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상>]"뭣도 모르니까" 송영길,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입력: 2021.08.28 00:00 / 수정: 2021.09.10 18:03
더불어민주당이 강행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이 8월 국회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찬반 양론이 충돌하는 가운데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우려는 표하는 국경없는기자회(RSF)에 대한 이중잣대를 드러냈다. 지난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기국회대비 의원 워크숍에서 송 대표가 인사말을 하는 모습. /이선화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강행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이 8월 국회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찬반 양론이 충돌하는 가운데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우려는 표하는 국경없는기자회(RSF)에 대한 이중잣대를 드러냈다. 지난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기국회대비 의원 워크숍에서 송 대표가 인사말을 하는 모습. /이선화 기자

<더팩트> 정치팀은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野, 싱거웠던 비전 발표회…윤석열·안상수·원희룡 '눈길'

[더팩트ㅣ정리=허주열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강행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이 8월 국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뭣도 모르고" 발언이 나와 여론을 더욱 자극했다.

-국민의힘은 처음으로 대선 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비전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간 당 대선 후보 행사에 불참했던 유력 대권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까지 참여하면서 기대감을 높였지만, 다소 싱거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저는 임차임입니다'라는 국회 연설로 화제를 모았던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 부친의 농지법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관련 내용을 '몰랐다'며 의원직 사퇴 등의 초강수를 던진 윤 의원의 행보와 여야의 대응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주 청와대 고위 참모들이 6개월 만에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했다.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 여·야·청 핵심 인사들은 시작부터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 출석 문제를 두고 거세게 충돌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야당 간사인 이달곤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24일 국회 법사위 회의실 앞에서 여당의 언론중재법 강행을 규탄하는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 /남윤호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야당 간사인 이달곤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24일 국회 법사위 회의실 앞에서 여당의 언론중재법 강행을 규탄하는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 /남윤호 기자

◆與, '언론중재법' 강행 반대에 튀어나온 속내?

-민주당이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최대 5배 징벌적 손해배상 의무를 부과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법사위에서 강행 처리하면서 8월 국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어. 국민의힘에서는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 등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막는다고 하는데,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통과될까?

-일단 민주당은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에서 반대하는 의원들을 설득하겠다며 '8월 내 처리'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서 처리할 가능성이 커 보여. 다만 당 내부에서도 강행 추진 방식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작지 않아. 지난 26일 의원 워크숍에서 "속도조절론이 필요하다"고 우려하는 의원들이 많았대.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법안 자체를 지적했어. 고의 중과실 추정 부분에 대한 입증책임 부담이 법리에서 크게 벗어나 있고,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도 이미 있는데 '최대 5배'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도입하면 언론 부담이 너무 커질 수 있다는 거야. 또 반대 여론을 설득해 여야 합의로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어. 1인 미디어 가짜 뉴스 피해도 심각한데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은 담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어.

-민주당이 법사위에서 언론중재법을 단독 처리해서 조금 놀랐어. 그동안 만났던 일부 민주당 관계자들은 언론중재법과 관련해 "이게 되겠어요?"라며 "적극적으로 추진하겠지만, 통과시키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큰 선거도 있는데 좋을 게 없잖아요"라고 했거든.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렇게 된 상황에서 언론중재법을 통과시키지 않을 경우 지지층으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을 것 같아. 만약 통과시키지 않으려면 명확한 명분이 있어야 할 텐데 쉽지 않은 상황이야.

-국회 출입기자들도 반발이 커. 언론중재법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니까. 취재진 사이에선 "민주당 출입기자들은 민주당 보이콧해야 하는 것 아닌가",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상복을 입어야 하는 것 아닌가" 등 씁쓸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이선화 기자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이선화 기자

-안 그래도 불난 언론계 여론에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기름을 부었다던데?

-맞아. 송 대표는 지난 25일 기자들이 '국경없는기자회(RSF)에서 언론중재법에 대해 우려 성명을 냈다'고 하자 "아, 그건 뭣도 모르니까. 자기들(국경없는기자회)이 우리 사정을 어떻게 알겠나"라고 말했어. 나중에 송 대표 측에서는 "'뭣도 모르고'라고 답한 것이 아니라, '뭐 또 (상황을 잘) 모르고'라고 답한 것을 잘 못 알아들은 것"이라고 해명했는데 '그들이 한국 사정을 잘 모른다'는 취지는 바뀌지 않은 거라 더 궁색한 모양새가 됐어.

-해당 발언의 논란은 커졌어. 한국기자협회는 성명을 내고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한 뒤 사회적 합의 절차를 이행하라고 촉구했어.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여당에 유리할 때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경없는기자회를 만나더니, 불리해지자 '뭣도 모르는 단체'로 폄하하는 태세 전환은 경악스럽다"고 비판했어. 실제로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국경없는기자회가 발간한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한국이 최하위권이라는 점을 '언론 개혁'의 근거로 내세우기도 했어. 이들이 반대 입장을 밝히자 '사정을 잘 모른다'고 하는 건 모순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이번 발언으로 송 대표와 민주당의 언론관을 확실히 알 것 같아. 송 대표는 이번 말고도 종종 '언론 불신' 발언을 해왔어. 지난 6월 17일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를 언급하며 "(버스 기사가) 액셀만 조금 밟았어도"라고 해 논란이 됐는데, 송 대표는 언론이 왜곡해 보도했다며 "언론 참사"라고 강하게 반발했었지. 또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 방미 계기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약간의 차이만 생기면 한미 관계를 안 좋게 만들려는 언론의 시도는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어. 취임 후 외연 확장에 힘써온 그가 유독 '언론'에 대해서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잦은 말실수로 언론에 대한 피해 의식이 생겼다고 보는 건 무리가 있겠지만, 조금 더 마음을 열고 언론을 바라봐줬으면 해. 언론중재법이 처리될지는 30일 본회의를 잘 지켜보자고.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참석해 공약발표를 하는 모습. 홍준표, 하태경, 박진, 박찬주, 윤석열, 최재형, 안상수, 장성민, 장기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원희룡(가운데 위), 유승민 예비후보. /이선화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참석해 공약발표를 하는 모습. 홍준표, 하태경, 박진, 박찬주, 윤석열, 최재형, 안상수, 장성민, 장기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원희룡(가운데 위), 유승민 예비후보. /이선화 기자

◆한자리 모인 野 대선 주자들…洪 "초등학교 학예회냐"

-지난 25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가 열렸어.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는 윤희숙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12명의 대선 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였잖아. 이렇게 한자리에 모인 게 처음이지?

-맞아. 이달 당이 주관했던 쪽방촌 봉사활동과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 일부 후보가 참석하지 않았어. 그중 한 사람은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었는데, 이번 비전 발표회에는 참석해 눈길을 끌었지. 이번 발표회는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후발 주자들에게는 자신을 더 알릴 좋은 기회였어.

-발표회가 끝난 이후 다소 아쉬웠다는 평이 많이 나왔는데, 어떻게 봤어?

-상호 토론 방식이 아니라 주어진 7분 동안 발표만 했다는 점에서 흥미가 떨어졌다고 봐. 후보 간 검증이 없으니 보는 이는 긴장감이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어. 일부 후보는 이미 발표했던 공약을 재언급한 경우도 있어서 다소 싱거웠다는 평가야. 홍준표 의원은 이번 발표회를 두고 "초등학교 학예회 같다"고 꼬집기도 했지.

-이번 발표회는 경선 전 후보들 간 몸풀기 정도로 보면 되지 않을까 싶어. 이제 경선 열차가 출발하면 후보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야. 몇몇 기자와 얘기를 해보니, 안상수 전 의원이 인상 깊었다는 평가가 있더라고. "영상을 활용해 인천시장 재임 시절 이룬 성과를 부각하면서 대선 주자로서의 능력을 갖췄다는 메시지가 와닿았다", "딱딱한 발표회 분위기를 빗자루 퍼포먼스로 모두를 웃겼다"는 반응이 있었어.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브금(BGM) 발표'도 인상적이었다는 주장도 있었어. 원 전 지사는 후보 중 유일하게 배경음악을 깔고 절절한 감정을 담아 지지를 호소했지. 이건 일부 견해이니까, 큰 의미를 두진 말아줘(웃음).

지난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야권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이선화 기자
지난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야권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이선화 기자

-난 한 후보 캠프에서 발표회를 봤는데, 그 캠프 후보가 발표할 때 몇몇 실무진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집중해서 영상을 보더라고. 이들은 모시는 후보가 잘 발표하는지 유심히 지켜보는 내내 긴장한 듯한 모습이었어. 혹시라도 '후보가 실수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이런 느낌? 그 후보가 무난하게 발표를 잘 마치자 실무진은 박수를 치더라고. 최근 지지율이 조금 주춤한 후보인데, 어쨌든 보기 좋은 장면이었어.

-윤 전 총장은 등장만으로도 주목을 받지 않았나?

-맞아. 윤 전 총장은 최근 잠행을 이어간 데다 일부 공개 일정에 참석해서도 말 자체를 삼갔지. 그리고 국정 철학과 비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아왔거든. 그래서 윤 전 총장이 어떤 국정 비전을 제시할지가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지. 그는 '빈곤과의 전쟁'을 선포했어. 코로나19로 무너진 서민들의 삶을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시키겠다고 주장했어. 특히 "윤석열 정부에선 조국도, 드루킹도, 김경수도, 추미애도 없을 것임을 약속드린다"며 문재인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어.

-국민의힘 비전발표회를 보면서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이 정치 신인이라는 것이 느껴졌어. 12명의 후보 중 두 사람만 머리와 화장을 했더라고. 아무래도 잘 보이고 싶은 생각에 각 캠프에서 준비한 것 같은데, 그게 더 '나는 정치 신인이다'라고 광고하는 것 같았어. 사실 두 사람은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 안됐잖아. 그렇다보니 외모도 발표하는 태도도 목소리도 무척 어색해 보였어.

-비전발표회 평가는 어때?

-다소 맥 빠진 발표회였다는 평가가 대체적이야. 그런데 한 캠프 관계자는 이렇게 말하더라고. "발표회 수일 전부터 한정적인 시간(7분) 동안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선명한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노력했다"라고. 그러니 할 말이 없더라고(웃음). 국민의힘이 경선 일정에 돌입하면 후보 간 토론회에서 치열한 검증과 격론을 벌일 것으로 보여.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곽현서 기자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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