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이낙연 '의원직 사퇴' 후폭풍..."호남여론이 나빠졌다고?"
입력: 2021.09.11 00:01 / 수정: 2021.09.11 00:01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8일 오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낙연 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8일 오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낙연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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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두루뭉술한 '새 방역체계' 모색 발언 논란

[더팩트ㅣ정리=허주열 기자]

◆이낙연, '사퇴' 폭탄선언에 난감한 내부 분위기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 이낙연 전 대표가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쳤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폭탄선언'이었는데 배경이 궁금해.

-이 전 대표는 의원직 사퇴가 정권 재창출을 향한 "결의의 표시"라고 밝혔어. 그만큼 대선 경선에 온 힘을 다해 임하겠다는 의미야. 다만 그는 지지율 반등 같은 것을 계산한 건 아니라고 강조했어. 확실히 그가 사퇴한다고 지지율이 급등할 것 같지는 않아. 다만 충청 순회 경선에서 예상 밖으로 참패하고 1차 일반 국민 선거인단 투표를 앞두면서 반전의 기회를 모색할 무언가가 필요했던 것 같아. 일각에선 경쟁상대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한 압박용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와.

-벌써 '명낙 대전'으로 번지는 양상이던데?

-이 전 대표는 지난 9일 한 라디오에서 "비교적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분들이 좀 불안하다", "정책이라든가 살아온 궤적이 걱정스럽다" 등의 발언을 했어. 이 지사를 겨냥한 발언으로 읽혀. 또 그의 사퇴 선언으로 자연스럽게 이 지사에 대한 야권의 '지사직 사퇴' 공세도 다시 이어지고 있어. 그래서 당내 일각에선 이 전 대표의 사퇴 선언이 '원팀 기조'를 흔든다고 우려해.

-이 지사 측은 '의원직 사퇴'에 대해 어떤 반응이야?

-일단 이재명 캠프에서는 다시 불거진 '지사직 사퇴' 요구에도 당 경선을 마무리하는 게 우선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이 전 대표 사퇴와 관련해선 한 줄의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어. 캠프 측에서는 "이 전 대표가 깊게 고민한 결정에 대해 쉽게 논평을 낼 수 없다"고 했어. 또 입장을 내더라도 대변인 차원에서 할 건 아니라는 논의도 오갔다고 해. 어쨌든 열린 캠프에서도 이 전 대표의 '사퇴 선언'이 진정성이 있다고 보는 분위기야.

-출입기자들도 그의 사퇴 의사가 '찐'이라는 반응이야. 이 전 대표는 선언 당일 국회에 사퇴서를 제출하고, 보좌진 동의를 얻어 전원 면직처리를 진행 중인 데다가 의원실 방도 벌써 뺐어. 이 전 대표 필연 캠프 관계자는 "'사퇴 쇼'처럼 비칠 수 있는 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다. 그래서 사퇴 수순에 빨리 돌입한 것 같다"고 말했어.

지난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 직원이 이낙연 의원실에서 내놓은 책자와 서류 더미 등을 수거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지난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 직원이 이낙연 의원실에서 내놓은 책자와 서류 더미 등을 수거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하지만 사퇴 안건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려면 재적 의원(299명)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 필요한데 과반 의석을 가진 당에서 반대 기류가 강하면 사실상 어렵잖아. 사퇴 처리는 소속된 정당 대표와 협의하는 게 관례이기도 하고. 이 전 대표 측도 당 지도부도 난감한 상황이네.

-맞아. 이 전 대표 측에선 사퇴 의사를 철회하거나 국회 본회의에서 반대표가 많아 무산되면 어찌 됐든 '사퇴 쇼'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거야. 그 점이 우려되는 부분이기도 해. 다만 지도부도 이 전 대표의 뜻에 그대로 따르기 쉽지 않아. 그의 지역구 서울 종로는 '정치 1번지'라고 불릴 만큼 상징성이 큰 데다 당선된 지 2년도 안 돼 자리를 내놓는 건 민주당에도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걱정이 있어. 만약 이 전 대표 사퇴안이 본회의에서 의결되면 내년 3월 9일 대선일에 재·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자칫 야권에 이곳을 빼앗길 수도 있지.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0일 "대표가 만류했지만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 의사가 워낙 강고하고 의지가 결연해서 지도부가 신중하게 이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어.

-당에서는 특히 경선 완료 이후 상황을 걱정하는 듯한데.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가 의원직을 사퇴하고, 캠프 소속 의원들도 줄줄이 사퇴 의사를 밝힐 경우 '경선 불복'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어. 실제로 이낙연 캠프 선거대책위원장 설훈 의원은 지난 9일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측근들의 만류로 취소했다고 해. 하지만 여전히 숙고 중이라고 하니 이 전 대표의 사퇴가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경선 이후 각 캠프가 '원팀'으로 똘똘 뭉치기 어려운 분위기인 건 확실해 보여.

-이 전 대표의 깜짝 사퇴 선언으로 오히려 호남 여론이 나빠졌다는 말도 나오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 있는 호남 지역에서 사퇴를 발표했는데 서울 기자들 사이에서 '사퇴' 지라시가 먼저 돌아서 지역 신문 단체대화방에서 "지역 신문 패싱"이라는 비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어. 지금 당장 호남 구애가 절실한 이 전 대표로선 곤혹스러운 상황을 접하게 된 거지. 그래서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 등이 광주로 내려가 기자실을 방문해 일일이 사과했다고 해.

-이 전 대표의 사퇴 건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지, 또 이 지사 캠프에선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가 관전 포인트가 되겠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는 만큼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어 나가면 방역과 일상을 조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역체계로의 점진적인 전환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는 만큼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어 나가면 방역과 일상을 조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역체계로의 점진적인 전환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제공

◆文 "세계에서 가장 빠른 백신 접종 속도"…사실 왜곡 논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방역과 일상을 조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역체계로의 점진적 전환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논란이 있었네?

-맞아. 당시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백신 접종률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며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면 방역과 일상을 조화시킬 수 있는 새 방역체계로의 점진적인 전환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고비를 바라보며 함께 힘을 내자"고 말했어. 이를 두고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로의 전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는데, 청와대와 정부는 공식적으로 '위드 코로나'라는 용어 사용 자체를 꺼리고 있어. 일각에선 구체적 방법이나 시기를 언급하지 않으면서 또 희망고문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백신 접종률이 어느 정도 이뤄졌을 때가 기준인지, 한 달 뒤쯤이면 '위드 코로나'로 전환될 수 있는지 등을 묻는 말에 "정확한 수치로 확답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라며 "방역당국과 좀 더 면밀하게 논의를 하고 확정적으로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만 했어. 그러면서 '위드 코로나'라는 용어 사용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면서 "위드 코로나가 마스크를 벗는 것은 아니다"라며 "위드 코로나는 더불어 '위드 마스크'"라고 강조했어. 언제 어떤 방법으로 방역과 일상을 조화시킨다는 건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야.

-문 대통령이 백신 접종 관련 사실을 왜곡했다는 지적도 있었지?

-문 대통령은 "1차 접종자 수가 3000만 명을 넘어서며 18세 이상 성인의 접종률이 70%에 다가가고 있고, 접종 완료율도 40%를 넘어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최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접종 속도를 보이고 있다' 우리가 백신 접종에서도 앞서가는 나라가 되는 것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한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어. 이를 두고 청와대 측은 "아워월드인데이터에 자료에서 8월 마지막 주 기준 한국의 인구 100명당 백신 접종자가 세계 1위라는 점을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어.

-하지만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희망자에 대한 백신 접종을 대부분 마치고 추가 접종 준비에 들어갔는데, 8월 말 주간 접종 순위는 큰 의미가 없어. 그런데 이 부분만 강조해서 "가장 빠른 접종 속도를 보인다"고 한 것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어. 실제 우리나라는 10일 0시 기준 인구 대비 1차 접종률은 62.6%, 접종 완료율은 37.8%야.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포르투갈·아이슬란드·덴마크·칠레·벨기에 등은 접종 완료율이 70%를 넘었고, 캐나다·영국·네덜란드·이탈리아 등은 60%를 넘었어. 주요국 중에서 우리나라보다 2차 접종률이 낮은 나라는 호주·코스타리카·콜롬비아·뉴질랜드·멕시코 정도에 불과해. 유리한 데이터만 뽑아서 모호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게 득보다 실이 컸다는 비판도 나왔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곽현서 기자.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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