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文정부 코로나 대응…자초한 신뢰 하락
입력: 2021.08.17 00:00 / 수정: 2021.08.17 00:00
최고 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5주째 시행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최악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책임자들의 잦은 발언 번복과 방역·백신 계획 변경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을 통해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4주년 성과 보고대회에 참석한 모습. /청와대 제공
최고 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5주째 시행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최악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책임자들의 잦은 발언 번복과 방역·백신 계획 변경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을 통해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4주년 성과 보고대회에 참석한 모습. /청와대 제공

혼란 부추기는 잦은 '발언 번복'과 '계획 변경'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최악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14일까지 나흘 연속 2000명 안팎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요일 기준 최다 확진자 기록 경신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5주째 최고 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됐지만, 확산세 차단에 실패한 셈이다.

코로나 방역 대책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책임자들의 잦은 발언 번복과 방역당국의 방역·백신 계획 번복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2분기부터 도입될 것이라고 했던 모더나 백신은 14일까지 전체 계약분(4000만 회분)의 6% 수준인 245만5000회 분만 국내에 들어왔다. 여러 차례 공급 차질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는 "이달 중에는 공급 불안이 해소될 것이다", "다음 달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라고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9월까지 국민 70% 1차 접종, 11월까지 2차 접종 완료 계획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되풀이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백신 수급과 관련해 "확보했다", "7월부터 충분한 백신 물량을 보다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될 것이다", "8~9월 백신 물량은 차질 없이 도입될 것이다" 등 희망적인 메시지만 발표하고, 계획과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는 침묵했다. 사과는 다른 사람의 몫이었다.

백신 공급 불안은 백신 접종 간격 고무줄 변경으로 이어졌다. 가장 먼저 도입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8~12주 사이에서 여러 차례 접종 간격이 바뀌었고, 화이자 백신은 당초 3주에서 4주로, 다시 6주로 늘었다. 모더나 백신도 4주에서 6주로 바뀌었다.

AZ백신은 'AZ-화이자' 교차 접종에 접종 연령도 고무줄처럼 변경되기도 됐다. AZ 백신 접종 후 혈소판감소성혈전증(TTS) 환자가 발생하자 방역당국은 접종 연령을 30세에서 50세로 상향 조정한 지 한 달여 만인 지난 13일 방역당국은 30세 이상에도 AZ 잔여 백신 접종을 허용한다고 방침을 바꿨다.

이에 '방역당국이 백신 폐기량을 줄이기 위해 AZ 접종 안전성 판단을 30~40대에게 떠넘겼다'라는 비판이 나오자,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강요가 아니라 위험이나 이득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희망자가 접종하는 것을 막지 않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개인에게 떠넘겼다'라고 지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에 대해선 과학적 근거에 따라야 하는데 백신 수급과 접종률 확대를 위해 백신 종류, 접종 연령, 간격을 바꾸며 임기응변식 대응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며 "백신 수급 불안정으로 인해 미접종자가 앞으로 어떤 백신을 맞을지 모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예약 완료 이후에도 접종 일자가 밀리는 등 혼란이 발생해 국민 신뢰를 떨어뜨리고, 이것이 저조한 접종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 청장은 지난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한 질의에 "수급 불안정에 따라서 국민의 신뢰가 낮아진다는 말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백신 수급의 불안정으로 접종 일정을 변경하게 돼서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번 사과는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정 청장의 18번째 사과다.

백신 수급 혼란의 실무적 책임은 질병청과 보건복지부에 있지만, 최종 컨트롤타워는 결국 청와대다. 실제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모더나 백신 확보 관련 청와대 컨트롤타워인가'라는 질문에 "컨트롤타워는 청와대, 보건복지부, 질병청 다 협업하면서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 컨트롤타워라고 했지만, 복지부와 질병청의 장에 대한 임명권을 누가 갖고 있는지를 고려하면 진짜 컨트롤타워가 어딘지는 명백하다.

지금처럼 말이 계속 바뀌고, 백신 확보를 홍보하는 사람과 문제가 생겼을 때 사과 하는 이가 다른 일이 되풀이되면 백신을 넘어 방역당국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청와대는 코로나 방역체계 전면 재검토 요구와 관련해선 "다양한 의견들을 열린 마음으로 검토하고 있다"라면서도 "전략 수정을 염두에 두고 구체적으로 검토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백신 수급과 접종률 확대에 주력하면서 국민들의 적극적인 거리두기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8·15 광복절 연휴를 앞두고 담화를 통해 "대체 공휴일을 포함한 이번 연휴가 코로나19의 확산이 아니라 위기 극복의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모임과 이동을 자제해 주시고 가족과 함께 집에서 머물러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sense83@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