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고발 사주' 의혹 해명 오락가락…정국 대혼란
입력: 2021.09.08 05:00 / 수정: 2021.09.08 05:00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직 당시 검찰이 야당에 여권 인사의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의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이선화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직 당시 검찰이 야당에 여권 인사의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의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이선화 기자

尹 개입 여부·고소장 작성자 의혹 핵심…金, 8일 기자회견 예정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직 당시 검찰이 야당에 여권 인사의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의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진실 공방도 점입가경이다.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으로 인해 정국이 대혼란이다.

'고발 사주' 의혹은 지난해 총선을 앞둔 4월3일 당시 윤 전 총장의 측근으로 불리던 손준성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김웅 국민의힘 의원(당시 서울 송파갑 후보)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열린우리당 최강욱 대표 등 여권 정치인과 언론인 등을 대상으로 한 고발장을 전달했고, 김 의원은 이를 다시 당에 전달했다고 온라인매체 '뉴스버스'가 지난 2일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고발장에는 지난해 3월 MBC의 ‘검언유착 의혹’ 보도에 이들 정치인들이 개입했다는 혐의가 포함됐고, 발인란은 빈칸으로 남아 있었다고 뉴스버스는 전했다. 이 매체는 고발장 명예훼손 피해자는 윤 전 총장과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 씨, 한동훈 검사장 3명이었으며, 지난해 2월 뉴스타파의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추가 조작 연루 의혹’ 보도와 MBC의 ‘검언유착 의혹’ 보도가 이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내용이었다고 보도했다.

의혹 당사자인 김 의원과 윤 전 검찰총장 측은 관련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당시 수많은 제보가 있었고, 제보받은 자료는 당연히 당 법률지원단에 전달했다"며 "제보받은 자료라면 이를 당에 전달하는 것은 전혀 문제 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윤석열 캠프는 "명백히 허위보도이고 날조"라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뉴스버스는 6일 '사주 고발' 의혹과 관련해 당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발장과 당 선대위에 넘기는 과정이 담긴 텔레그램 대화 캡처 등 의혹을 뒷받침할 자료를 추가로 공개했다. 김 의원이 텔레그램 채팅방을 통해 보낸 고발장 등에는 모두 '전달된 메시지, 손준성 보냄’이라고 적혔다. 김 의원은 고발장 파일 등을 선대위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전송한 뒤 SNS 대화방 삭제까지 요청했다는 의혹도 추가로 제기됐다. 손 검사는 고발장을 작성하거나 첨부자료를 김 의원에게 송부했다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의 개입 여부가 의혹의 핵심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고발을 사주했을 것이라고 시각이 있다. 텔레그램을 증거로 내세우며 문제의 고발장을 대검이 작성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또 윤 전 총장과 손 검사의 친분이 두텁다는 점도 고려됐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일 "그런 거(고발) 사주한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며 "(증거가) 있으면 대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핵심 인물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이 자리에서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구체적 해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남윤호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핵심 인물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이 자리에서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구체적 해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남윤호 기자

고발장을 누가 작성했는지도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그런데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 의원의 해명이 자주 바뀌면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김 의원은 최초 보도 전날인 지난 1일 뉴스버스와 통화에서 최 대표에 대한 고발장을 작성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이 발언은 윤석열 캠프 총괄실장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공개한 녹취록에 담겨 있다.

이후 김 의원은 지난 2일 "문제 되고 있는 문건을 제가 받았는지, 누구로부터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며 말을 뒤집었다. 6일에는 "문제가 된 고발장을 실제로 받았는지, 누구에게 받았는지, 전달받았다면 이를 당에 전했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면서 검찰에 공을 넘겼다. 7일 일부 언론에 "고발장을 내가 썼는지, 손 검사로부터 전달받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는 "그때 손 검사로부터 연락이 왔고 (제보 자료를 당에) 전달한 것 같다"며 또다시 말이 바뀌었다.

김 의원의 오락가락한 해명을 두고 당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7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김 의원이 아직 정확하게 얘기한 게 없다. 솔직히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라면서 "기억이 안 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 해도 말이 좀 명쾌했으면 좋겠다. 손준성 검사에게 (고발장을) 받은 것인지 등에 대해"라고 언급했다. 김태흠 의원도 페이스북에 "김 의원의 모호한 처신은 의심만 증폭해 여권의 공작에 먹잇감을 제공했다는 면에서 엄청난 해당 행위"라며 비판했다.

김 의원은 8일 오전 9시 30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자신이 해당 고발장을 직접 썼는지, 제보자 신원에 대해서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지난 6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제보자가 누군지 안다. 내가 소통했던 사람은 한 사람밖에 없다. 밝혀지는 순간 어떤 세력인지 알게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뉴스버스 측은 제보자에 대해 '국민의힘 사람'이라고 밝혔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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