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 대통령 끌어들이지 마" vs 윤석열 "文, 변명도 못 해"
입력: 2021.07.26 17:43 / 수정: 2021.07.26 17:43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 유죄 확정에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경고장을 날렸다. /이재명 캠프 제공·이동률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 유죄 확정에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경고장을 날렸다. /이재명 캠프 제공·이동률 기자

李 vs 尹, 드루킹 댓글 조작 김경수 전 지사 구속 놓고 공방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 대법원 유죄 확정에 특검을 요구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문재인) 대통령 끌어들이기와 대선불복 정치 선동을 중단하라"며 경고장을 날렸다.

이 지사는 26일 오후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윤석열 후보는 김경수 지사 판결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여론조작을 지시하거나 관여했을 거라는 주장은 지극히 상식적', '국정원 댓글사건 보다 훨씬 대규모의, 캠프 차원 조직적 여론조작이 자행된 것이 최종 확인된 것'이라고 했다. 전혀 상식적이지 않은 주장이다. 진실을 왜곡하는 궤변"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윤 전 총장에게 △첫째, 비상식적인 대통령 끌어들이기 중단 △둘째, 국민무시, 대선불복 선동을 중단 △셋째, 정치 이전에 사람으로서 예의 등을 갖추라고 요구했다.

이 지사는 "드루킹 사건은 정부여당과 청와대의 포털 댓글조작 근절 의지에서 시작됐다. 야당 추천으로 출범한 허익범 특검의 공소장 어디에도 청와대 인사가 개입했다는 내용이 없다"면서 "그럼에도 대통령을 끌어들이다니요. 만에 하나 대통령이 지시 혹은 관여했다면 여당이 경찰에 수사의뢰를 했을까? 이런 자충수를 두었을까?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고 윤 전 총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촛불혁명과 탄핵으로 치러진 대선이다. 드루킹 일당의 포털 댓글조작으로 민심과 여론이 바뀌었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며 윤 전 총장의 주장은 대선불복의 밑자락을 깔아 문재인 정부의 정통성을 훼손하려는 정치적 선동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 지사는 윤 전 총장에게 대통령 끌어들이기와 대선불복 정치 선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선화 기자
이 지사는 윤 전 총장에게 "대통령 끌어들이기와 대선불복 정치 선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선화 기자

이 지사는 "정치 이전에 사람으로서 예의를 갖추기 바란다. 아무리 정치가 비정하다고 하지만 최소한 지켜야 할 인격과 예의가 있다"면서 "지지율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믿고 임명해준 대통령이라도 짓밟고 비난할 수 있다는 것은 도대체 어디서 배운 정치입니까?"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자신에 대한 믿음을 이런 식으로 되갚는 게 윤 후보가 생각하는 정치입니까? 본인 지지율 하락을 막기 위한 급약처방으로 대통령 공격에 나선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히려 수사의 대상이 윤 전 총장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지사는 "사위가 검찰총장으로 있을 때는 수사도 받지 않던 장모가 총장 사퇴 직후 법정구속 됐다"며 "아내가 운영하는 전시기획사는 총장이 되자마자 후원사가 급증했다. 더 말하지 않겠다. 국민 상식에 무엇이 더 어긋나는 것일까"라고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의혹을 열거했다.

이 지사는 "하루빨리 허황된 망상에서 헤어나기 바란다. 이런 식의 정치는 윤 후보 본인에게도 도움이 되질 않는다. 지지율 하락은 대통령을 공격해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조언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김 지사의 대법원 확정판결과 관련해 "문 대통령 핵심 참모가 문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여론조작을 주도했다"고 힐난했다.

그는 이어 "국정원 댓글 사건을, '대선에서 패배한 문 대통령이 재기해 결국 대통령까지 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계기'였다고 보는 분들이 많다"며 "문 대통령의 대선 패배를 여론조작에 의한 것으로 보고 한 번 더 기회를 주자는 국민들의 마음이 있었다. 그런 문 대통령 자신이 당선되는 과정에서 국정원 댓글사건보다 훨씬 대규모의, 캠프 차원 조직적 여론조작이 자행된 것이 최종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특히 '문 대통령은 침묵하고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번 여론조작의 유일한 수혜자인 문 대통령이 '억울하다'는 변명조차 못 하면서 남의 일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답하고 책임져야 한다. 이것이 '비서 김경수'가 책임질 일입니까"라고 따졌다.

윤 전 총장은 특히 "특검과 국민 심판으로 진짜 책임자와 공범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그냥 대충 넘어갈 수 없는 이유는, 그러면 '또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진실 규명과 책임자 단죄는 이제 시작이다. 김정숙 여사가 '경인선을 간다, 경인선에 가자'고 직접 말하는 자료 화면들이 남아 있고, 고위공직인 총영사 자리가 실제로 흥정하듯 거래된 것이 드러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본인이 여론조작을 지시하거나 관여했을 거라는 주장은 지극히 상식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이 정권은 강하다. 어떻게든 진실이 규명되는 것, 진짜 책임자가 책임지게 하는 것을 막으려 들것이다. 지금, 열 가지 중 아홉 가지 생각이 달라도, 이런 선거 여론조작의 뿌리를 뽑아 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는 한 가지 생각을 공유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또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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