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3일 5차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지난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는 송영길 대표. /이선화 기자 |
추경 심사 과정에서 野와 충돌 전망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3일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담긴 5차 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100% 지급안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으로 하기로 결정했다"며 "오늘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당정이 5차 재난지원금을 소득 하위 80%에게 지급하기로 합의안을 도출했으나 당내에서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안 목소리가 표출하면서 지난 7일 정책의원총회를 열어 논의한 끝에 지도부에 결정을 위임하기로 한 바 있다. 오는 14일부터 시작되는 예결위 심사 전 지도부 회의를 통해 당의 최종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고 수석대변인은 "80% 지급하는 방안에 선별기준이 대단히 모호하고 형평성 문제 논란이 제기되는 점, 특히 1인 가구 청년층이 많은데 1인 가구의 소득기준 등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였다. 또 4차 사회적 거리두기에 진입한 만큼 방역상황이 초래할 경제적 침체를 감안할 때 내수진작을 위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필요하다. 다만 그 시기는 방역상황을 보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지도부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추가로 필요한 재원 마련에 대해선 "기획재정부와 협의해야 한다"며 "야당이 제기하고 있지만 피해 소상공인 (지원을) 두텁게 하기 위해 희망회복자금 이런 예산을 더 늘릴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고 4조에서 4조5000억 원 정도 추가될 것으로 예측되며 (재정당국이 갚기로 한) 국가채무를 상환하지 않으면 2조 원에서 2조5000억 원 정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원안에 담은 소득 상위 20% 고소득자 대상 신용카드 캐시백 지원은 하지 않기로 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전국민 (지급)으로 간다면 신용카드 캐시백보다 전국민에 자금을 지원해서 내수경제활성화에 기여하는 게 맞는 걸로 보인다"고 했다.
또 재난지원금 지급액이 현행 1인당 25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줄어들 가능성에 대해선 "재원조정을 해보고 말씀드리겠다"며 "정부와 야당과 협의해야 하는 문제"라고 했다.
다만 추경 심사 과정에서 야당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송영길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회동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원에 합의했으나 국민의힘 내부 반발에 직면한 이 대표가 100분 만에 합의를 번복한 상황이다. 이 대표는 "선별 지원이 당론"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고 수석대변인은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그 부분(송 대표와의 합의)을 감안해 야당도 대승적으로 협조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는 지역사무소 보좌진 성폭력 사건 관련 2차 가해 의혹으로 중앙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제명 결정을 받은 양향자 의원에 대한 윤관석 사무총장의 보고도 있었다. 재심 청구에서도 같은 결정이 나올 경우 민주당 지도부는 의원총회를 열어 과반 이상 의결로 양 의원 거취 문제를 결정하게 된다. 고 수석 대변인은 "예상보다 강경한 조치가 내려졌다고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향자 의원은 탈당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