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중도 끌어안고 상승세…尹과 '양강 구도' 가시권
  • 신진환 기자
  • 입력: 2021.08.27 05:00 / 수정: 2021.08.27 05:00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수 야권 후보 가운데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지지율이 상승세다. 사진은 홍 의원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이선화 기자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수 야권 후보 가운데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지지율이 상승세다. 사진은 홍 의원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이선화 기자

윤석열과 한 자릿수 격차 여론조사 나와…지지율 20% 돌파[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홍준표 의원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보수 야권 선두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잠행하는 사이 전국을 훑는 광폭 행보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윤 전 총장을 맹렬하게 추격하는 흐름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015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 95%±2.2%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누리집 참조)한 결과, 홍 의원의 지지율은 8.1%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8월 2주) 보다 2.7%포인트 올랐다. 특히 지난해 4월(7.6%)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여야 대선 주자들을 통틀어 상위 4명에 이름을 올렸다. 홍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26.5%), 여권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24.9%)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12.8%)의 뒤를 이었다. 5위에 오른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최재형 전 감사원장(4%)을 순식간에 두 배 차로 따돌렸다.

홍 의원은 '범보수 후보 적합도'에서도 지난 조사보다 무려 4.8%포인트 오른 20.2%를 기록, 2위를 차지했다. 처음으로 20%대에 진입했다. 윤 전 총장은 8월 2주 조사 때보다 1.4%포인트 상승한 28.6%로 가장 높은 선택을 받았지만, 두 후보 간 격차는 8.4%포인트로 2주 전 조사(11.8%포인트)보다 좁혀졌다.

홍 의원 지지율은 대부분의 계층에서 올랐다. 특히 정치적 기반인 부산·경남을 제외하더라도 20·30·40대와 진보층, 여당 지지층에서 평균 대비 높게 나타났다. 서울과 수도권, TK(대구·경북)는 물론, 호남에서도 직전보다 3.9% 오른 7%를 기록했다. 또한 20대(15.1%), 30대(12.5%) 지지율도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5.5%), 70대 이상(5%)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주춤하는 사이 홍준표 의원이 매섭게 추격하고 있는 모양새다. 사진은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전 발표화에 참석한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이선화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주춤하는 사이 홍준표 의원이 매섭게 추격하고 있는 모양새다. 사진은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전 발표화에 참석한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이선화 기자

홍 의원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여론조사와 관련한 글을 올려 "(최근 여론조사에서) 우리 당의 가장 취약한 계층인 20·30·40대의 지지층이 급상승한다는 것은 그만큼 확장성이 커진다는 것"이라며 "불모지인 호남에서 상승은 문재인 정권에 실망한 호남분들과 호남 사위에 기인한 바가 크다고 캠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처가는 전북 부안이다.

홍 의원은 "50대, 60대 이상 계층은 후보가 되면 어차피 돌아올 계층들이고, 지금 중요한 것은 우리 당의 취약계층인 20·30·40대 계층"이라며 "집토끼부터 잡고 산토끼를 잡는 고전적인 선거전략과는 정반대 선거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래서 추석 전후로 골든 크로스로 갈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출했다.

지난 17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전국을 누비는 영향도 커 보인다. 이날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인천과 충청, 호남, 대전, 전북을 차례로 찾았다. 민심을 청취하고 지역 당원들과도 소통하면서 지지 기반을 닦고 있다. 이 기간, 윤 전 총장이 거의 공개 행보에 나서지 않으면서 홍 의원의 행보가 차별화됐다.

정치권 안팎에서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이 이준석 대표와 신경전을 벌이는 등 최근 당내 분란의 중심에 서자 중도층이 홍 전 의원에게 옮겨갔다는 시각이 있다. 이 과정에서 홍 의원은 "당 내분 상황이 안타깝다. 모두 자중하라"는 등 선당후사 취지의 메시지를 발신하거나, 윤 전 총장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던 점도 지지율 상승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는 얘기도 있다.

1강 1중으로 야권 구도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홍 의원이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이달 말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이 시작되면 윤 전 총장에 대한 고강도 검증과 파상공세가 불가피하다. 때문에 일각에선 국민의힘 경선이 양강 구도로 흘러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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