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X파일' 파문 윤석열, 왜 29일 기자회견하나
입력: 2021.06.26 00:05 / 수정: 2021.06.26 00:05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오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 선언을 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 윤 전 총장과 관련한 X파일 파문이 뜨거운 가운데 윤 전 총장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지난 9일 오후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한 윤 전 총장이 취재진에 답하는 모습. /이동률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오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 선언을 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 윤 전 총장과 관련한 X파일 파문이 뜨거운 가운데 윤 전 총장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지난 9일 오후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한 윤 전 총장이 취재진에 답하는 모습. /이동률 기자

☞<상>편에 이어

최재형·김동연 대권 앞으로?…'文정부 요직에 야권 인사 중용한 셈'

[더팩트ㅣ정리=이철영 기자]

◆세 가지 버전 윤석열 'X파일'의 진실은?

-윤 전 총장 X파일 논란이 아주 뜨거웠지?

-윤 전 총장 X파일이 이번 주 정치권을 강타했어.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X파일은 총 세 가지야. 정치권에서는 "봤다" "볼 생각이 없다" 등등 말이 많아. 또, X파일 출처를 두고도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지. 국민의힘에선 여당이 문서를 생산했다는 입장이고, 민주당 등 여권에서는 국민의힘에서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압박하기 위해 생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정치권과 SNS 등에서 나돌고 있는 '윤석열 X파일'은 버전이 여러 개야. 목차만 있는 6장짜리 PDF파일, '윤석열 누가 죄인인가'라는 제목의 문서, '윤석열 마누라'라는 제목의 압축 파일 등이야.

-X파일 내용을 놓고도 설왕설래야. 도대체 무슨 내용이 담긴 거야?

-일단 야권에선 윤 전 총장 X파일을 거의 접해보지 않았다는 반응이야. 또, X파일이 있더라도 개인 사생활을 짜깁기해 만든 '찌라시'(지라시) 수준일 뿐 정치적으로 타격이 크지 않을 거란 시각이 많아.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의혹을 담은 이른바 'X파일'은 실체가 불분명해. 여권은 연일 윤 전 총장을 향해 공세를 벌이고 있지만, 비위 의혹과 사생활이 담겨 있다는 정도의 풍문으로만 전해지기 때문에 크게 피부로 와닿지 않고 있어. 윤 전 총장과 처가 관련 의혹이 정리된 파일 등이 나돌지만, 대부분 검증이 안 된 출처 불명의 의혹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게 느껴져. 윤 전 총장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기 위해 만들어진 것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 있어 보여.

지난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 겸 이회영기념관 개장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는 윤 전 총장. /이동률 기자
지난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 겸 이회영기념관 개장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는 윤 전 총장. /이동률 기자

-윤 전 총장의 신상과 비위 문제가 담긴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X파일'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 건 지난 5월 21일 신지호 전 국회의원의 언론 기고문을 통해서였어. 이후 정치권 안팎에서 '윤석열 X파일'이 입방아에 오르고 취재진도 사방팔방 입수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지.

-대다수는 윤 전 총장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거론됐던 의혹들을 정리해놓은 수준이라 법적으로 문제 될 만한 건 없다는 게 정치권 평가야. 특히 여권에선 송영길 대표가 대놓고 윤 전 총장에 대한 의혹들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아쉬워하고 있어. 패를 다 드러낼 필요는 없다는 거지. 개인적으론 윤 전 총장 아내와 처가(妻家) 문제가 있더라도 결혼 전 일이라 결정타가 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

-다만 대선 정국에서 네거티브가 격해질 경우 적절하게 잘 대응할 TF팀을 탄탄하게 꾸려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지고 있어. 윤 전 총장은 최근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최지현 변호사 등을 영입하는 등 캠프를 꾸리고 있어. 정치권이 '이종격투기'로 비유되는 만큼 다양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윤 전 총장이 X파일 논란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29일 정치 선언을 한다고 했지?

-맞아. 윤 전 총장이 우여곡절 끝에 오는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로 했어. 출마선언 시기를 두고 엇갈린 추측성 보도들이 나오면서 혼선이 있었는데 지난 24일 날짜를 확정한거야. 이날은 1987년 6·29 민주화선언 34주년을 맞는 날이야.

-당초 27일에 출마선언을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을 때, 윤 전 총장 지지자 모임(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 한 관계자는 기자에게 "27일은 아니고, 7월로 넘기지도 않을거다. 민주화선언이 있었던 29일이 유력하다"고 말했었는데, 그대로 됐어(웃음).

-우리나라 직접 민주주의의 전환점이었던 이날 새로운 시대적 소명을 선보이면서 출마를 선언하는 게 타이밍이 가장 좋다는 거지. D-Day는 정해졌고, 윤 전 총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힐지 잘 지켜봐야 할 것 같아.

-윤 전 총장의 정치 선언 현장엔 수많은 인파와 취재진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동시에 그날 행사를 기획했던 정치권 인사들은 난감함을 드러내기도 했지. 홍준표 의원은 그날 대선 출마 선언을 하기로 훨씬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고 해. 때문에 윤 전 총장의 정치 선언을 달가워하지 않았다는 후문도 있어(웃음). 윤 전 총장의 비전 발표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여.

-사실 윤 전 총장이 7월 2일 이후 정치 선언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는 말들이 있었어. 정치권 및 법조계 관계자들은 7월 2일 윤 전 총장의 장모 1심 선고가 있는데 유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더라고. 한 법조계 관계자는 "아무리 잘 나와도 집행유예가 아닐까 싶다"고 전망했지. 이들은 윤 전 총장이 장모의 1심 선고 결과에 따라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는데, 윤 전 총장도 이를 고려해서 정치 선언을 앞당긴 게 아닌가 싶기도 해.

정치권에선 최재형 감사원장(왼쪽)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대선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특히 최 감사원장은 이르면 28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새롬·남윤호 기자
정치권에선 최재형 감사원장(왼쪽)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대선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특히 최 감사원장은 이르면 28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새롬·남윤호 기자

◆최재형 감사원장·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야당으로?

-윤 전 총장도 모자라 최재형 감사원장도 조만간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지?

-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 후보로 꼽히던 최 감사원장이 다음 주 초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어. 감사원장 임기를 6개월가량 앞둔 시점에 사의를 표명하는 것은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해.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우려를 의식해 사의와 동시에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는 않겠지만, 일단 현 정부를 떠나 시간을 갖고 야당의 대선 경선 스케줄에 맞춰 대선을 준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김 전 부총리는 아직까지 대선 출마 등에 대해서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야. 그런데 정치권 인사들에 따르면 김 전 부총리가 오래전부터 대선을 준비 중이라고 해. 언제쯤 대선 출마를 발표할지 모르겠지만, 그리 늦지는 않을 것 같아.

-두 사람은 문재인 정부 요직에 있거나 있었던 사람이잖아. 그래서 여권의 시각이 좋지 않은 것 같은데?

-최 감사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감사원장에 임명됐지만,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감사 등으로 청와대·여당과 대립각을 세워왔어. 현 정부에서 윤 전 총장과 비슷한 행보를 보였는데, 임기 도중 사퇴 후 야권 대선 출마까지 겹칠 경우 문재인 정권은 상당한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현 정부에서 사정기구인 검찰과 감사원을 책임졌던 인사들이 동시에 정부와 등을 돌리는 것은 현 정부에 진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그널을 줄 수도 있거든. 다만 고도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요구하는 사정기구 수장이 본인의 정치 행보를 위해 임기 중 사퇴하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도 있을 것으로 예상돼.

송영길(왼쪽) 민주당 대표는 최근 야권행이 알려진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관련해 우리에 대한 애정이 있고 그쪽으로 가지는 않겠다고 한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남 못 먹게 침 묻히려는 느낌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이선화 기자
송영길(왼쪽) 민주당 대표는 최근 야권행이 알려진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관련해 "우리에 대한 애정이 있고 그쪽으로 가지는 않겠다고 한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남 못 먹게 침 묻히려는 느낌'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이선화 기자

-두 사람은 문재인 정부 인사라는 공통점이 있어. 그런데 김 전 경제부총리와 최 감사원장은 야권 대선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지. 민주당 한 인사가 그러더라고. "실제로 두 사람이 야권 대선주자가 된다면, 역설적으로 문재인 정부는 핵심 요직에 야권 인사를 중용했던 셈"이라고. 우스갯소리로 한 얘기지만, 왠지 모르게 씁쓸한 표정이었어.(웃음)

-최재형 감사원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연이어 야권 대권 후보로 나선다는 관측이 나와. 송영길 대표의 말처럼 민망한 상황이 연출될 모양새야. 하지만 어떻게든 이를 저지하려는 송 대표의 행보가 민주당의 매력을 더 깎는 것 같아. 송 대표는 지난 23일 "김 전 부총리는 그래도 우리에 대한 애정이 있고 그쪽으로 가지는 않겠다고 한다"라며 대선 경선 참여 러브콜을 보냈어. 하지만 김 전 부총리 측은 그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고 즉각 부인했지.

-민주당 내부에서는 지난 4·7 재·보선 때도 김 전 부총리에게 서울시장 출마를 요청했는데 그때 긍정적으로 답변했기 때문에 당이 적극 영입 의사를 표하면 김 전 부총리가 넘어올 수 있다고 기대하는 눈치야. 하지만 김 전 부총리의 그동안의 소신과 행보가 민주당과 맞는 것 같진 않아.

-송 대표의 경선 참여 공개 제안은 김 전 부총리의 야당 행 입지를 좁히려는 전략적 의도가 짙어 보여. 한마디로 남 못 먹게 침 묻히려는 느낌(?)이랄까.(웃음) 국민의힘도 김 전 부총리를 최 감사원장, 윤 전 총장과 함께 '당 외 3룡'으로 분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전 부총리 입장에선 민주당의 적극적인 구애가 달갑지만은 않을 것 같아.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문혜현 기자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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