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휴전' 후 첫 TV토론서도 난타전…'기생충'까지 소환
입력: 2021.08.12 10:40 / 수정: 2021.08.12 10:40
네거티브 휴전 후 첫 TV토론회에서도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의 날 선 공방은 이어졌다. 11일 본경선 3차 TV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는 이낙연(왼쪽부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박용진,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네거티브 휴전' 후 첫 TV토론회에서도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의 날 선 공방은 이어졌다. 11일 본경선 3차 TV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는 이낙연(왼쪽부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박용진,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도덕성·말 바꾸기·대표 공약 두고 날 선 공방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선두 그룹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한 후 열린 첫 본경선 TV토론회에서도 상대에 대한 난타전을 이어갔다. 후보들은 영화 '기생충'까지 소환해 격론을 벌였다. 후발 주자들은 견제구를 날리는 동시에 선두 주자들의 과열된 네거티브전을 비판했다.

11일 KBS 주최로 열린 '민주당 제20대 대선 후보 제3차 토론회'에서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정책 공약과 도덕성 검증 등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두 사람의 신경전은 정책토론에서부터 시작됐다. 이 지사는 이 전 대표가 '동북아 균형자론'에 반대한 과거 발언을 문제 삼았고,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의 '사드'에 대한 입장 번복을 지적했다.

이 지사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우리가 동북아 균형자를 해야 한다. 그러려면 강력한 국방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낙연 후보는 당시 '국방력을 키우는 건 주변국의 불필요한 견제를 불러일으킨다'며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때는 왜 반대했나"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 전 대표가 "당시 균형자론이 과장됐다고 판단했다. 국방력 강화만으로 균형자가 될 수 없다는 의미였다"고 답하자 이 지사는 "생각이 바뀐 건 아닌가 보군요"라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도 반격에 나섰다. 그는 "이재명 후보는 최근 '사드는 중국용'이라고 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대형사고를 쳤다'고 비판했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2017년 '사드는 북핵 방어용이 아닌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에게는 왜 비판한 거냐"고 물었다. 이에 이 지사는 "현재는 북측 미사일 방어용이라는 게 공식 입장이다. 중국 방어용이라고 하면 외교적인 문제가 된다고 본 것"이라고 응수했다.

후발주자들은 선두주자들의 말 바꾸기, 네거티브 과열 양상을 비판했다. /국회사진취재단
후발주자들은 선두주자들의 말 바꾸기, 네거티브 과열 양상을 비판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 지사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에 대해서도 설전이 오갔다. 이 지사의 기본소득 공약은 임기 내 청년들에게 100만 원, 전 국민에게 단계적으로 10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이 전 대표는 영화 '기생충'을 소환했다. 이 전 대표는 "영화 기생충에서 송강호 씨의 집은 반지하라 비가 그대로 쏟아진다. 이선균 씨 집은 비를 감상한다. 두 분에게 똑같이 8만 원 주는 게 정의로운 거냐. 그 돈을 모아서 송강호 집을 더 좋게 해주는 것이 좋은가란 의문을 가진다"고 물었다. 이 지사가 "송강호에게만 지원하겠다고 세금 내라고 하면 이선균 씨가 세금을 안 낼 것이다"고 답하자 이 전 대표는 "부자들에 대한 모욕이다. 부자들은 그것보다는 사회에 기여하고 명예를 얻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토론회 막바지에는 도덕성 문제 등을 거론하며 신경전이 고조됐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철거민과 몸싸움을 벌인 영상, 주민에 반말한 영상 등을 언급하며 "약자와 시민을 대하는 이 지사의 태도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을 본인도 알 것이다. 이러한 태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저격했다.

이에 이 지사는 "전부 다 왜곡된,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철거민한테는 제가 폭행을 당했고 그 사람들이 유죄판결을 받았다"며 "장애인 엘리베이터를 껐다는 건 그들이 처벌받은 사안이니까 그 이야기를 다시 하지 마시라"고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반말했다는 것은 영상을 보시면 잘라서 붙인 것이다. 여러 대화의 중간 부분을 잘라서 붙인 것"이라며 "이런 것 좀 안 했으면 좋겠다. 이런 것이야말로 네거티브"라고 꼬집었다.

후발주자들은 현안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에 대해 선두 후보들이 모호한 입장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추미애 후보는 "문제의 본질은 공정과 법치 아니겠냐"며 "그런데 재벌에게 또다시 기여함으로써 국민께 진 빚을 갚으라고만 한다"고 이 전 대표를 저격했다. 이 전 대표는 "가석방이 사법 정의를 훼손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가 여러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일단 인정하고 존중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김두관 후보는 이 지사를 향해 "재벌들한테 이렇게 하는 것이 공정과 억강부약에 맞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고, 박용진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재벌이라고 특혜도 안 되지만 역차별도 안 된다'고 얘기하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태원 SK 회장 가석방 때 한 말과 묘하게 똑같다"고 꼬집었다. 이에 이 지사는 재벌에게 특혜를 줘선 안 되지만 불이익을 줄 필요도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과열된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네거티브 양상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이들의 선을 넘은 공방으로 민주당 경선판 자체에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음주운전자가 따로 있는데 벌금 저보고 내라는 거 같아서 참 억울하다"며 "이재명, 이낙연 두 후보가 소칼, 닭칼, 조폭까지 동원해 경선판을 진흙탕으로 만들어 놓고 있는데, 저를 포함해 민주당 후보 모두 싸움꾼이 돼버린 상황이다"고 꼬집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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