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는 국대다' 임승호 "이준석 정치실험 높게 평가"(영상)
입력: 2021.07.15 05:00 / 수정: 2021.07.15 05:00
임승호 국민의힘 신임 대변인은 이준석 대표가 추진한 나는 국대다를 높게 평가하며 취임 후 비상식적인 것들을 상식적인 것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남윤호 기자
임승호 국민의힘 신임 대변인은 이준석 대표가 추진한 '나는 국대다'를 높게 평가하며 "취임 후 비상식적인 것들을 상식적인 것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남윤호 기자

"최대한 많이 소통하겠다…당 입장 오해 없이 전달해야"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토론배틀이나 정책 공모전이 외부에선 굉장히 흔하게 이뤄지는 형식이다. 사기업에서는 공개적으로 경쟁시켜 채용하는 과정이 당연한데 그동안 정치권 내에서만 이상하게 비상식적으로 취급돼왔다. 이준석 대표가 취임 후 비상식적인 것들을 상식적인 것으로 바꾸고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일련의 정치실험들은 높게 평가할만 하다."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나는 국대다'에서 141:1의 경쟁률을 돌파한 임승호 신임 대변인은 이준석 대표의 '잘하고 있는 점'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정당 대변인을 대표의 임명이 아닌 압박 면접과 토론으로 선발하는 건 정치권에서 흔치 않은 일이다.

국민의힘 '나는 국대다' 토론 배틀 1위를 차지한 임 대변인은 올해 만 27세로 1994년생이다. 바른정당 청년대변인, 자유한국당 청년대변인에 임명된 적 있지만, 경선 과정에서 그런 점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95년생 양준우 대변인, 신인규·김연주 상근부대변인과 함께 선발된 임 대변인은 세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평범한 로스쿨 학생이었던 임 대변인은 이제 '국민의힘 입'이 되어 논평을 내놓고 있다. <더팩트>는 지난 13일 국회 본관에 위치한 국민의힘 대변인실에서 임 대변인을 만나 앞으로의 포부와 목표, 최근 불거진 통일부·여성가족부 폐지 논란, 20대 여성 지지율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꿈꾸는 것 같은 기분…튀기보다 역할 잘 해낼 것"

임명된 지 4일 밖에 되지 않은 임 대변인은 준비된 듯 자연스럽게 대화에 임했다. 그는 "사무실도 생기고 논평도 나가다보니 (대변인이 된 게) 실감이 나는 것 같다"며 "그래도 아직까지는 꿈꾸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웃었다.

토론 배틀 당시 뜨거웠던 대중의 관심이 이제는 그렇지 못하다는 평가에도 "당연히 관심히 덜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며 "대변인은 기본적으로 개인이 드러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임 대변인은 "당의 입장을 정리해서 전달하고, 언론과 얘기를 잘 하는 게 중요한 거다. 임승호라는 사람을 드러낼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관심이 사그라드는 것에 대해 서운하다는 감정은 전혀 없다. 오히려 대변인이 해야 하는 역할을 잘 수행해 '논평을 잘 쓰고 있구나', '제 역할을 잘 하고 있구나' 생각해 주시면 족하다"고 했다.

그는 정치권에서 청년 대변인으로도 활동해 일각에선 특정 경험이 일정 부분 고려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임 대변인은 "임승호를 뽑으려고 이 판을 키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짧은 경험이지만 언론사 인턴이나 대변인 경험이 논평을 쓰는 등 토론 배틀을 진행하는 과정 속에서 유리하게 작용은 했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선발 과정에서나 지원 영상에서 저는 제 이름조차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있었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국대다에서 1등을 차지한 임 대변인은 대변인단에 대해 신선함이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남윤호 기자
'나는 국대다'에서 1등을 차지한 임 대변인은 대변인단에 대해 "신선함이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남윤호 기자

◆"개성 있는 대변인단…신선함 있다"

임 대변인은 앞으로 6개월동안 활동하게 된다. 당내 역할에 대해 "기존 대변인단이 해왔던 만큼만 해도 성공적"이라며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그는 "기존 대변인단을 보면 중진 의원이나 경륜이 있는 분들이다. 사실 그분들의 노련함을 따라가기는 많이 힘들다"면서도 "정당 경험이 거의 없는 대변인단이기 때문에 우려도 많겠지만, 저는 거기서 오는 신선함이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어 "저는 개인적으로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양 대변인 논평을 보면 소위 말하는 여의도 문법을 탈피하고자 노력한다는 게 보인다"며 "그런 측면에서 논평에 2030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언어들을 녹여낸다면 굉장히 좋을 것 같다. 다른 세대를 배제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논평이라는 것이 전 세대를 아울러야 하는 것 아닌가. 그동안 2030세대는 논평에 큰 흥미를 보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강조했다.

임 대변인은 "논평이라는 게 존재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양 대변인께서 그런 역할을 잘 해주고 있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에도 맞다"며 "또 민주당이나 정부를 비판하는 논평도 내야 하겠지만, 앞으로 잘하는 일이 있다면 칭찬하는 논평도 진심으로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임 대변인은 자신의 강점에 대해 "안정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 같은 경우는 방송에도 두세 차례 출연하면서 '실수할 것 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해주더라"라며 "기존 대변인단이 보여줬던 노련함이나 능숙함의 차원에서 정말 안정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 대변인은 2030 세대에 맞는 언어를 쓰거나 시원하면서도 품위있는 언어를 써준다. 신 부대변인은 본격적으로 방송에 나가지 않았지만, 위트 있는 모습도 많이 보여줄 것 같다. 김 부대변인도 워낙 안정감이 있어 말하는 순간부터 신뢰를 주는 분이다"라며 동료 대변인단을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임 대변인은 통일부·여가부 페지 논쟁에 대해 품위있게 토론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남윤호 기자
임 대변인은 통일부·여가부 페지 논쟁에 대해 "품위있게 토론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남윤호 기자

◆"'여가부·통일부 폐지론' 감정적 대응 유감…토론해보고 싶다"

임 대변인은 평소 북한 인권에 관심을 두고 활동해오기도 했다. 그는 최근 이 대표가 띄운 '여가부·통일부 폐지론'에 대해 "품위있게 토론해보고 싶다"고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두 부처 폐지 주장에 대해 '여성 인권을 신경쓰지 않겠다, 통일을 하지 않겠다는 거냐'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이는 이 대표의 진의를 알면서 그러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러 여성 인권을 챙기지 않고 통일을 하지 않는 차원의 아젠다는 절대 아니다. 이 대표도 말했지만 작은 정부론의 일환이라는 걸 명확하게 인식시켜드리고 싶다. 왜냐하면 통일부나 여가부는 사실 특임부처"라며 "이 부처들이 10년, 20년 지나면서 한 번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임 대변인은 "두 부처를 설립한 취지에 대해선 공감할 수 있겠지만, 과연 여성 인권과 통일을 위해 어떤 역할을 했는가란 측면에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고 본다"며 "당내에서도 여전히 조율 중이지만 여가부와 통일부도 본인들이 그동안 해왔던 것들 중 부족했던 점을 스스로 인정하고 돌아보고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지를 국민들에게 설명해줘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여가부·통일부의 반응과 장관께서 하는 말씀을 보면 감정적인 발언이 많다. '여가부가 없으면 어디서 여성 문제를 논하겠느냐', '통일부가 없으면 통일을 안하겠다는 건가'란 식의 반응만 나오니 왜 통일부와 여가부가 필요한지 상호 논증이 없다"며 "민주당이나 청와대, 각 부처에서 왜 큰 정부가 필요한지 조금 품위있는 토론을 해보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대변인은 정치권이 이대남과 이대녀 아젠다를 갈라 생각하면 안된다며 청년 전체를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윤호 기자
임 대변인은 "정치권이 이대남과 이대녀 아젠다를 갈라 생각하면 안된다"며 "청년 전체를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윤호 기자

◆"'이대녀' 지지율 고심해 아젠다 가르기 안 돼"

국민의힘은 최근 2030 남성들의 열성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그에 비해 2030 여성 지지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임 대변인은 "그렇게 보고 있지 않다"고 단언했다.

이어 "물론 그런 추세에 대해선 신경써야 하겠지만 이게 국민의힘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20대 여성 지지율을 콕 집어 이것만을 올리기 위해 어떤 정책이나 아젠다를 말하는 건 또 다른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계했다.

임 대변인은 "20대 청년 정책에 있어 남녀를 가르는 걸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20대들이 닥친 문제는 근본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거다. 일자리난이 너무나 심각한 거다. 정치권이 해야할 일은 남녀를 갈라 '이대남을 위한 정책', '이대녀를 위한 아젠다'를 발굴하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권이 지금 청년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준다면 남녀 문제는 상관 없는 거잖나. 국민의힘이 청년 전체를 위한 정책을 펼친다면 20대 남성·여성 할 것 없이 전부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임 대변인은 이날 '청년 정치'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저는 청년 정치라는 말을 웬만하면 잘 안 쓰려고 한다"며 "청년 정치라는 수식어가 붙는 순간 여의도가 다뤄온 틀에 갇힌다고 생각한다. 조금 달라야 하고 혁신적이어야 하고, 반값 등록금 등 문제에 무조건 소신이 있는 의견을 펼쳐야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비판했다.

또 "청년 정치라는 말과 별개로 청년들이 국회와 정치권에 진입하는 건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청년이 정치권 안에 들어올 수 있는 경제적인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며 "제가 이번에 대변인단에 지원할 수 있었던 것도 어느 정도 활동비를 지급해준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 대변인은 "여의도에 있는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떤 위원회를 하든 돈 내고 한다는 것"이라며 "오후 2시, 3시에 자신의 직장도 없이 스스로 돈을 내고 활동할 수 있는 청년이 얼마나 많겠나. 결국 경제적 여건을 보장해줄 수 있는 환경을 당이 마련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장기적인 교육과정'을 필수 요건으로 꼽았다. 임 대변인은 "바른정당에서 활동했던 이유도 청년 정치학교라는 시스템을 통해서였다"며 "다른 정당들은 1주, 2주하고 스펙으로 한 줄 적는 용도로 정치학교를 사용해왔지만, 바른정당은 최초로 6개월 정도의 커리큘럼을 가져가 모의 청문회, 토론 배틀, 보좌관과 함께하는 입법 제안 등 활동을 굉장히 많이 했다. 저는 거기서도 분명히 배울 점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흔히 북유럽이 정치 선진국이라고 하는데 그런 나라의 정치 교육 과정을 보면 굉장히 어린 나이에 당원 가입도 시키고, 토론과 정당 교육을 받게 하는 시스템이 정착돼 있다"며 "우리 정치권도 이런 시스템을 사용해 상당히 어린 시절부터 자신들의 정치 신념이나 사상을 자율적으로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가오는 대선과 관련해 임 대변인은 후보의 언어를 다듬어주는 게 대변인의 역할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남윤호 기자
다가오는 대선과 관련해 임 대변인은 "후보의 언어를 다듬어주는 게 대변인의 역할"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남윤호 기자

◆"'국민의힘 중심 야권 통합'에 대변인단 역할 중요"

임 대변인은 인터뷰 내내 막힘 없이 분명한 자신의 생각을 전달했다. 오는 대선에서도 후보와 함께 주요한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자신의 역할에 대해 그는 "(제 역할이) 굉장히 클 것"이라며 "대선 경선이 시작되면 후보 간 오해와 충돌이 생길 수 있는데 과열되지 않게 후보의 언어를 다듬어주는 게 대변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런 차원에서 대변인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희 임기가 6개월이기는 하지만 잘 수행한다면 다른 역할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개인적인 소망도 있다"며 "임기 이후에는 고민이 많다. 제 가치관과 일치하는 대선 후보의 캠프에서 대변인이든 실질적인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대선 이후에도 정치권에서 저를 불러준다면 활동할 생각은 있다"고 밝혔다.

임 대변인은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힘 야권 중심 통합에 동의한다"며 '조직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사실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봤듯이 안철수 후보가 굉장히 훌륭한 분이었지만, 조직력 측면에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나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결국엔 조직의 지원을 받는 게 좋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그동안 수없이 대선을 경험해오면서 어떤 노하우를 충분히 쌓아 왔다. 안 대표가 됐든 누가 됐든 저희는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다"며 "다만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뭉쳐야 저희가 쌓아온 노력과 노하우가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낼 것이다. 제3지대 인물들이나 국민의당과도 정권교체를 위해 최대한 협의하고 그들의 가치관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긍정적인 통합이 돼야겠다"고 강조했다.

주저 없이 자신의 생각을 밝히던 임 대변인은 대변인 생활의 가장 큰 목표로 '언론인과 소통'을 꼽았다. 그는 "소통이 부적절하게 되다 보면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며 "6개월 동안 큰 목표를 갖기보다 언론인과 계속 소통해 저희 당의 입장을 오해 없이 잘 전달되게끔 소통 창구 역할을 잘 수행하겠다"고 했다.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누구?☞1994년 출생.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영플리TV'라는 우파 유튜버로 활동하기도 했다. 바른정당 청년 정치학교를 통해 활동을 시작했고, 2017년 12월 청년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이후 자유한국당 청년 대변인으로 임명됐지만 언론사 인턴으로 활동했다. 2021년 로스쿨 재학 중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 배틀 '나는 국대다'에 지원해 1등으로 우승, 당 대변인으로 선발됐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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