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싱 입당' 이어 '보이콧 논란'까지…이준석 vs 윤석열, 힘겨루기 지속
입력: 2021.08.10 00:01 / 수정: 2021.08.10 00:0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선 캠프 측 간 힘겨루기가 지속되고 있다. 당내 다른 대선 주자들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 견제에 나서면서 대선 경선이 과열되는 모양새다. 이 대표가 지난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모습. /이선화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선 캠프 측 간 힘겨루기가 지속되고 있다. 당내 다른 대선 주자들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 견제에 나서면서 대선 경선이 과열되는 모양새다. 이 대표가 지난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모습. /이선화 기자

윤석열 캠프 "당내 후보 등록 안 해 행사 불참…'보이콧' 표현은 과해"

김재원 "경선 전부터 당 혼란…당 구성원 한 몸 돼야"

[더팩트ㅣ곽현서 기자] 국민의힘의 유력한 대권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준석 대표의 힘겨루기가 지속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이준석 패싱' 입당에 이어 당내 행사 '보이콧' 논란까지 제기된 가운데 윤 전 총장 측의 어설픈 해명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윤 전 총장 대선 캠프 정무실장을 맡은 신지호 전 의원은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캠프 인사가 다른 후보에게도 당내 행사 불참을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 "보이콧은 당연히 참석해야 될 그런 것들을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불참했을 때 쓰는 표현"이라며 "정확히 말씀드리면 저희 후보의 경우 중앙선관위에 입당 전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했지만, 입당 후 당 경선을 치르기 위해선 별도의 당내 후보 등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전 의원은 이어 "국민의힘 내에 십수 명의 대선 주자들이 있는데, 저희가 파악하기로는 당내에서 등록한 분들은 '4명'"이라며 "당의 경선 관련 행사 초대 대상은 당에 후보 등록한 사람으로 이제까지 돼 왔는데 지금 후보 등록이 일부가 됐고 일부는 안 된 과도기다. 저희도 아직 당내 후보 등록 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내 후보로 등록하면 당에서 진행하는 모든 절차에 충실히 따라야 된다"라면서도 "그런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 보이콧이란 표현은 과한 것 같다. 참여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진행자가 "선관위에는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당내 등록이 안 됐기 때문에 당 후보라고 볼 수 있느냐 해석의 문제가 있어 불참한 것으로 이해하면 되는가"라고 묻자, 신 전 의원은 "입당해서 여러 가지 숨 가쁘게 소화해야 될 다른 일정이 있다 보니까 먼저 잡힌 것들도 많고, 그러다 보니까 이렇게 상황이 됐다. 당연히 당내 후보 등록을 하게 되면 그 모든 절차에 충실히 따르려고 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은 국민의힘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측은 당내 경선 후보로 등록하지 않아서 당대표가 주관하는 당내 대선 후보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이다.

윤 전 캠프 측의 묘한 답변은 계속됐다. 진행자가 '캠프 내 직함은 없는 핵심 중진 의원이 (당내 대선 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에게 전화를 해서 (당내 행사) 불참을 요구했다는 보도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해 달라'고 재차 묻자, 신 전 의원은 "원 전 지사가 나중에 확인을 해주실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의원들 간에는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경우가 있다. 전화통화는 있었던 거로 알고 있는데, 그게 보이콧을 일방적으로 요구했다는 표현은 와전된 것 같다"고 말했다.

원 전 지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영화 '곡성'에 나오는 대사 "뭣이 중헌디"를 언급하면서 "지금 경선이 막 시작 단계이고 원팀 정신을 제가 누구보다도 강조하고 있는 입장에서 선거를 치르다 보면 많은 일들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점을 가지고 일일이 얘기하는 것은 '뭣이 중헌디'에서 저의 우선순위에서 맞지 않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다만 그는 "소위 측근이라는 분들이 윤 전 총장이 정말 공정하고, 윤 전 총장 스스로가 얘기했던 빅 플레이트, 그리고 중도 진보까지 아우르는 압도적 정권 교체, 여기에 역행하고 있는지 아니면 거기에 보탬이 되고 있는지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돌아봐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4일 이 대표를 중심으로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서 열린 봉사활동에 불참한 데 이어 5일 전체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밖 대선 주자였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 윤 전 총장이 잇달아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야권의 입장에선 "순조로운 대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힘겨루기가 지속되면서 당 안팎에선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대선 후보 경선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당이 혼란스럽다"며 "과연 정권교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심히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정권교체를 위해 당 구성원들은 모두 한 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신경전은 결국 제 살 갉아먹기"라며 "정권교체를 앞둔 중요한 시점에서 당과 후보의 협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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