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예정대로"…범여권 의원들 "한미훈련 연기"
입력: 2021.08.05 15:15 / 수정: 2021.08.05 15:15
범여권 의원 70여 명이 5일 이달 중으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달 1일 국회 소통관에서 문재인 정부 평화협상을 위한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 연기를 촉구하는 범여권 의원들. /국회사진취재단
범여권 의원 70여 명이 5일 이달 중으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달 1일 국회 소통관에서 문재인 정부 평화협상을 위한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 연기를 촉구하는 범여권 의원들. /국회사진취재단

北 김여정 한미훈련 중단요구에 與 내부 잡음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이달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한 가운데,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는 "예정대로 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지만 이낙연계를 비롯한 친문 의원들은 지도부에 맞서 연기론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범여권 72명 의원은 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한미 양국이 북한으로 하여금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협상에 나올 것을 조건으로 8월에 실시할 예정인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결단해 줄 것을 제안한다"며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남북 통신선이 복원되고, 이를 계기로 김 부부장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담화를 발표한 지 나흘 만이다. 성명서에는 민주당 의원 59명과 정의당 의원 6명, 열린민주당 의원 3명,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민주당에서 탈당한 무소속 김홍걸·양이원영·윤미향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북한이 통신선 복원 이후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거론한 것은 그들 역시 대화 재개를 바라고 있으며, 이를 위한 대내외적 명분이 필요함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요구에 대한 우리 측의 대응 방안을 놓고 여러 가지 정치적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으나,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의 결정적 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적극적이고도 능동적인 조치로서 한미군사훈련의 연기를 결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했다.

이어 "이는 저들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는 것이 아니고, 저들의 위협에 굴복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연기를, 북한의 상응 조치를 끌어내는 협상카드로 사용해 모처럼 찾아온 대화의 기회를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협상으로까지 발전 시켜 나가자는 것"이라고 했다. 또 "다시 급증하고 있는 코로나19 비상사태를 고려해서라도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에 "남북 통신연락선 복구를 통해 열리고 있는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모든 옵션과 가능성을 놓고 마지막 순간까지 미국과 소통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해 일부 의원들은 '연기론'에 분명히 선을 긋고 있어 이번 단체 행동은 당내 여론을 참고하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송영길 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미연합훈련 연기론'에 대해 "한미 간 합의된 훈련은 불가피하다"고 거듭 밝혔다.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인 김병주 원내부대표도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연기나 취소를 주장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점이다. 올림픽 예선전이 열리는데 본선 경기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수 있느냐"며 "한미연합훈련도 마찬가지다. 한참 훈련 진행되는 중에 정치권에서 연기하라는 건 적절치 않다. 훈련이 정치적 협상의 도구로 쓰이는 것을 경계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여권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남북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호재'를 만들려는 시도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자회견을 주도한 설훈 의원은 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 캠프의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전 대표도 지난 3일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코로나19도 확산되고 있고, 남북 간 통신 연락선 재개도 합의됐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감안해 합리적인 결정이 내려지길 바란다"며 우회적으로 연기론에 힘을 실었다. 이재명 경기지사 등 다른 대선 주자들은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삼가는 모양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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