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후보 검증단' 설치? 당이 개입하면 되겠나"
입력: 2021.08.05 10:22 / 수정: 2021.08.05 10:22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일부 대선 경선 후보들이 제안한 대선 후보 검증단 설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지난 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송 대표. /이선화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일부 대선 경선 후보들이 제안한 '대선 후보 검증단' 설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지난 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송 대표. /이선화 기자

'수용 불가' 입장 표명…캠프 불만 커질 듯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당내 경선의 쟁점으로 떠오른 '대선 후보 검증단 설치'에 대해 "논리상으로 맞지 않는다"며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표명했다. 경선 과정에 당이 개입할 경우 편파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소송 진행 중에 소송 요건을 심사하자는 것과 비슷하다. (후보들) 본인들이 검증하면 되는 것이다. 지금 상호 (검증) 하고 있는데 그걸 당이 중간에 개입하면 되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훈식 민주당 대선 경선기획단장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시도의원, 단체장, 국회의원에 대해 이미 검증위원회를 통해 다 검증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대선 후보들이 지자체장이나 국회의원 공천 과정에서 당의 검증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대선 후보에 대한 별도의 검증 기구는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정세균 전 총리는 대선 경선 후보들의 논란 검증을 위해 당 차원의 검증기구 설치를 거듭 건의해왔다. 소극적 입장을 보였던 일부 후보들도 이재명 경기지사의 음주운전 전력 논란이 불거지면서 검증단 설치에 가세한 상황이다. 다만 이 지사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특정 후보 검증은 안 된다"며 거부하고 있어 '경선 일정'에 이어 검증단 설치가 당내 경선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날까지 "별도로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했던 당 지도부가 부랴부랴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것도 소모적인 논쟁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송 대표는 또 경기도 유관기관 직원의 SNS 선거활동에 대한 당 선관위의 결정과 이 지사와의 동반 행보 등으로 '이심송심'(송 대표가 이재명 경기지사를 밀어준다)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데 대해서도 "'이심'은 이낙연도 되지 않나"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각 후보가 상호 공방을 하되 본인이 우리 당 후보가 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대통령이 되는 것이 목적이라면 지금 싸우고 있는 상대방들이 자신이 후보로 당선됐을 때 자신의 선대위원장이 돼서 뛰어주지 않으면 당선될 수 없다는 생각을 전제로 공격을 하더라도 해야 한다"며 "한계를 두면서 절제된 공방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송 대표는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한미연합훈련 연기론에 대해선 "한미 간의 신뢰를 기초로 남북 관계를 풀어가야 한다"며 "한미간 합의된 훈련은 불가피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북미 간 (협의) 테이블이 만들어지고 남북 간 협상이 재개됐다고 하면 고려할 요소가 있겠지만 통신선 막 회복한 것 갖고는(중단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훈련이) 다 준비됐는데 시간도 너무 촉박하지 않겠나. 저는 (중단은) 어렵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전날(4일) 설훈 의원을 주축으로 한 범여권 의원 60여 명은 한미 연합훈련 연기 주장을 담은 연판장을 돌리며 당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참고해야 한다"면서도 "남북관계를 끊어지지 않도록 하자는 안타까운 마음의 발로라고 본다"고 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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