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으로 '반문연대' 나선 윤석열…'중도 표심' 잡을까
입력: 2021.07.06 05:00 / 수정: 2021.07.06 05:00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이재명 경기지사와 설전 후 탈원전 비판 행보를 이어가면서 보수 텃밭 다지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이재명 경기지사와 설전 후 탈원전 비판 행보를 이어가면서 '보수 텃밭 다지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이 듣습니다' 첫행보 주목…텃밭 표심부터?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정치 첫발을 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설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비판 등 반문 행보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부인과 장모 관련 사생활 논란에 따른 국면 전환용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당초 중도 외연 확장에 기대감을 모은 윤 전 총장이 되려 보수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 초년생으로 행보를 시작한 윤 전 총장의 정체성에 다양한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첫 번째 민심 행보인 '윤석열이 듣습니다'는 국립대전현충원과 KAIST 방문이 될 예정이다.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과 관련해 원자핵공학과 학부 및 대학원생을 만날 예정이다.

윤 전 총장의 첫 정치적 행보가 '탈원전 문제 지적'이 되면서 본격적인 '반문재인 행보'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앞서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점령군 논란'을 놓고 설전을 벌이다 '색깔론'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이 지사의 '구태 색깔론'이라는 지적에 5일 "철 지난 이념을 논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주한규 교수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제 관심은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밖에 없다"면서 "역사 인식이란 건 정치가 입장에서 보면 사회를 진단하는 눈이고 또 미래를 준비하는 전망이다. 그런데 자유민주주의 역사관을 부정하면서 과연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현재 문제점이나 미래 기술혁명 시대 보전을 극복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분의 개인적 역사 인식을 논하고 싶지 않지만, 국가 최고의 공직자로서 나라의 중요한 정책을 지휘할 자리에 있거나 지휘를 희망하는 분들이라면 그래도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역사관과 세계관을 가지고 나라를 운영해야 하지 않느냐는 게 제 생각"이라며 "이념 논쟁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5일에 이어 6일 대전 KAIST를 방문해 탈원전 정책 비판을 이어갈 예정이다.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5일에 이어 6일 대전 KAIST를 방문해 탈원전 정책 비판을 이어갈 예정이다. /국회사진취재단

탈원전 정책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월성 1호기 사건을 지휘했던 검찰총장 시절 경험을 살려 대응해나갈 전망이다. 탈원전 정책은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과제로 월성 원전 1호기의 조기폐쇄 과정에서 경제성 평가가 현저히 낮게 평가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윤 전 총장은 이와 관련해 주 교수와 만난 자리에서 "제 스스로 생각하기엔 총장직을 그만두게 된 게 월성 원전 처리와 직접 관련이 있다"며 "첫 직무정지 소송을 통해 자료 폐기 직원을 구속영장 청구하도록 지휘했고 징계에 의한 직무정지, 효력정지 가처분을 받고 복귀해 지휘했다.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이란 게 백운규 산자부 장관 구속영장 청구로 인해 그런 것이라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이상 자리에 앉아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 나왔다. 오늘날 여기 정치 참여 계기까지 월성원전 사건과 무관하지 않고, 탈원전과 무관하지 않다 생각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으로 여론의 주목을 받은 윤 전 총장이 '텃밭 표심 다지기'에 급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출마 선언 때부터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한 윤 전 총장의 관점이 '중도 확장' 보다는 '보수'로 향해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확실하게 지지표를 끌어모을 수 있는 행보를 하는 게 우선이다. 급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회사진취재단
전문가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확실하게 지지표를 끌어모을 수 있는 행보를 하는 게 우선이다. 급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회사진취재단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와 관련해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지금 윤 전 총장은 지지층 다지기도 부족하다"며 "지지층을 확보한 다음에 중도로 간다. 정치적인 역량이 많다면 이미 지지층을 장악하고 중도로 나아가야 하지만 윤 전 총장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본인도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어차피 기호 2번으로 (대선 출마)할 것 아닌가. 아직 입당 등 판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기호 2번에 확실하게 지지표를 끌어모을 수 있는 행보를 하는 게 우선이다. 급한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보수 내부의 강성반문연대 핵심 지지층을 얻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는 모습은 신선함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줄 수 있다"면서도 "중도는 본선 싸움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본다면 중도 확장성은 다른 사람보다 많이 있다. 하지만 중도표를 확장시키려는 생각보다는 일단은 보수층을 확보하기 위해 반문연대의 깃발을 든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오는 6일 '윤석열이 듣습니다' KAIST 방문 이후 금주 중으로 다음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윤 전 총장 측은 통화에서 "아직 열린 상태로 있다. 논의 중"이라며 "(다음 일정은) 조만 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문연합' 행보에 나선 윤 전 총장이 본격적인 '문재인 때리기'로 중도 표심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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