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추 전 장관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빅3' 구도를 흔드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새롬 기자 |
중도 외연 확장 한계성…윤석열 저격수 나설듯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추다르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강단 있는 정치인으로 평가받는 그가 본격적으로 대권 경쟁에 뛰어들게 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지형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대선을 9개월 앞두고 추 전 장관이 여권 대선 구도에 합류한다. 이미 출마를 선언했거나 공식화한 대권 주자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다. 박용진·이광재 의원과 양승조 총남도지사, 최문순 강원도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여기에 여권 투톱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활발하게 대선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김두관 의원은 다음 달 1일로 출마 선언 시기를 결정했다.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됐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사실상 불출마를 시사하면서 민주당 내 대권 후보군 윤곽이 거의 드러났다.
잠룡 9명 구도로 대선 경선 레이스가 확정되는 모양새인 가운데 추 전 장관은 현재 '빅3' 구도를 흔드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이후 범여권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정 전 총리의 지지율보다 높게 나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있어서다.
PNR리서치가 머니투데이 더300 의뢰로 19일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 범여권 대선주자 적합도는 이재명(33.3%) 지사, 이낙연(13.6%) 전 대표에 이어 추 전 장관이 6.1%로 3위를 기록했다.
추 전 장관이 본격적으로 대선 행보에 나선다면 상승세 기대되는 대목이다. 특히 강성 친문 지지층의 지지를 등에 업고 체급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추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 시절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대립하면서 강성 친문 지지층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았다.
여야 대선 주자로 불리는 추미애 전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향후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이 예상된다. /더팩트 DB |
하지만 이재명 대세론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언근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추·윤 갈등 과정에서 생긴 많은 논란들이 아직 국민 뇌리에 남아 있다. 국민이 추 전 장관을 지지할지는 미지수"라며 "이 지사를 추월할 만큼 동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1월 취임한 이후 윤 전 총장과 번번이 대립했다. 취임한 직후 검찰 인사와 조직 개편을 둘러싼 신경전부터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수사 등 굵직한 사안마다 파열음을 냈었다. 라임 사태 관련 검사 로비 의혹과 가족 비리 의혹 사건에서 윤 전 총장을 수사에서 배제하기도 했다.
이런 일들로 추 전 장관은 많은 비판을 받았다. 특히 중도층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정치 사회적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피로도가 컸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하락했던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여권 일각에서 추 전 장관의 등판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정권재창출의 성패를 가를 중도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이유다. 또한 추 전 장관이 대선 경선에 뛰어듦으로써 오히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을 높여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2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추 전 장관의 대선 출마에 대해 "민주당의 '아킬레스건'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둔 윤 전 총장과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추 전 장관은 지난 17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만큼 윤 전 총장을 잘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제가 꿩 잡는 매"라며 정치적 다툼 의사를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