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 결렬·토론회 취소…취임 2개월 흔들리는 이준석
입력: 2021.08.18 00:00 / 수정: 2021.08.18 00:00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당 내에서는 이 대표를 향한 부정적 목소리가 나오면서 리더십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이 대표가 17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당 내에서는 이 대표를 향한 부정적 목소리가 나오면서 리더십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이 대표가 17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리더십 타격 불가피…과거 발언 발목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지난 6월 돌풍을 일으켰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제1야당 사령탑에 오르자 정계 안팎에선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왔다. 한국 정치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것이라는 기대감과 과연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였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헌정사 첫 30대 당수가 보수 혁신과 당의 조화를 이룰 것이라는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반대로 의정 경험이 전무한 이 대표가 선배 정치인들 사이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정권 교체와 야권 통합의 과제를 완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당권을 잡은 지 두 달이 지난 현재, 이 대표의 리더십은 흔들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17일 경선준비위원회가 마련한 두 차례의 정책 토론회를 취소했다. 대신 오는 25일 비전 발표회로 대체하기로 했다. 대선 경선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 출범하기로 했다. 토론회 개최를 밀어붙였던 이 대표가 사실상 윤 전 총장에게 패배하면서 리더십에 큰 타격에 불가피해 보인다.

이 대표의 '공정성' 논란 영향이 크다. 과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지구를 뜨겠다" "윤 전 총장은 곧 정리된다"는 발언이 알려지면서 이 대표는 궁지에 몰렸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깝다는 점과 맞물려 당 대표의 편향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때문에 윤 전 총장 측에선 토론회 참석에 난색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당에 합류하기 전부터 이어져 온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누적된 갈등이 문제의 토론회 참석 여부를 두고 폭발했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정치 새내기'인 윤 전 총장에게 불리한 토론회를 강행하려 한다는 시선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대표는 안정적인 경선 관리에 집중하고 주연은 후보들이 해야 한다'는 당 일각의 주장이 판정승을 거두게 됐다. 3선 중진 김태흠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대선 정국에서 당대표는 조연·관리자가 돼야 하고, 주인공은 대선 후보들이어야 한다. 조연은 조연, 주연은 주연을 맡아야 (경선이) 빛날 것 아닌가"라며 이 대표를 지적했다.

윤석열은 금방 정리된다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사진) 전 검찰총장과 불화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은 금방 정리된다"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사진) 전 검찰총장과 불화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사진취재단

당 지도부가 토론회 개최를 취소하면서 당내 갈등이 봉합될 여지는 있다. 다만,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사이의 갈등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워낙 갈등의 골이 깊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 측에선 특정 후보를 밀어주기를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은 갈등의 해소에 걸림돌이 되는 대목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갈등은 한 시점, 한 측면으로 생긴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변에서 중재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향후 경선 과정에서도 두 사람 간 신경전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국민의당과 합당이 결렬된 점도 이 대표의 리더십에 흠집을 냈다. 합당을 두고 대표 간 '담판'을 지으려 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당에 '합당이냐(Yes), 아니냐(No)'를 물으며 강하게 압박했다. 국민의당은 '고압적 태도'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합당이 결렬됐다.

애초 이 대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불편한 관계였다. 당 대표 취임 이후에도 안 대표와 신경전을 주고받기도 했다. 하지만 범야권을 국민의힘 중심으로 꾸리려면 감정을 배제하고 통합을 성사시켜야 했다는 여론이 많다.

물론 정계에선 안 대표가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가 선출되면 단일화를 고리로 합당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렇더라도 경선 전 성과물을 내지 못한 이 대표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국민의당 측에선 이 대표에게 합당 결렬의 책임을 던지고 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17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 합당 결렬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당대당 합당이라는 미명아래 소수 정당 하나를 그냥 흡수시켜서 몸집만 부풀리려는 모습이었다"면서 "이 대표가 (합당에 대해) 'YES인지 NO인지만 답하라'고 하는 그런 상식적이지 않은 태도는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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