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말로만 국민과 함께"...코로나 대유행에 둔감한 국회
입력: 2021.07.17 00:00 / 수정: 2021.07.17 00:00
국회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전 직원 및 취재진 선별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16일 국회운동장에 마련된 선별검사소 의료진과 국회직원들의 모습. /국회=문혜현 기자
국회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전 직원 및 취재진 선별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16일 국회운동장에 마련된 선별검사소 의료진과 국회직원들의 모습. /국회=문혜현 기자

☞<상>편에 이어

청와대도 못 피한 코로나19…결국 '춘추관' 폐쇄

[더팩트|정리=이철영 기자]

◆국회 코로나19 전수조사…"예외 없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국회 상황은 어때?

-코로나19 4차 유행에 국회에도 비상이 걸렸어. 국회 직원들과 기자 등이 연쇄적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어. 그래서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국회 사무처는 국회의원 등 공무원과 출입기자 등을 포함한 상근자 약 7500명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여부를 확인하는 전수조사에 돌입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어. 대선과 추경 심사, 정기국회, 국정감사까지 앞둔 상황에 확산세가 잡히지 않으면 입법 활동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

-또, 지난 13일까지 52명의 확진자가 국회 출입 관계자 중에서 발생했고, 이달 중에만 14명 나와 국회도 방역망이 뚫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었지. 이미 국회는 기자실이 있는 소통관을 지난 12일부터 폐쇄했고, 각 의원실 사무실에도 1/3 이상은 재택근무하도록 강제하고 있어.

16일 국회 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박병석 국회의장. /문혜현 기자
16일 국회 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박병석 국회의장. /문혜현 기자

-지난 12일 국회 측에서 전화가 오더라고. '더팩트' 부스가 있는 기자실에서 확진자가 나왔는데, 확진자가 기자실에 출입한 시간에 머물렀던 기자들은 전부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었어. 집 근처에 있는 선별진료소로 가서 검사를 받았고, 다행히 음성 결과가 나왔어.

-국회는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국회 운동장에서 임시 선별검사소를 열고 국회 전 직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진을 하고 있지?

-맞아, 국회 본관 뒤편에 마련된 검사소엔 육군에서 파견된 사람들과 의료 인력들이 검사를 돕고 있었어. 무더운 날씨에도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은 마이크를 들고 검사를 안내했지. 국회는 지난 15일 2000명에 가까운 인원을 검사했다고 해. 16일에도 1500명분을 목표로 검사를 실시했어. 이날 오후 선별 검사소엔 박병석 국회의장을 비롯해 이해식 민주당 의원 등 현직 의원들도 다수 와서 검사를 받고 있었어.

-검사소를 찾아간 김에 검사를 받았어. 검사는 대기 순서를 기다리는 것 외에 진행이 빠른 편이었어. 손 소독을 하고 비닐장갑을 낀 다음, 번호표를 받고 문진표를 작성했어. 이후 별도 마련된 6개 천막에 들어가 의료진의 검사를 받는 절차로 진행됐어.

-국회 코로나19 대책본부는 오는 18일까지 선별 검사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야. 검사 결과가 나오면 설문조사를 참여해 결과를 통보하도록 하고 방역을 더욱 강화할 계획인 것 같아.

국회는 기자실이 있는 소통관을 지난 12일부터 폐쇄했고, 각 의원실 사무실에도 1/3 이상은 재택근무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16일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실 앞에는 셧다운 문구가 부착된 모습. /국회=박숙현 기자
국회는 기자실이 있는 소통관을 지난 12일부터 폐쇄했고, 각 의원실 사무실에도 1/3 이상은 재택근무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16일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실 앞에는 '셧다운' 문구가 부착된 모습. /국회=박숙현 기자

-국회가 선별검사를 시행하는 중에 이상한 내용이 전파됐다고?

-선별검사 와중에 '전수검사로 확진자 20명 이상 발생'이라는 출처 불명의 지라시도 나왔어. 하지만 지난 15일 오후까지 총 2420명 수검자 가운데 양성 판정은 1명뿐이었어. 이에 대해 일각에선 "재택근무를 향한 국회 직원의 의지가 만들어낸 소설의 힘"이라고 해석했어.(웃음)

-실제로 국회 내에선 재택근무 1/3 의무 조항을 따르지 않고, 외부 일정을 평소대로 잡는 등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분위기인 것 같아. 국회 직원 익명 커뮤니티인 '여의도 대나무숲'에는 "본인이 집에서 와이프 눈치 보여서 하기 싫다고 다 같이 재택 안 하자는 발언은 '꼰대'"라거나 "의원님들은 여전히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특별한 일이 없음에도 재택근무 권고를 깡그리 무시하며 직원들을 모두 출근시키고 의원들 간 오찬, 만찬 일정을 계속해서 잡고 있다"는 내부 폭로(?) 글이 올라오고 있어.

-민주당보좌진협의회도 재택근무 의무화를 조치해달라고 회장 명의 서한을 소속 의원들에게 보냈지. 말로만 "국민과 함께 하겠다"고 할 게 아니라 정치권이 솔선수범해야 할 것 같아. 솔선수범을 보여야 할 국회의원들이 아직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는 남의 일로 생각하는 것 같아 참 씁쓸하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최다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14일 청와대 행정관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것으로 확인됐다. /임영무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최다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14일 청와대 행정관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것으로 확인됐다. /임영무 기자

◆청와대도 못 피한 코로나19 '4차 대유행'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진행 중인 가운데 그간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던 청와대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네?

-맞아. 그간 코로나 청정지대였던 청와대도 4차 대유행은 피하지 못했어. 지난 14일 청와대는 처음으로 행정관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어. 특히 해당 인사는 코로나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었는데, '돌파 감염'된 거야. 배우자의 발열 증상으로 재택근무 중 PCR 검사를 받고 지난 14일 확정 판정을 받았다고 하는데, 다행히 동일 공간에 근무한 직원들은 PCR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서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어.

-청와대에 따르면 굳이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직원들까지 선제적으로 검사를 받았다고 해. 검사를 받은 이들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서 당분간 새로운 확진자는 더 나오지 않을 것 같아.

-이에 앞서 지난 12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면서 청와대는 춘추관 기자실도 폐쇄했어. 1990년 완공된 춘추관이 감염병 예방을 위해 폐쇄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야. 일단 4단계 적용 기간인 오는 25일까지 폐쇄하기로 했는데, 현재의 코로나 확산세를 감안하면 폐쇄가 더 길어질 수도 있을 것 같아.

-춘추관 폐쇄 결정은 확진자가 나오기 전 예방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이뤄진 건데, 그 취지 등을 감안해서 지난 주말에 청와대를 출입했던 기자들도 선제적으로 PCR 검사를 받기도 했어. 결과는 모두 음성이 나왔다고 해.

-춘추관이 폐쇄되면서 대통령 일정과 관련한 출입기자들의 현장 취재는 청와대 전속 취재로 대신하고 있어. 청와대는 춘추관 폐쇄 기간 출입기자들이 회사 사무실 등 다른 공간에서 근무하지 않고, 재택근무를 할 것을 강력히 권고하기도 했어. 이에 따라 대부분의 기자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최대 위기인 상황이 지속되면서 여러모로 '처음' 겪는 일들이 속출하고 있는데,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짧고 굵은 4단계', 'K-방역 장점 극대화', '백신 접종 확대' 등으로 확산세가 꺾였으면 좋겠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문혜현 기자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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