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당 강민정, 김의겸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가 작성한 논문들과 관련해 타인 저작물 무단 발췌, 잘못된 참고문헌 표기 문제 등의 의혹을 제기하며 국민대, 학회, 교육부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국회=이선화 기자 |
"조악한 논문 베끼느라 시간 없었나"…강민정 "논문이라고 하기에도 민망"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대선에 출마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 씨 박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하며 "윤 총장이 조국 가족에게 했던 철저한 조사를 윤 총장 스스로에게도 적용해달라"고 8일 말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인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같은 당 강민정 의원과 김 씨 논문 표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총장을 저격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은 조국 장관의 가족 멸문지화에 이를 정도로 혹독한 수사 펼쳤다"며 "그런데 배우자 김 씨가 작성한 학위논문이 표절된 거라면 저작권 침해 및 연구윤리 위반에 해당한다. 부당한 방법으로 학위를 받고 대학교에서 강의까지 하였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김 씨가 자신이 근무했던 'H컬쳐테크놀로지(에이치컬처)' 업체의 사업계획서를 박사 학위 논문(2008년)에서 표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에이치컬처가 제작한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관상 앱'에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총 9000만 원을 지원했고, 이를 김 씨가 박사 논문으로 작성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콘텐츠진흥원에서 돈도 받고 자료도 베낀 것"이라며 "더 추적해서 모든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김 씨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석사학위 두 개나 받고 박사학위까지 받고, 대학 강의 나가고 사업하느라 정말 쥴리를 하고 싶어도 제가 시간이 없다'고 해명한 데 대해 "이 정도로 거칠고 조악한 논문을 쓰느라, 게다가 베끼느라 그렇게 시간이 없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열린민주당 강민정, 김의겸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가 작성한 논문들과 관련해 타인 저작물 무단 발췌, 잘못된 참고문헌 표기 문제 등의 의혹을 제기하며 국민대, 학회, 교육부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선화 기자 |
강 의원은 김 씨의 세 가지 논문에 문제점이 있다며 조목조목 지적했다. 우선 2007년 8월 작성한 '기초조형학연구' 논문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발행한 보고서의 개조식 문장을 평서문으로 바꿨다고 주장했다. 또, 2007년 12월 작성한 '한국디자인포럼' 논문에선 논문 제목에서 '회원 유지'를 'member Yuji'로 어설프게 영작했으며, 기사를 출처 없이 발췌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김 씨가 이 논문에서 위 3개 기사를 복제한 절을 작성하면서 사용한 319개 낱말 중 87.8%인 280개 낱말이 기사의 글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어 2008년 2월 박사학위 논문(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역시 다른 사람의 글을 표기 없이 그대로 가져와 특정 구절에서 전체 650개 낱말 중 487개(74.9%)가 발췌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 논문으로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강 의원은 김 씨의 논문에 대해 "학술지 게재와 박사학위 취득을 목적으로 작성된 논문의 수준으로는 함량 미달이며 논문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엉터리 논문'"이라며 논문을 심사했던 국민대와 학술단체, 교육부 등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앞서 국민대는 지난 7일 최근 김 씨의 박사학위 논문 연구 부정 의혹 등에 대해 연구윤리위원회에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