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군'에서 '적군'으로…文 떠난 文 사람들
입력: 2021.07.29 05:00 / 수정: 2021.07.29 05:00
문재인 대통령의 우군에서 적군으로 돌아선 이들이 비판 강도를 점점 높여가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의 우군에서 적군으로 돌아선 이들이 비판 강도를 점점 높여가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등 돌린 윤석열·최재형…진보 지식인, 시민단체도 비판 대열 합류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임기를 약 10개월 남겨둔 문재인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역대급 집권 5년 차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최초의 '레임덕 없는 대통령'을 향해 가고 있다.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인사 이탈'이 속출하고 있다. 우군에서 적군으로 돌아서는 이들은 느는데, 지지율은 고공비행하는 묘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돌아선 이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요직에 발탁됐으나, 임기 중 사퇴해 야권의 유력한 대선후보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다.

문 대통령과 여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2019년 7월 검찰총장에 임명됐던 윤 전 총장은 '조국 사태' 수사를 계기로 문재인 정권과 대립각을 세운 이후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 등을 이유로 지속적인 정권의 외압을 받다가 임기를 4개월 남긴 지난 3월 스스로 직을 내려놓은 뒤 완전한 반문으로 돌아섰다.

2018년 1월 "스스로 자신을 엄격히 관리해 오셨기 때문에 감사원장으로 아주 적격인 분이다. 잘 부탁드린다"고 문 대통령이 극찬하면서 감사원장에 임명했던 최 전 감사원장도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감사 결과를 발표한 후 여권 안팎의 뭇매를 맞다가 임기를 6개월 남겨둔 지난달 말 감사원을 떠났다. 이어 지난 15일 국민의힘에 입당, 현 정권과 확실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 중 한 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둘을 문 대통령과 대척점에 선 야권의 대선후보로 키운 것은 문재인 정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에서 요직에 기용됐으나, 임기 중 사퇴해 야권 대선후보로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국회사진취재단, 남윤호 기자
문재인 정부에서 요직에 기용됐으나, 임기 중 사퇴해 야권 대선후보로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국회사진취재단, 남윤호 기자

진보 지식인들도 대거 돌아섰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민변 출신 권경애 변호사, 참여연대 출신 김경율 회계사, 기생충 전문가 서민 단국대 교수 등은 지난해 출간한 대담집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에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민주주의에 어떻게 역행하고 있는지 신랄하게 비판했다.

강준만 교수는 지난 4월 펴낸 '부족국가 대한민국'에서 문재인 정권의 속성을 '정치적 부족주의'라며 현 정권의 내로남불을 비판했으며, 진보 평론가로 활동했던 유창선 정치 평론가도 같은 달 펴낸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에서 "현 정권 사람들은 나와 다른 상대를 악마화한다", "민주주의의 기본인 소통과 공론의 장이 이 정권 들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들 외에도 돌아선 진보 지식인들은 수두룩하다. 뿐만 아니라 돌아선 시민단체들도 늘고 있다. 참여연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경실련 등이 대표적이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변창흠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직에서 내려오게 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폭로했고,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참여연대 회원들이 지난달 29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전면 전환을 촉구하는 모습. /뉴시스
참여연대 회원들이 지난달 29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전면 전환을 촉구하는 모습. /뉴시스

특히 참여연대는 최근에도 '문재인 정부의 멈춰선 개혁, 성과와 한계'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출범 초기 천명했던 개혁은 시간이 지날수록 날이 무뎌지고 동력도 사그라드는 모양새다. 국민 다수는 더욱 커진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을 경험하고 있고, 시민 통제 밖에 있는 권력기관과 경제권력의 건재함도 달라지지 않았다"라며 "애초 촛불 시민이 기대했고 촛불 정부를 자임했던 정부가 세웠던 목표와 방향으로 나아가기에는 정부의 능력과 의지가 부족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최근 집권여당 내의 퇴행적인 부동산 세제 개편 논의 등은 현재의 집권 세력에게 더 이상의 개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달 초 대규모 불법집회를 강행했던 민주노총도 확실한 반문재인으로 돌아선 모양새다. 이들은 △재난시기 해고금지·고용위기 기간산업 국유화 △재난생계소득 지급 △비정규직 철폐, 부동산 투기소득 환수 △노동법 전면개정 △국방예산 삭감, 주택·교육·의료·돌봄 무상 등을 주장하면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돌아서는 옛 우군이 늘고, 이들의 문재인 정부를 향한 비판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것은 향후 문재인 정권의 국정 운영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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