 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는 이 지사. /이새롬 기자
경기도는 일산대교 무료화를 위해 적정한 보상을 할 예정으로 국민연금에 손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3월 24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일산대교-미시령-마창대교 공정한 민자도로 운영 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는 이 지사. /이새롬 기자

하지만 공익처분 과정에서 해당 사업장 근무자 고용승계 등 해결해야 할 복잡한 문제가 적지 않다.

일산대교(주)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현재 법인에는 7명, 하청업체에는 시설물 관리, 미화 청소 등 상시근무직원이 60명 정도 있다. 경기도 측에서 저희 쪽에 그거(고용 승계)에 대한 협의는 아예 없었다"며 "10월부터 무료화가 된다면 코로나 시국에 취업하기도 힘든데 우리는 바로 실직자가 된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측에서는 고용 문제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관계자는 "고용 관련해 협의도 하고 회의도 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어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했다.

특정 지역 시민의 교통기본권을 보장하려다 전체 국민 노후자금을 책임지는 국민연금공단에 손해를 줄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지사와 경기도 측은 국민연금공단이 인수한 이후 얻은 통행료와 최소운영수입보장으로 받은 투자회수금이 건설비용을 이미 초과했고, 공익처분에 따른 인수 비용을 법률·협약에 따라 정당하게 보상할 것이기에 국민연금 수익률이 손해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경기도와 국민연금 측의 예상 보상비용 차이가 커 협상 과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경기도는 공익처분에 따른 보상비용을 2000억 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 측은 운영관리권이 유지되는 2038년까지 일산대교(주)의 기대 수익이 7000억 원으로 전망돼 이에 준하는 보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공단 측은 향후 대응과 관련해 말을 아끼며 "전 국민의 노후자산인 기금의 운용수익을 저해하지 않는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한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기본 입장만 유지하고 있다.

다만 국민연금공단은 경기도가 기대수익률보다 낮은 보상금을 제시할 경우 법적 소송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을 최대한 증가시킬 수 있도록 운영해야 한다'는 국민연금법에 따라 배임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공단은 기대수익보다 낮은 보상금을 제시받을 경우 법적 대응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일산대교 모습. /고양시 제공
국민연금공단은 기대수익보다 낮은 보상금을 제시받을 경우 법적 대응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일산대교 모습. /고양시 제공

보상금 재원 마련 방안도 단순하지 않다. 경기도는 2000억 원의 보상금 중 50%는 경기도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일산대교를 주로 이용하는 고양·파주·김포 3개 시에서 실제 이용자 비율에 따라 분담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는 지방채를 발행하거나 일산대교 영업소 건물과 토지 등 자산을 매각해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담을 안게 된 지역에선 반발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소속 한 김포시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김포시 세금을 투입하지 않고 경기도에서 다 매입하면 좋을 것 같다. 다른 다리를 건설할 때도 (시 단위) 지자체에서 비용을 분담한 적이 없다"며 "일단 소유권을 가진 연금공단이 어떻게 할지 지켜보고 의회에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이 지사가 국민연금의 수익과 경기도민의 세금을 자신의 선거운동에 활용한다는 '지사 찬스'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은 "경기도가 일산대교 무료화를 추진하면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시간적·경제적 낭비가 예상되고 무료화를 위한 손실보상비에 도민 혈세 수천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대선을 앞두고 (이 지사가)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면 큰 혼란과 갈등만 남게 될 것"이라고 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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