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상>] 文케어 '자화자찬'...청와대 시국 인식 뒷말 '무성'
입력: 2021.08.14 00:00 / 수정: 2021.08.14 00:00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그동안 시행한 고강도 방역 조치가 확산세를 꺾지는 못했어도, 급격한 확산세를 차단하는 데는 분명한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그동안 시행한 고강도 방역 조치가 확산세를 꺾지는 못했어도, 급격한 확산세를 차단하는 데는 분명한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청와대 제공

<더팩트> 정치팀은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이준석 vs 윤석열, 힘겨루기 '시끌시끌'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코로나19 방역에 관련한 인식에 대해 야당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또한 문 대통령이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4주년을 맞아 성과를 자찬한 이후 정치권에서 뒷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또다시 '조국 바람'이 불었다. 여당 대선 주자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은 것에 대해 사법부를 성토하고 나섰다. 아울러 경선 불복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번 주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간 갈등으로 국민의힘 내부가 어수선했다. '경선 버스'가 출발하기도 전에 두 사람 간 신경전이 가열되면서 '원팀' 정신이 금이 가는 모양새였다. 여기에 다른 대선 주자들까지 가세하면서 내홍 조짐까지 보였다. 또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친일 의혹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최 전 원장을 향해 파상공세를 부으며 친일 의혹을 연일 부각시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코로나19 확산 차단과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코로나19 확산 차단과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제공

◆文대통령, 최악의 '코로나 위기' 속 안이한 상황 인식 도마

-최고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5주째, 코로나19 4차 대유행은 점점 심해지고 있어. 6~13일 연속해서 요일별 역대 최다 확진자 기록을 바꿨고, 특히 최근 3일간은 매일 2000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역대 1~3위를 기록했어. 그런데 문 대통령의 위기 인식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네?

-이번 주 문 대통령의 코로나 관련 메시지를 살펴보면 지난 9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선 "그동안 시행한 고강도 방역 조치가 확산세를 꺾지는 못했어도, 급격한 확산세를 차단하는 데는 분명한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어. 또 "델타 변이로 인해 전 세계 확진자가 급증하는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우리의 방역·의료체계 안에서 코로나를 관리해낼 수 있었다"며, 백신 수급 불안은 "국산 백신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고 글로벌 허브 전략을 힘있게 추진하는 데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지.

-문 대통령은 확진자가 처음으로 2000명을 돌파했던 지난 11일에는 참모회의에서 "국민들의 희생적인 협조와 방역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일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넘어서게 되어 우려가 크다"라면서도 "최근의 확진자 수 증가는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우리나라는 여전히 다른 국가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현재의 감염 확산을 막지 못하면 확진자 수가 더 늘어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했어.

-야권에선 당장 "코로나와 연관된 일련의 사태들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게 결국 대통령의 안이한 상황 인식 때문 아닌가"라며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나은 형편'이라는 발언을 꼭 해야만 했는지 진정 안타깝다"고 비판했어. 백신 접종과 관련해서도 접종 완료율이 OECD 38개국 중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체감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2차 접종에 쓰일 물량까지 일단 한 번 맞히고 보는 '백신 돌려막기'의 결과"라며 "백신 물량이 충분했다면, 이런 일은 있지도 않았다"고 지적했지. 그러면서 야권은 코로나 대응 체계의 전면적 재검토를 요구했어.

-문 대통령의 이런 발언도 물론 문제로 보여. 하지만 진짜 문제는 문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가 아닐까 싶어. 문 대통령이 현실 인식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도록 보좌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같아. 정권 말 누수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없겠지만, 최근 나오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국민이 듣기엔 기분이 나빠질 정도야. 이제라도 대통령 보좌진이 제대로 된 직언을 할 필요가 있어 보여.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본관에서 비대면 화상 방식으로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4주년 성과 보고대회에 참석한 모습.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본관에서 비대면 화상 방식으로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4주년 성과 보고대회에 참석한 모습. /청와대 제공

-이 가운데 문 대통령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라는 이른바 '문재인 케어' 정책 성과를 알리는 행사를 개최한 것을 두고도 비판이 나왔지?

-맞아. 문 대통령은 12일 비대면 화상 방식으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4주년 성과 보고대회'를 개최하고 "문재인 케어가 국민들로부터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정책 중 하나"라고 홍보했어. 이를 두고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백신 확보를 제대로 못 해 접종이 지연되고, 땜질 시켜 교차 접종을 하고, 2차 접종 간격을 아무런 의학적 근거 없이 연장해나가고, 2차 접종 백신을 1차 접종으로 끌어다 쓰게 하는 등으로 온갖 꼼수를 쓰면서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지금 이 시국에 문재인 케어 자화자찬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라며 "문재인 정권은 도무지 부끄러움조차 모르는 정권"이라고 맹비난했어. 그러면서 "제발 상식 좀 회복하시고, 국민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하시고,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설명하고 국민들의 양해를 구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일 것"이라고 했지.

-김 원내대표의 비판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야당이 보장성 보험이 확대됨으로써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얼마나 많이 혜택을 보고 있고 그에 대해서 고마움 갖고 있는지 꼭 한시간짜리 행사를 보셨으면 좋겠다"고 반박했어. 정부에 따르면 문재인 케어로 3700만 명의 국민이 9조2000억 원의 의료비를 아낄 수 있었다고 해. 수혜를 본 국민 중 5명은 이날 행사에 발표자로 나서 문재인 케어로 인해 걱정을 던 자신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기도 했어.

-코로나 방역 체계 재검토 요구는 어떻게 한다는 한다는 입장이지?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전략 수정을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검토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어. 방역당국 관계자들의 발언까지 종합해서 보면 기존 방역 체계의 근간을 바꾸는 개편을 고민하는 것은 아니고, 현재의 방침대로 백신 접종률을 최대한 늘리고, 접종률이 원하는 수준까지 확대될 경우에 방역체계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으로 보여.

국민의힘 이준석(오른쪽) 대표와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선화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오른쪽) 대표와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선화 기자

◆이준석 vs 윤석열, 힘겨루기 '시끌시끌'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힘겨루기가 점입가경이야. 이번 주 두 사람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모양새였지?

-맞아. 윤석열 '국민캠프' 신지호 정무실장이 지난 11일 CBS 라디오에서 "당대표 결정이라 할지라도, 아무리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것은 탄핵도 되고 그런 거 아닌가. 권력자 마음대로 하지 말라 이거 아니겠나"라고 발언한 게 발단이야. 진행자가 '유승민 전 의원 측이 당대표를 흔들지 말라 했다'는 사회자의 언급에 이 문제의 발언이 나왔어. 사실상 이 대표를 겨냥한 '탄핵' 발언으로 해석됐지. 또 당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가 추진하는 정책토론회에 대해서도 "제도적 근거도 없고, 전례도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어.

-휴가 중인 이 대표가 12일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 측에 불쾌감을 드러내는 글을 올리기도 했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확대됐어. 결국 신 실장은 입장문을 통해 사과했어. 윤 전 총장도 직접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진화에 나서면서 일단 진정 국면에 들어선 상황이야.

-하지만 아직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관측이 대체적이야. 윤 전 총장 측은 경선 예비후보 등록(30~31일) 전 토론회 개최에 대해 못마땅해하고 있어. 윤 전 총장 캠프의 김경진 대외협력특보는 13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경준위가 직접 토론회를 연다는 것이 일단 이해가 안 간다. 당 최고위원회가 위임을 취소하면 경준위에서 할 수 없다"며 여전히 불만을 나타냈어. 경준위는 오는 18일 토론회를 진행할 방침인데, 윤 전 총장은 다른 대선주자들과 달리 참석을 고민 중이야.

윤 전 총장의 국민캠프는 13일 지도부와 조율되지 않은 오늘의 경선준비위원회 주관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국회사진취재단
윤 전 총장의 '국민캠프'는 13일 "지도부와 조율되지 않은 오늘의 경선준비위원회 주관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국회사진취재단

-윤 전 총장은 입당한 이후 당 공식 행사에 불참해왔잖아. 윤 전 총장이 토론회 설명회에 결국 불참하기로 결정하면 갈등은 봉합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힘이 실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의 토론회 불참 선언을 한다면 선전포고로 받아들일 수도 있어 보여. 그간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의 '마이웨이'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쳐왔어. 윤 전 총장은 당이 주관한 지난 4일 쪽방촌 봉사활동과 5일 예비후보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았어. 개인 일정과 휴가 때문에 불참했지. 이 대표는 봉사활동 행사에 불참한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첫 출발 이벤트보다 중요한 게 뭔가"라며 직격탄을 날렸어. 두 사람의 갈등은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여.

-문제는 당이 분열 양상도 보인다는 점이잖아. 이 대표를 두고 홍준표 의원은 힘을 실어줬고,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각을 세우기도 하고 말이야. 당내에서도 윤 전 총장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당내 분위기는 살얼음판이야. 지도부 생각은 어때?

-당연히 좋지 않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갈등에 대해 "불필요한 이슈를 갖고 당내 불협화음이 생겨 매우 유감스럽다"며 "서로 조금 자제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어. 그러면서도 "오래 걸리지 않아 수습될 것"이라며 애써 긍정적으로 전망했어.

-당내에서도 두 사람의 갈등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와. 당 관계자는 "원팀 정신으로 똘똘 뭉쳐야 하는 시기에 불협화음이 나온다면 국민은 또다시 실망할 것"이라며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이 서로 존중하고 단합해야 한다"고 했어. 그런데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간 주도권 다툼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때문에 국민의힘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상황이야.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곽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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