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vs 국민의당, '으르렁'…합당 '불투명'
입력: 2021.08.06 00:00 / 수정: 2021.08.06 00:00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을 두고 날 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는 연일 국민의당에 합당 여부의 뜻을 알려달라고 압박하고 있다. 사진은 이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이선화 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을 두고 날 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는 연일 국민의당에 합당 여부의 뜻을 알려달라고 압박하고 있다. 사진은 이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이선화 기자

양당 갈등 깊어져…대표 간 회동 성사 가능성 점점 ↓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을 두고 날 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실무협상 결렬에 따라 최종 합당 성사 여부는 양당 대표의 '담판'에 달렸으나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양 측의 감정싸움만 격화하면서 양당 합당은 물 건너가는 모양새다.

두 당의 신경전이 뜨겁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의 '철부지 애송이' '일본군 전범' 발언을 문제 삼으며 "부끄러운 줄 아시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 회의에서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서도 "예스(Yes)냐 노(No)냐, 즉, 할 거냐 말 거냐 정도의 질문을 했더니 상대를 일본 전범으로 연상했다는 것은 정상인의 범주에선 생각하기 어려운 답변"이라며 "제발 정상적인 대화를 당 대표 간에 하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안 대표는 전날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2차 세계대전 당시 싱가포르를 침략했던 일본군이 점령하고 있던 영국군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낼 때 '예스까? 노까?(항복할래? 안 할래?)'라고 말했다는 일화를 언급한 바 있다. 합당에 응할지 말지를 밝히라는 이 대표를 꼬집은 것이다.

이 대표는 노골적으로 국민의당에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보다 앞서 글에서도 국민의당이 자신을 향해 '철부지 애송이'라고 폄하한 데 대해 "국민의당의 중도공략 화법인가 보다"라면서 "37살 당대표에게 저렇게 말하면서 2030에 어떻게 비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연일 국민의당에 합당에 대한 의사를 알려달라고 압박하고 있다. 내주 휴가 일정을 고려해 이번 주까지 회동을 해야 한다고 시한을 걸어놓은 상태다. 그는 4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주가 지나면 협상 종료는 유효한 것이냐'는 질문에 "유효하다고 본다"며 "그다음부터는 제안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합당 협상 제안을 거부하고 있다. 사진은 안 대표가 지난 2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드루킹 몸통배후 수사 및 대통령 진실고백 촉구 당지도부 릴레이 1인 시위를 하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합당 협상' 제안을 거부하고 있다. 사진은 안 대표가 지난 2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드루킹 몸통배후 수사 및 대통령 진실고백 촉구 당지도부 릴레이 1인 시위를 하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하지만 안 대표는 이 대표의 제안을 거부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최후통첩'을 날리면서 연일 압박하는 이 대표의 태도를 문제 삼고 있다. 계속해서 '뜻'을 밝히라고 재촉하는 태도는 바람직한 협상의 자세가 아니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5일 논평을 내고 "'합당할 거냐 말 거냐 원론적 질문만 일주일째 던지고 있음은 상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함'이라는 이 대표의 발언은 참으로 궁색하다"며 "진정성 있는 태도는 가슴에 담긴 진실한 속내에서 비롯됨을 왜 모르나"라고 꼬집었다.

안 대변인은 "합당 상대 당대표를 겨냥해 사탕인 양 포장된 비비탄을 계속 쏘아대면 당원들의 반감은 더욱 거세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 대표는) 책임 떠넘기기에 열중할 것이 아니라 왜 이토록 갈등 양상으로 변질되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두 당의 신경전이 가열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주말까지 양당 대표의 회동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만약 두 대표가 만나더라도 합당이 타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양당은 4개월간 실무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당명 변경 문제와 야권 대통령 단일화 플랫폼 구축 방안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을 접었다.

당분간 합당 논의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극적으로 합당이 성사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미 국민의당은 안 대표의 ‘독자 대선 출마’까지 거론하며 국민의힘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국민의힘도 이달 말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경선 일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때문에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출된 이후 양당 간 합당 논의가 재점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언근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초빙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안 대표는 국민의당 당직자나 당협위원장 등 '식구'를 챙겨야 하는 처지이기에 당장 국민의힘에 숙이고 들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되면 1대1 형태의 후보 단일화를 고리로 합당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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