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崔 견제 본격화…국민의힘 경선 과열 가능성
입력: 2021.08.09 05:00 / 수정: 2021.08.09 05:00
야권에서 차기 대선 지지율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향한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의 견제가 본격화된 모양새다. /남윤호·이선화 기자
야권에서 차기 대선 지지율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향한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의 견제가 본격화된 모양새다. /남윤호·이선화 기자

尹 '실언', 崔 '준비 부족' 비판 나와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의 내부 견제가 시작됐다. 야권에서 차기 대선 지지율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주 견제 대상이다. 사실상 국민의힘 경선 레이스가 본궤도에 오른 가운데 '외부 인사' 출신을 향한 공세는 갈수록 거세질 전망이다.

윤석열·최재형 후보는 다른 대선 주자들의 표적이 된 모양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지난 6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당시 방사능이 유출되지 않았다고 발언한 윤 전 총장을 향해 "연일 망언에 가까운 실언을 쏟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 전 지사는 "(윤 전 총장의) '주 120시간 노동', '후쿠시마 방사능', '부정식품 선택권' 등 발언은 국민들의 삶과 안전에 직결된 것"이라면서 "자기 생각과 가치관을 반영한 것처럼 보이는데,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윤 전 총장이 대한민국의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된다는 건 상상도 어려운 일"라고 직격했다.

최 전 원장에 대해선 "그냥 막연하게 좋은 말 하는 것 외에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준비 부족을 지적하기에 앞서 왜 대선에 출마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질타했다. 최 전 원장이 지난 4일 대선 출마 선언을 마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국정 현안과 관련한 일부 질문에 대답을 내놓지 못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장성민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을 정면 겨냥하며 "지금 윤석열 대세론은 허풍론이자 허세론"이라며 "정치력을 통해 얻어진 지지율이 아니고 반문전선의 반사적 이득으로, 반문 결집 세력의 임시 대피소이자 심리적 휴식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대권 재수생 홍준표 의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잇단 실언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오르는 윤 전 총장과 국정 현안에 대한 준비성 부족을 노출한 최 전 원장을 싸잡아 비판하며 "국정은 연습도 아니고 벼락치기 공부로도 안 된다"고 했다. 두 사람의 대권 주자로서 정치적 자질과 능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보인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야당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견제에 들어간 모습이다. 최 전 원장이 지난 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내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을 참배를 마치고 기자의 질문에 답변을 하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야당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견제에 들어간 모습이다. 최 전 원장이 지난 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내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을 참배를 마치고 기자의 질문에 답변을 하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일부 후보들은 당이 주관한 행사에 연이어 불참한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을 향해 파상공세를 퍼붓기도 했다. 윤희숙 의원은 "캠프에서 뭘 하고 계신 건지 정책, 비전이 준비 안 된 상황에서 다른 정치인에 줄 서라는 것을 정치적 자산으로 삼고자 하는 건 양쪽 다 구태적인 정치"라고 꼬집었다.

하태경 의원도 "새로 입당하신 두 분과 복당을 간곡히 요청하시던 분이 공식 레이스가 시작되자마자 밖으로 돌고 있다"며 "개인플레이 할 거면 입당을 왜 하셨는지 의문이 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후보들이 당을 개무시하고 대표도 무시하고 있다"며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각각 호남 일정과 휴가로 부재일 때 기습 입당했던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지난달 15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후 경쟁자에 대한 비판을 자제했던 최 전 원장 역시 윤 전 총장에 대한 견제에 들어간 모습이다. 그는 6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후쿠시마 원전 발언 등과 관련해 "여러 가지 발언들을 생각해 볼 때 말씀을 편하게 하시는 성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신입 당원인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입당 이후 당 입지를 다지는 한편 독자 행보를 통해 지지세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더구나 당내 일부 중진 의원 등이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을 지원사격 하면서 이들의 당 세력도 구축하고 있다. 반등이 절실한 중하위권 대선 주자들은 두 후보를 견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당이 이달 말 경선 일정에 돌입할 계획인 점을 고려하면 군소 후보들은 존재감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들이 경선 과정에서 거친 설전을 벌였던 것처럼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도 점점 견제 수위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당 내부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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