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미 점령군' 발언을 두고 야권의 공세가 이어지자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왜곡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이선화 기자 |
"이재명 발언 부적절" 야권 공세 이어져
[더팩트 | 서재근 기자] 대권 도전을 선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미 점령군' 발언을 두고 야권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왜곡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친일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는 발언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기 전 미군 정기의 해방공간에서 발생했던 일을 말한 것"이라며 "승전국인 미국군대는 패전국인 일제의 무장해제와 그 지배영역을 군사적으로 통제했으므로 '점령군'이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군 스스로 포고령에서 '점령군'이라고 표현했고, 한반도를 피해국이 아니라 패전국 일본의 일부로 취급했다"라며 "이는 많은 역사학자들이 고증한 역사적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자신을 향한 비판적 시선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친일잔재가 제대로 청산되지 못한 현실을 지적하고, 이육사 시인에 대한 경의를 표한 것을 의도적으로 왜곡해 공격했다"라며 "'역사인식 부재'라고 마타도어(흑색선전) 하기 전에 '역사지식 부재'부터 돌아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1일 경북 안동 이육사문학관을 찾아 "대한민국이 친일 청산을 못 하고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점령군'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연일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가 비겁한 변명을 했다"라며 "대한민국을 친일세력과 미 점령군이 만든 지배체제로 더럽혀진 나라로 이야기한 것은 이 지사 본인이다. 잘못된 역사 인식보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태도가 더 문제다. 자기를 비판하는 상대방을 지식부재라고 몰아붙이는 적반하장의 공격성은 본성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 역시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가 그의 브랜드가 돼 버린 '막말'을 이어가고 있다"라며 "이 지사의 '근본 없음'이 가족뿐만 아니라 조국을 폄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전날(2일) 페이스북에 올린 '이재명 지사님, 당신은 과거입니까 미래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지사는 충격적인 역사관을 밝혔다"라며 "국민 편 가르기에 역사를 이용하는 모습을 개탄한다. 과거를 팔아 정치하고, 과거를 팔아 집권하고, 과거를 팔아 통치하며 미래를 힘들고 어렵게 만드는 정권은 이제 정말 그만 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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