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만난 안철수, 합당 전 국민의힘과 '밀당'?
입력: 2021.07.08 05:00 / 수정: 2021.07.08 05:00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회동에 나서면서 국민의힘과 힘겨루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사진취재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회동에 나서면서 국민의힘과 힘겨루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사진취재단

합당 논의 정체 국면…윤석열과는 "언제든지 협력"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국민의힘과 합당을 앞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7일 장외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만난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윤 전 총장 또한 국민의힘과 입당 논의가 나오는 만큼 두 인사가 국민의힘과 이른바 '밀당'(밀고 당기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은 당초 매주 실무진 회의를 통해 입장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 6일 만남은 다음 주로 미뤄졌다. 대선 예비경선 후보 등록일이 다가올수록 합당을 둘러싼 다양한 기대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두 인사의 만남이 국민의힘과 관계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이날 안 대표와 윤 전 총장은 서울 종로구 공평동의 한 식당에서 1시간 50분간 오찬 회동했다. 안 대표는 이날 만남에 대해 "서로가 서로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히는 좋은 계기였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고 여러 생각과 고민을 함께 나누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윤 전 총장님이 나와 정권교체 가능하겠구나 하는 희망을 만들어주셨다"며 "저는 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 승리를 이루어냄으로써 정권교체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갔다는 측면에서 보면 서로 간에 공통점이 있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 전 총장 또한 안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 "기본적으로 정권 교체 필요성과 정권 교체를 위한 상호 협력과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지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앞으로 저희가 서로 연락하고 따로 만나면서 의견을 나누고 좋은 결과가 있도록 애쓰겠다"고 밝혔다.

이날 만남은 윤 전 총장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 쪽에서 만나자고 제안한 건 없다. 가볍게 만나신 것"이라며 "(국민의힘과) 합당을 앞두고 먼저 만나자고 제안하는 것 자체가 여러 가지 잡음이 날 수 있어서 (안 대표가) 안 움직이셨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과 합당 논의가 지체되는 이유에 대해 이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합당 관련해서 아젠다를 위로 올려놓고 있지 않다. 저희가 준비되어 있다면 먼저 제안하란 상황이라 저희가 이번 주중 마련해 아마 다음 주 화요일 정도 큰 가닥은 잡힐 것 같다"고 전망했다.

국민의당 측은 합당이 늦어질 이유가 전혀 없다며 이날 만남은 가볍게 만난 것이라고 일축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당 측은 "합당이 늦어질 이유가 전혀 없다"며 "이날 만남은 가볍게 만난 것"이라고 일축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어 "저희는 (합당이) 늦어질 이유가 전혀 없다. 왜냐하면 국민의힘은 그동안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았다. 전당대회에 이어 대변인 선출 프로그램 등 여러 상황이 있었다. 그런 상황 중에 실무진끼리 미팅은 진행되고 있다"며 "다만 서로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국민의힘은 구체화된 안이 아직 없다. 저희는 안이 있지만 우리 안만 가지고 논의할 순 없잖나"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두 사람 만남을 '3지대' 시그널로 국민의힘 압박 성격이라고 분석했다. 이종훈 명지대 교수는 "일단은 두 사람 다 몸값 올리기를 시도 중이다"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통화에서 "안 대표 입장에선 합당 과정에서 지분 논란도 있었고, 최대한 자기 지분을 많이 확보한 상태에서 합당을 성사시키고 싶은 것 아니겠나"라며 "밖에서 뭔가를 할 것처럼 분위기를 만들면 국민의힘이 다급해서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 그걸 기대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윤 전 총장 입장에선 마찬가지로 입당할 때 경선 통과를 보장받고 싶지 않겠나. 그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정치권은 윤 전 총장과 안 대표가 모두 국민의힘 압박을 위해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는 시각이다. /국회사진취재단
정치권은 윤 전 총장과 안 대표가 모두 국민의힘 압박을 위해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는 시각이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이 영향을 받을지에 대해 이 교수는 "조금 힘겨루기를 더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며 "'뭔가 유인책을 던져야 한다'는 생각 정도는 할 수밖에 없는 국면이다. 한편에서는 당내 대권주자들을 키우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외부에 있는 대권주자들도 당 안으로 끌고 들어와야하니 투트랙으로 가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대권 출마를 선언한 원희룡 제주지사의 지지 모임인 '희망오름 포럼' 출범식에 대거 참석했다. 희망오름에 참여한 현직 의원은 34명, 정회원 외 참석 인원은 13명이었다. 이날 행사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참석해 원 지사를 격려했다.

김 전 위원장은 원 지사를 향해 "대통령 후보로서 갖춰 갖춰야 할 자질은 다 갖췄다"고 평가하면서 윤 전 총장에 대해선 "사실 지금 나타나고 있는 지지율이라는 게 결정적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거리를 뒀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스스로가 대선 후보를 만들어내고 선거에 승리하겠다는 자신을 가지면 당 밖 분들도 자연스레 관심을 갖고 국민의힘에 들어오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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