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의혹 일파만파 윤석열, 대권 행보 '빨간불'
입력: 2021.09.07 00:00 / 수정: 2021.09.07 00:00
지난해 4월 검찰총장 재직 당시 야당에 여권 정치인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대 위기에 직면한 모양새다. /국회사진취재단
지난해 4월 검찰총장 재직 당시 야당에 여권 정치인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대 위기에 직면한 모양새다. /국회사진취재단

尹 측, 김웅 의원에 해명 요구…洪 추격 속 지지율 정체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형 악재로 최대 위기에 처한 모양새다. 지난해 4월 검찰총장 재직 당시 야당에 여권 정치인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아직 의혹의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지지율 정체 흐름과 맞물려 자칫 '대세론'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경선 레이스가 한창인 시기에 윤 전 총장은 '고발 사주' 의혹에 휩싸여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이뿐 아니라 총장 재직 시절 가족사건 관련 정보수집을 지시했다는 내용의 인터넷매체 뉴스버스의 보도가 나왔다. 6일에는 고소장을 당에 전달한 당사자로 지목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SNS 대화방 삭제까지 요청했다는 의혹도 추가로 제기됐다.

이러한 의혹들은 이른바 '처가 리스크' 의혹과 달리 검찰총장 재직 때 벌어졌다는 점에서 사안의 파급력과 무게감이 다르다. 소위 '윤석열 X파일'과 처가 관련 의혹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여권이 국정조사를 요구하면서 논란은 장기화할 조짐이다. 대검찰청도 지난 2일 진상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법무부의 인식도 엄중하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참석해 "국민과 정치권 모두의 관심 사안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 및 명예가 걸린 중대한 사건인 만큼 신속하고 엄정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며 "추후 진행 경과에 따라 법무부와 대검의 합동감찰 등 추가적인 조치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긴급 현안 질의를 위한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긴급 현안 질의를 위한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설상가상 당내에서도 윤 전 총장에게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대표적이다. 특히 홍 의원은 지난 5일 "곧 드러날 일을 공작정치 운운으로 대응하는 것은 기존 정치인들이 통상하는 무조건 부인하고 보자는 배 째라 식"이라며 직격했다.

물론 윤 전 총장이 보수 야권 대선 주자들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후발 주자들의 거센 견제는 필연적이다. 하지만 정권 교체라는 큰 틀에서 인식을 같이하는 이들이 윤 전 총장을 압박하면서 고립하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윤 전 총장은 해당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는 6일 "검찰총장을 고립화시켜 일분의 정치검사들과 여권이 소통해가면서 수사 사건들을 처리해나간 것 자체가 정치공작 아니겠냐"면서 재차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다. 윤석열 캠프 측도 "대선 정국에서 윤 후보를 겨냥한 음해성 보도가 확산되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문제는 '고발 사주' 자체가 윤 전 총장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공정과 상식에 반한 것 아니냐는 여론이 적지 않다. 또 당시 검찰 수장으로서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발 사주' 의혹을 보도한 뉴스버스의 전혁수 기자는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이) 설사 지시하지 않았다 해도 지휘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지지율 정체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윤 전 총장의 고심을 키우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홍 의원은 13.6%를 기록했다. 이재명 경기지사(28%), 윤 전 총장(26.4%)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범보수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선 26.3%를 기록하며 윤 전 총장(28.2%)을 거의 따라잡았다.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을 앞질렀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알앤써치가 경기신문 의뢰로 지난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7명을 대상으로 차기 국민의힘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홍 의원은 32.5%로 윤 전 총장(29.1%)을 오차범위 내(±3.1%포인트)에서 앞섰다.

일각에선 윤 전 총장으로서는 '고발 사주' 의혹의 부정적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언근 전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초빙교수는 "(여권 등에서) 명확한 객관적 실체 여부와 관계없이 계속 때리면 윤 전 총장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상황 자체가 검찰총장 재직 시절 검찰 내부에서 일어난 거로 문제 제기가 돼 완벽하게 방어해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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