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 공약과 관련해 "월 8만 원은 우리 국민들이 복지에서 탈피해서 자립하는 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습니까?"라고 다시 한번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국민의힘 대변인단과 간담회 당시 최 전 원장. /국회=이선화 기자

"동문서답이 구태정치…월 8만 원, 자립에 도움 되나?"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 "동문서답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 전 감사원장은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가 기본소득 공약에 대한 본인 비판을 반박한 내용을 적으며 "묻는 말에는 대답하지 않고 구태정치를 한다고 비난했다. 동문서답을 하면 안 된다. 동문서답이 진짜 구태정치"라고 직격했다.

그는 이 지사의 기본소득 공약이 효과성에 의문이 있고, 복지에 대한 본인 철학과도 많이 다르다는 지적이었음을 분명히 했다.

최 전 원장은 "이 지사가 발끈한 '전 국민 외식수당'이라는 언급도 연 50조원의 예산을 들여 모든 국민에게 월 8만 원을 지급한다는 것이 비용과 효과의 측면을 고려할 때 과연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나아지게 할 수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과연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비용 지출인지, 연 50조원이라는 세금을 더 효과적으로 쓸 수는 없을지, 그리고 이를 위한 국토보유세 신설이 결국 국민 재산을 빼앗는 것은 아닌지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는 기본소득이 불평등과 양극화를 완화하고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진짜 대안인지에 대해 건설적인 토론을 하고 싶다"고 제안하며 "4차산업혁명 시대 하에서, 산업의 방향성이 빠르게 노동집약적인 산업에서 기술집약적인 산업으로 이동함에 따라 우리가 함께 일자리 문제,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치열하게 논의해야 하고, 이것을 위해 기본소득을 주장하시는 이 지사의 취지는 이해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한정적인 국가 재정 하에서 모든 사람을 품기에는 국가가 제공할 수 있는 복지 우산의 크기가 너무 작다. 계속 비를 맞고 추위에 떠는 사람들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최 전 원장은 "국가의 국민에 대한 의무는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복지 시스템을 촘촘하게 메우고, 필요한 분에게 필요한 복지가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의미없는 현금 살포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제가 생각하는 좋은 복지시스템의 핵심은 모든 국민에게 현금을 살포하는 식이 아니라 스스로의 노력만으로는 자립이 어려운 분들에게 정부가 적재적소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저는 이 지사의 기본소득 공약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복지정책의 성공 척도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복지에서 탈피하는가입니다'"라는 로널드 레이건의 말을 인용하며 "월 8만 원은 우리 국민들이 복지에서 탈피해서 자립하는 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습니까?"라고 반문했다.

cuba2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