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인스타' 최재형 '페북' 개설…본격 'SNS 정치'
입력: 2021.07.22 05:00 / 수정: 2021.07.22 05:00
범야권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1일 페이스북에 이어 추가로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이날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했다. /윤 전 총장, 최 전 원장 SNS 갈무리
범야권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1일 페이스북에 이어 추가로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이날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했다. /윤 전 총장, 최 전 원장 SNS 갈무리

尹·崔, SNS '입문'…온라인으로 소통 보폭 넓혀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파워 트위터리안입니다. 재임 기간 본인이 직접 각종 현안에 대해 트윗을 날렸던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그의 트윗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었죠. 미국과 갈등을 빚었던 상대국을 대상으로 관세 인상 방침을 언급하기라도 하면 세계증시가 휘청거렸을 정도였습니다. 백악관 참모를 해고했을 때도 트위터로 알렸던 만큼 그의 트위터 사랑은 유별났습니다.

한반도 평화 문제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의 손끝은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북한에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거나 또는 대화 의지를 밝혔던 날엔 한반도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폐쇄적인 북한마저 트럼프의 트윗에 자주 반응을 보였죠. 트럼프는 트윗으로 자신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여론을 선동하고 지지층을 결집시켰습니다.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한 셈입니다.

국내 정치인들도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활동에 적극적입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은 물론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 채널을 가진 국회의원들이 상당수입니다. 그중에서 페이스북 인기는 여전하고 인스타그램도 '핫'합니다. 주로 소통과 홍보를 목적으로 쓰입니다. 대중에 밀착하면서 관심과 지지를 얻기 위한 '숨은 의도'도 있어 보입니다. 국회의원에게 '표심'은 정치 생명과 직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1일 인스타그램을 개설하고 한 어린이가 선물한 그림을 올리며 소통에 나섰다. /윤 전 총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1일 인스타그램을 개설하고 한 어린이가 선물한 그림을 올리며 소통에 나섰다. /윤 전 총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제 막 정계에 발을 들인 '초보'도 예외는 아닌 모양입니다. 범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1일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습니다.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이어 두 번째 SNS 계정을 만든 것입니다. 따로 유튜브 채널도 있습니다. 그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윤석열입니다'라는 짧은 소개와 자기 이름의 자음을 딴 'ㅇㅅㅇ' 글이 눈길을 끕니다. 언뜻 이모티콘처럼 표정을 연상시킵니다. 이날 오후 8시 기준 팔로워 수는 3000명을 넘었습니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게시물 수는 적습니다. 한 어린이가 윤 전 총장이 닮았다는 '엉덩이 탐정'을 그린 스케치북에 "정준이의 꿈을 아저씨도 밀어줄게!"라는 문구를 쓴 사진과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한 의료인과 만남, 누군가와 손을 맞잡은 사진 3개가 게재된 상태입니다. 각각 최근 광주와 대구를 방문했을 때의 사진입니다. 해당 게시물들에는 윤 전 총장을 응원하는 댓글들이 달렸습니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최 전 원장도 같은 날 폐이스북 계정을 열었습니다. 온라인 소통에 첫발을 뗀 것입니다. 직접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리는 사진으로 배경사진을 장식한 그는 "생전 처음으로 SNS 계정을 열었다. 어젯밤 아들에게 속성으로 배웠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정치는 메시지'라고들 하더라. 앞으로 활동하면서 제 생각 직접 국민께 말씀드리고 '페친'(페이스북 친구)분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경청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최 전 원장이 21일 페이스북 계정을 열어 유권자들과 온라인 소통을 시작했다. 헤어펌을 하는 사진과 탁구를 하는 영상을 올리는 등 일상을 공유했다. /최 전 원장 페이스북 갈무리
최 전 원장이 21일 페이스북 계정을 열어 유권자들과 '온라인 소통'을 시작했다. 헤어펌을 하는 사진과 탁구를 하는 영상을 올리는 등 일상을 공유했다. /최 전 원장 페이스북 갈무리

최 전 원장은 SNS 활동 첫날부터 일상을 공개했습니다. 헤어펌을 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탁구를 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잇달아 올렸습니다. 서민적이고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하는 한편 '올드'한 이미지를 덜어내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뒤이어 코로나19 장기화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의 사연을 전하며 대권 주자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이 '입문' 단계라면,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은 능숙합니다. 대선 경선 레이스가 한창인 최근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페이스북 등에 글을 올립니다. 대체로 정책 비전, 논란에 대한 반성이나 의혹에 대한 해명, 상대 진영을 비판하는 글 등입니다. 일정을 소화하며 찍은 사진들도 빠지지 않습니다. 캠프 측에선 수많은 언론을 상대할 필요가 줄어 효율성 측면도 높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글과 사진은 쌓이게 됩니다.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계정을 없애지 않으면, 사실상 영구히 남습니다. 하나의 기록물이 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지난 6일 민주당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박용진 의원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2월 페이스북에 조세감면분 축소로 1인당 25만 원씩 분기별 지급이 가능하다고 썼던 사실을 거론하며 몰아세운 바 있습니다. "기본소득을 임기 내에 하겠다고 공약한 적이 없다"라는 이 지사의 발언을 겨냥한 것이죠.

페이스북을 즐겨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과거 자신이 했던 말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는 2019년 8월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딸이 포르쉐를 탄다는 루머가 퍼지자 유포자를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그런데 과거 트위터에 쓴 글과 모순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었습니다. 조 전 장관이 2013년 쓴 "공인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 부분적 허위가 있었음이 밝혀지더라도 법적 제재가 내려져선 안 된다"는 글이 문제가 됐던 겁니다.

SNS는 실시간으로 쌍방향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댓글을 통해 어느 정도 여론을 짐작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논란의 중심에 선 정치인들은 페이스북 등에서 '테러'를 당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SNS는 '양날의 칼'로 비유되기도 하죠.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온라인상에 자신만의 공간이 생겼습니다. 앞으로 이곳에 어떤 내용이 채워질지 주목됩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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