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4일과 5일 대전·충청·세종에서 첫 순회경선을 시작한다. 다가오는 대선의 캐스팅보트가 될 충청권 지역에 각 후보들이 공약을 쏟아낸 만큼 충청 당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달 27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대전MBC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을 하고 있다. 이재명, 박용진, 이낙연, 추미애 후보(왼쪽부터) /국회사진취재단 |
조직싸움 관건…코로나19 등 변수 주목
[더팩트ㅣ곽현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대권 후보 첫 전국 순회 경선지인 충청권 대회를 앞두고 있다. 범여권 후보 중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중 누가 첫 승기를 잡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선의 분수령이 될 '충청권' 민심에 각 후보가 공을 쏟은 가운데 7만 충청 당원들의 표심 행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충청권 표심은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경선 후보 합동 연설회, 지역별 대의원 현장 투표 등을 거쳐 4일(대전·충남)과 5일(세종·충북)순으로 공개된다. 충청권 경선에 참여하는 선거인단은 7만6000여 명으로 민주당 1차 슈퍼위크 선거인단 72만 명에 비해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첫 경선지역 결과가 호남·수도권에 미칠 여파를 고려해 각 캠프는 마지막까지 사활을 걸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범여권 후보 중 선두인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초반 승기를 잡아 확고한 선두에 올라서기 위해 충청권 표심을 겨냥한 각종 공약을 내걸었다. 두 후보는 지난달 21일과 28일 2주 연속으로 대전과 세종 등 현장을 방문하며 표밭 다지기에 열중했다. 이 지사는 '천안·아산 권역 첨단산업단지 조성' 등 7대 공약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경쟁자인 이 전 대표는 "대전·세종·충청남북도를 광역경제생활권으로 묶는 충청 메가시티를 대한민국 행정과 과학의 수도로 만들겠다"며 민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상에는 이 지사가 앞서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발표된 NBS(전국지표조사)의 여론조사 결과(8월 30일~9월 1일간 조사, 전국 만 18세 이상 1012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전국지표조사 누리집 참조)에서도 '진보진영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이 지사는 31%를, 이 전 대표는 16%를 기록했다. 민주당의 첫 경선지인 충청권 역시 이 지사는 30%로, 11%를 기록한 이 전 대표를 앞섰다.
이 전 대표 측은 순회 경선이 일반 당원·국민이 아닌 조직 투표 성향이 강한 대의원·권리당원을 대상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뒤집기를 기대하고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에게 민심이 쏠리지만, 이 전 대표 측에서는 꾸준한 당원 관리와 조직 정비로 중무장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현재 이낙연 필연캠프에는 충청을 지역구로 한 홍성국·박완주·이장섭·어기구·박영순·정정순·임호선 의원 7명이 뛰고 있다. 반면 이재명 열린 캠프에는 변재일, 황운하, 강준현, 문진석 의원 4명이 활동하고 있다. 변 의원만 5선 중진이고 나머지는 초선이라는 점에서 당내 조직 싸움에선 이 전 대표가 우세하다는 의견이 전반적이다.
민주당 대권 후보들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중 첫 승기를 누가 잡을지에 대해 여론이 집중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이 지사가 앞서고 있으나 당내 조직력을 갖춘 이 전 대표가 뒤집기를 기대하고 있기에 투표 결과에 대해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대비 의원 워크숍에서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이선화 기자 |
이낙연 캠프 선대위 부위원장인 이개호 민주당 의원은 "최근 충청도를 방문해보니 여론 분위기가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방의원들이나 대의원들의 조직력이 있어 선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바로미터가 될 첫 경선에 대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에 승패 예측에 따라 특별한 전략보다는 이 여세를 몰아 호남까지 잘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열린캠프 측도 조직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며 압도적 승리를 기대한다고 했다.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 지사 캠프 측은 "현역 의원의 지지는 (이 지사가) 압도적으로 많다며 조직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청권에서 선택받은 후보자가 본 선거에서도 성공을 거둔 사례가 많기 때문에 과반 이상을 기대하며 끝까지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의지를 보였다.
정치권 일각에선 최근 '무료변론' 논란이 첫 경선 결과와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권과 민주당 대선 경쟁주자들은 2019년 이 지사의 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에서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 등으로부터 무료 변론을 받은 사실을 거론하며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 이 지사 측에 당시 변호사 비용 총 액수와 재산변동과의 관계 등을 명확히 밝히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캠프 관계자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국민들이 모두 알고 있고, 민주당 내 당원분들도 모두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지율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제한과 심리적 불안감 속에서 치르는 현장 투표가 경선 결과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4~5일에 진행되는 현장투표는 코로나19 속에서 진행되기에 후보에 대한 충성도가 강한 조직일수록 투표율이 더 높을 것으로 예측한다"며 "이 지사가 선두 자리를 지켜낼지 이 전 대표가 반전을 써낼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지도부는 3일 충청권 경선은 예정대로 현장투표를 진행하되, 내주 있을 대구·경북 경선부터는 온라인 투표로 전환할 것을 당 중앙선관위에 권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