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 절반만 '칼'…이준석, '부동산 의혹' 강한 조치 '글쎄'
입력: 2021.08.25 00:00 / 수정: 2021.08.25 00:00
국민의힘은 24일 부동산 불법거래 의혹이 제기된 비례대표인 한무경 의원을 제명하기로 했고, 강기윤·이주환·이철규·정찬민·최춘식 의원에게는 탈당을 요구했다. 사진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남윤호 기자
국민의힘은 24일 부동산 불법거래 의혹이 제기된 비례대표인 한무경 의원을 제명하기로 했고, 강기윤·이주환·이철규·정찬민·최춘식 의원에게는 탈당을 요구했다. 사진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남윤호 기자

민주당보다 징계 수위 낮다는 지적도 나와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이 24일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결과에서 법령 위반 의혹이 제기된 소속 의원에게 칼을 빼 들었다. 권익위 발표 하루 만에 신속하게 당 차원의 징계 수위를 결정했지만, 이준석 대표가 공언했던 고강도 조치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부동산 불법 소유·거래 의혹이 제기된 의원 12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징계 여부를 결정했다. 부동산 불법거래 의혹이 제기된 비례대표인 한무경 의원을 제명하기로 했고, 강기윤·이주환·이철규·정찬민·최춘식 의원에게는 탈당을 요구했다.

이 외 다른 6명의 의원에 대해선 처분하지 않기로 했다. 이 대표는 "안병길, 윤희숙, 송석준 의원은 해당 부동산이 본인 소유도 아니고 본인이 행위에 개입한 바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밝혔다. 또 김승수, 박대수, 배준영 의원에 대해선 "토지의 취득경위가 소명됐고 이미 매각됐거나 즉각 처분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는 한 의원에 대한 제명안은 다음번 의원총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의총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한 의원에 대한 확정된다. 한 의원이 제명된다더라도 무소속으로 의정활동을 이어갈 수는 있다. 비례대표는 자진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지만, 제명하면 의원직이 유지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나머지 5명의 의원에겐 탈당을 요구하는 방식을 택했다. '탈당 요구'는 당헌·당규에도 없는 징계다. 국민의힘 당규 21조는 '징계는 제명, 탈당권유, 당원권정지, 경고로 구분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탈당 요구는 강제성이 없다. 탈당권유의 징계 의결을 받은 자가 통보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탈당하지 않으면 자동 제명 처분되는 '탈당 권유'와 다르다.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 국민의힘 12명은 13건에 대해 위반 소지를 받았다. △농지법 위반 의혹 6건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1건 △편법 증여 등 세금 탈루 의혹 2건 △토지보상법, 건축법, 공공주택특별법 등 위반 의혹 4건으로 확인됐다. /남윤호 기자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 국민의힘 12명은 13건에 대해 위반 소지를 받았다. △농지법 위반 의혹 6건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1건 △편법 증여 등 세금 탈루 의혹 2건 △토지보상법, 건축법, 공공주택특별법 등 위반 의혹 4건으로 확인됐다. /남윤호 기자

그러다 보니 민주당보다 더 세게 엄하게 조치하겠다고 했던 이 대표의 공언이 무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국민의힘의 결정이 과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지는 의문"이라며 "징계를 이런 식으로 한다고 해서 의혹이 잦아들 수도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민주당보다 더 엄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징계 조치를 취하겠다던 이 대표의 공언은 결국 허언이었다"며 "한 마디로 국민의힘 눈높이로 셀프 면죄부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 내로남불 끝판왕"이라고 비판했다.

오히려 민주당과 비교하면 수위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6월 초 권익위 발표 직후 부동산 비위 의혹이 제기된 12명 모두에게 '자진 탈당 및 출당' 조치를 내렸다. 사실상 당을 떠나라는 극약처방이었다. 이후 5명은 당의 권고를 따라 탈당계를 냈지만, 5명은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당적을 유지했다.

'버티기'에는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다. 이번 국민의힘 지도부의 결정 이후 일부 해당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어 탈당 요구를 수용할지 미지수다. 강기윤 의원은 토지보상법 등 위반 소지 의혹 등을 전면 부인하면서 당의 징계 결정에 반발했다.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이주환 의원도 당의 조치에 유감을 표명하며 특수본 조사에서 사실관계를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민주당의 반발 사례를 참고했을 가능성도 있다. 자칫 탈당을 권고하면 당이 내홍에 휩싸일 수 있어 사실상 자율에 맡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달 말 경선 일정이 시작되기에 당이 격랑으로 빠지면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대표로서도 안정적인 경선 관리에 집중해야 할 시기다. 해당 의원들의 소명만으로 당 지도부가 면죄부를 준 배경으로 보인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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