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재난지원금 합의 후 파기 도마…'트러블메이커' 전락?
입력: 2021.07.13 17:39 / 수정: 2021.07.13 17:39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전날(12일) 합의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파기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13일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양당 대표 회동 관련 질문을 듣는 이 대표. /남윤호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전날(12일) 합의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파기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13일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양당 대표 회동 관련 질문을 듣는 이 대표. /남윤호 기자

'따릉이' 파격 이준석, 여가부·통일부 폐지 등 최근 행보마다 논란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0선, 30대 제1야당 대표로 헌정사에 새로운 기록을 쓰며 주목받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한 달 만에 리더십 위기에 처했다. 이 대표의 발언과 행보마다 당내 불만은 물론, 여야에서 비판이 쏟아지면서 '트러블메이커'로 전락한 모양새다.

13일 정치권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 대표의 전날(12일) 전 국민 재난지원금 합의를 놓고 설왕설래 중이다. 이 대표가 송 대표와 합의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번복했기 때문이다. 여야 대표 합의 발표 후 당내 비판이 거세지자 이 대표가 번복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같은 날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별지급, 선별지원이 저희 당론"이라며 "구체적인 설명과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대변인들이 진행했는데, 논의 과정에서 있던 고민이 전달되지 않은 게 아닌가 싶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해명에도 민주당, 국민의힘, 국민의당 등 모든 정당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당장 당내에서는 대선에 출마한 윤희숙 의원이 이 대표를 향해 "민주적 당 운영을 약속해놓고, 당의 철학까지 맘대로 뒤집는 제왕이 되렵니까?"라며 "당내토론도 전혀 없이, 그간의 원칙을 뒤집는 양당 합의를 불쑥하는 당 대표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윤 의원은 또 "젊은 당 대표의 새로운 정치를 기대한 수많은 이들의 신뢰를 배반했다"고 직격했다.

12일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가 만찬장으로 이동하며 대화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12일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가 만찬장으로 이동하며 대화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 대표를 '100분 대표' '탱자 대표'라고 비유하며 힐난했다. 그는 "국민 삶에 직결되는 문제에 대해 여야 대표간의 정치적 합의가 이렇게 가벼워서야 되겠나"라며 "우리 당의 송영길 대표를 만나 귤 맛을 뽐내던 이 대표가 국민의힘에 가더니 100분 만에 귤 맛을 잃고 탱자가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어 "당 대표의 신의뿐 아니라 이 대표는 2030 청년세대와의 신의도 저버렸다. 송 대표로부터 설명을 잘 들었을 텐데 당으로 복귀하자마자 2030 청년세대를 배신한 것인가"라며 "2030 청년들은 재난 상황에도 능력과 자기가 알아서 살라는 것이 이준석의 능력주의다. 이준석은 청년세대와 신혼부부를 배신하지 말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과 합당을 논의 중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 대표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안 대표는 "여당의 포퓰리즘 매표 행위에 날개를 달아준 꼴"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또 "선별 지원 후 남는 재원이 있을 경우라고 전제를 달았지만, 추후 전 국민 재난지원금 살포를 막을 명분을 상실했다"며 "여당의 포퓰리즘 정치에 들러리 서기로 작정했나"라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 대표를 두둔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했다는 사실 자체가 팩트가 아니다. 종전 입장(선별 지급)을 똑같이 갖고 추경안 심사할 것"이라고 이 대표가 합의를 깬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준석 리스크와 관련해 호사가들이 하는 말씀이라고 일축했다.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이 대표와 이야기하는 김 원내대표. /이선화 기자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준석 리스크'와 관련해 "호사가들이 하는 말씀"이라고 일축했다.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이 대표와 이야기하는 김 원내대표. /이선화 기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 대표가 어제 밝힌 합의사항의 핵심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에 추경 재원을 우선 집중하자는 것으로 이는 우리 당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것"이라며 "일각에서 오해하는 국민 100% 재난지원금 제공은 합의 사항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은 예산에 대해 80% 지급 경계선 문제, 행정비용 문제가 있으면 비율을 늘리자는 민주당의 제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조건부 검토였지 100% 지급 합의는 아니었다"며 "실제 합의된 내용까지 왜곡하며 침소봉대해서 내부 공격을 가하는 것은 자해정치"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 사안이 처음은 아니다. 여성가족부·통일부 폐지도 여야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켰다. 이 대표의 이른바 '작은 정부론'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달 11일 '0선' '30대' 제1야당 대표 타이틀을 얻으며 정치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이 대표지만, 취임 한 달 만에 여가부·통일부 폐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파기 논란 등으로 리더십 위기에 처하게 됐다.

김 원내대표는 이 대표를 향한 당내 분란이 '이준석 리스크'라는 질문에 "그걸 리스크라고 말하는 것 자체는 호사가들이 하는 말씀"이라며 "각자가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건데 다만 그것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부분이 있어 설명드린 것"이라고 일축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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