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 유엔군 참전용사 훈장 수여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유튜브 갈무리 |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 유엔군 참전용사 훈장 수여식' 개최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 유엔군 참전용사 훈장 수여식'에 참석해 고 에밀 조세프 카폰 신부의 유족과 콜린 니콜라스 칸 장군의 가족에게 훈장을 수여 하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간 '유엔군 참전의 날' 훈장 수여는 국무총리가 주관했는데,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최초로 직접 유엔군 참전용사에게 훈장을 수여 했다.
이날 행사에는 문 대통령 내외, 훈장 수상자인 고 카폰 신부의 유족 및 칸 장군의 가족, 유엔군 사령관 및 부사령관,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한 교황청 대사 대리, 기독교·천주교·불교·원불교 군종교구장, 주한 미국대사 대리, 주한 호주대사, 국가보훈처장 및 국방부 장관 등 30여 명이 방역기준을 준수한 가운데 참석했다.
천주교 군종장교 김창중 신부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국민의례 △포상자 공적 소개 △대통령 말씀 △훈장 수여 △소감 발표 순으로 진행됐다.
고 카폰 신부와 칸 장군의 훈장 수상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카폰 신부의 유족과 칸 장군의 가족은 숙소에서부터 별도로 마련된 의전 차량으로 영빈관까지 이동했으며 도착 시에는 국가보훈처장의 영접을 받았다.
또한, 청와대는 유엔사와 국군 의장병의 합동 도열 및 군악대의 연주를 통해 포상자 유·가족을 맞이했으며, 국민의례 시 애국가와 함께 양국의 국가를 군악대가 연주하는 등 최고의 예우를 다했다.
고 카폰 신부는 1950년 7월 15일 6·25전쟁에 군종신부로 파병되어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박애를 실천한 '6.25전쟁의 성인'으로 불린다.
그는 전쟁 중 조국으로 탈출할 수 있는 몇 번의 기회를 거절하고 자진해서 전선에 남아 부상자를 돌보다 1950년 11월 중공군에 의해 포로로 잡힌 후 포로수용소 내 부상 당한 병사들을 돌보는 등 군종 신부로서의 사명을 다하다 1951년 5월 23일 포로수용소에서 사망했다.
그가 사망한 뒤 유해를 찾지 못하던 중 올해 3월, 카폰 신부가 숨을 거둔지 70년 만에 하와이주의 국립 태평양 기념 묘지에서 신부의 유해가 발견되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2013년 4월 미국에서는 고인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자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를 수여 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는 고 카폰 신부의 조카인 레이먼드 에밀 카폰이 참석해 태극무공훈장을 대리 수상했다.
국민훈장 석류장 포상자인 호주 참전용사 니콜라스 콜린 칸 장군은 1952년 7월, 호주왕립연대 1대대 소대장으로 참전해 최전방 정찰 임무 수행 중 적군의 총탄에 폐 손상을 입었다. 그는 호주 정부로부터 전투임무수행 공적을 인정받아 1953년 6월 4일자 영연방호주공보에 오른 바 있다.
칸 장군은 호주로 귀국한 후에도 6·25전쟁의 참상과 한국의 발전상을 알리는 민간외교관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으며 호주 캔버라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 건립(2000년 4월 18일)에 크게 기여하는 등 한국·호주 간 우호관계 증진에 힘썼다.
칸 장군은 건강상의 이유로 방한이 어려워 그의 조카손녀인 캐서린 엘리자베스 칸이 방한해 대리 수상했다. 캐서린 칸은 호주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작은 할아버지의 한국 사랑을 이어받아 올해 9월부터 천안 남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조교수로 근무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저는 오늘 고 카폰 신부님과 칸 장군께 우리 국민을 대표해 훈장을 수여 한다. 그동안 '유엔군 참전의 날'에 국무총리가 수여 했는데, 오늘은 제가 역대 대통령 최초로 영광스러운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다"라며 "자유와 평화를 수호한 두 분의 정신이 우리 국민의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카폰 신부님과 칸 장군님을 비롯한 스물두 개 나라 195만 유엔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은 대한민국의 긍지이자 자부심이 되다"라며 "정부는 '참전으로 맺어진 혈맹의 인연'을 되새기며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할 것이다. 국제사회와 연대하고 협력해 코로나와 기후변화 같은 세계가 직면한 위기도 함께 헤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발언 후 두 참전용사에게 훈장을 수여 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담은 특별한 선물도 전달했다. 고 카폰 신부 유족에게는 국방부 유해발굴단이 보관 중이던 6·25전쟁 당시 사용되었던 미군 철모를 활용해 카폰 신부가 착용하던 십자가가 달린 철모를 구현한 기념물을 선물했다. 철모에는 '자유와 평화를 위한 거룩한 헌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We will never forget his divine devotion to peace and freedom)'라는 문구를 새겼다.
또한 칸 장군 가족에게는 호주군이 참전했던 가평전투를 기리고자 가평석을 활용해 국가유공자 명패를 모티브로 한 기념석패를 선물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1999년 호주 캔버라 전쟁기념관 내 한국전 참전비를 시작으로 시드니, 호바트 등 호주 전역 6곳의 한국전 참전비 건립에 활용된 가평석은 이번 기념석패 제작에 다시 한번 활용되면서 가평전투를 매개로 한 한국, 호주 간 인연을 더욱 공고히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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