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캠프 양극화, 줄서기 '눈치싸움' 치열
입력: 2021.08.12 05:00 / 수정: 2021.08.12 05:00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이 뜨거워지면서 줄서기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7월 28일 제20대 대선 후보자 원팀협약식에서 핵심공약 원팀 퍼즐 맞추기 퍼포먼스를 하는 이낙연 전 대표를 바라보는 이 지사. /남윤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이 뜨거워지면서 줄서기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7월 28일 제20대 대선 후보자 '원팀'협약식에서 핵심공약 원팀 퍼즐 맞추기 퍼포먼스를 하는 이낙연 전 대표를 바라보는 이 지사. /남윤호 기자

이재명 캠프 합류 줄이어…'충성 경쟁'으로 경선 과열 우려도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1강 1중' 구도로 굳어지면서 후보 캠프의 세 규모도 양극화되면서 줄서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지 후보에 대한 '충성 경쟁'이 경선 과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전체 의원(171명) 중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한 의원은 100여 명이다. 캠프에 합류한 현역 의원들의 규모는 지지율에 따라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이 지사 캠프에는 45명, 이낙연 캠프에는 37명, 정세균 캠프에는 26명의 현역 의원들이 참여했다. 반면 김두관 의원 캠프에는 30년 지기 신정훈 의원만 총괄 본부장을 맡아 돕고 있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박용진 의원은 단기필마로 고군분투 중이다.

올해 초만 해도 당내 기반이 있는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의 세가 컸지만, 최근에는 이 지사 측이 역전한 분위기다.

이 지사 측은 지난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으로 구심점을 잃은 박원순계를 흡수하고 있다. 박홍근·천준호·남인순 의원 등이 이 지사를 돕고 있다. 또, 당내 중진과 新친문계도 사로잡았다. 지난달 14일 민주평화국민연대 좌장인 4선의 우원식 의원에 이어 지난 4일 5선 중진 변재일 의원도 '이재명' 버스에 탑승했다. 당내 '친문 강경파'로 분류되는 박주민·이재정 의원도 지난달 말 합류했다.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의 '안보 전문가' 김병주 의원도 이날 이 지사의 열린캠프 합류 소식을 밝혔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달려왔다"며 "위기의 대한민국을 맞아 이제는 이재명 지사의 외교안보 분야와 국방정책을 지원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최근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이 지사 캠프에 현역 의원들이 연이어 합류하고 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 캠프 합류 소식을 전한 이 지사. /이재명 지사 페이스북 갈무리
최근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이 지사 캠프에 현역 의원들이 연이어 합류하고 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 캠프 합류 소식을 전한 이 지사. /이재명 지사 페이스북 갈무리

이 지사 캠프에는 현역 의원뿐만 아니라 시민사회, 학계, 지역계 인사들도 몰리고 있다. 오는 18일에는 이 지사 측의 대규모 싱크탱크 '세상을 바꾸는 정책포럼 2022'가 발족할 예정이다. 포럼에는 정치, 외교·안보, 경제·산업, 사회 등 각 분야의 전문가가 1000명 넘게 이름을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북 지역에서는 무소속을 포함한 전·현직 기초·광역의원 46명이 이 지사 지지를 선언했다.

민주당 권리당원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호남지역에선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를 두고 눈치싸움이 한창이다. 전라남도의회 민주당 소속 한 도의원은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지지세가) 팽팽한 것 같다. 내부적으로는 호불호가 갈려 있다"며 "다만 지역위원장들이 이 전 대표를 많이 지지하고 있어서 일부 의원들이 (이 지사 지지를) 표현을 많이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도의원도 "일반인 사이에선 이 지사 지지가 높은 것 같고 정치권에 있는 사람들은 눈치를 많이 보다 보니 목소리를 많이 안 내고 있다"고 했다.

당내 주요 보직을 맡거나 장관으로 입각해 특정 후보 지지를 못하는 의원들을 제외하고, 중립을 지키며 특정 후보 지지를 유보한 의원들은 40여 명이다. 경선 막바지 특정 후보 캠프에 합류하겠다며 열린 자세로 관망하거나, 대선 후보가 최종 선출될 때까지 '중립'을 지키겠다는 이들로 나뉘어 있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아직까지는 (특정 후보 캠프 합류) 계획은 없다"라면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특정 캠프에 들어갈 수도 있다. 늘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했다. '더민초(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은 "더민초도 있고 해서 지금의 계획은 계속 중립을 지키면서 갈 것"이라고 했다.

민주주의 4.0 내 일부 친문 의원들은 특정 후보 지지 표명에 대한 의견을 나눴지만 입장을 밝히기엔 아직 조심스러운 분위기 인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주의4.0연구원 창립총회 및 제1차 심포지엄에서 기념촬영하는 의원들. /국회사진취재단
민주주의 4.0 내 일부 친문 의원들은 특정 후보 지지 표명에 대한 의견을 나눴지만 입장을 밝히기엔 아직 조심스러운 분위기 인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주의4.0연구원' 창립총회 및 제1차 심포지엄에서 기념촬영하는 의원들. /국회사진취재단

'민주주의 4.0'에 소속된 의원들 중 일부 친문계 의원들은 어느 후보를 지지할지 의견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달 중순까지 이 전 대표 쪽을 지지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흐지부지된 분위기다. 민주주의 4.0에 속한 한 의원은 "몇몇 의원들이 그거(특정 후보 지지)에 대해 의논도 하고 몇 명이(특정 후보를 지지 선언하는 게) 적합한가 등을 이야기했는데 최근에는 소강상태인 것 같다"고 했다.

일각에선 당내 경선이 뜨거워질수록 캠프 간 '충성 경쟁'이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민주당 경선에서는 캠프에 합류한 인사들이 '대리전'을 자처하는 양상이다. 이낙연 캠프 설훈 의원은 최근 "만일 이재명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된다면 장담이 안 된다"고 발언해 '경선 불복론'에 휩싸였고, 오영훈 의원은 '지사 찬스' 공세로 당 선관위에 신고되기도 했다. 최근 사퇴한 이 지사 캠프의 박진영 전 대변인도 이 지사의 음주운전 전과에 대해 "대리비를 아끼려는 마음"이라며 부적절한 발언을 해 이 지사의 '음주운전 전과' 논란을 오히려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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