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우리는 가짜 약 아닌 진짜 약"…뚜렷해진 '반(反)이재명 전선'
입력: 2021.06.22 11:30 / 수정: 2021.06.22 11:30
대선주자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대표의 反이재명 전선이 뚜렷해지고 있다.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서울마리나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도심공항,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 앞서 기념사진을 찍으려다 정 전 총리(가운데)가 토론회를 준비한 이 의원(오른쪽)에게 가운데 자리를 권유하고 있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대선주자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대표의 '反이재명 전선'이 뚜렷해지고 있다.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서울마리나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도심공항,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 앞서 기념사진을 찍으려다 정 전 총리(가운데)가 토론회를 준비한 이 의원(오른쪽)에게 가운데 자리를 권유하고 있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단일화 가능성엔 "정책연대 활발하게 해야" 선 그어

[더팩트ㅣ여의도=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가운데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광재 의원의 '반(反)이재명 연대' 전선이 뚜렷해지고 있다. '도심 공항' 정책 공동 토론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당내 갈등을 촉발하고 있는 '경선 일정'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로 '연기'를 주장하고 있다.

세 사람은 22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서울마리나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도심공항, 어떻게 할 것인가?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 모색' 공동 토론회를 열었다. 3인 연합체는 '여의도의 카피바라'를 자처하는 이 의원이 주도하고 있다. 도심 공항 주변 고도제한 문제를 다룬 이번 토론회 역시 이 의원의 제안에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화답하면서 성사됐다고 한다.

토론회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정 전 총리는 "이 의원이 준비하고 이 전 대표와 제가 동참하는 형식이어서 이 의원이 먼저 말했으면 했는데 먼저 말하게 돼 송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전 대표는 "이 의원은 정책의 화수분"이라고 추켜세웠다. 이 의원은 두 사람을 향해 "두 분 총리님께 나라를 맡기면 정말 나랏일을 편안하게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지지율이 조금 더 오르셔야 한다"며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 뜨겁지 않게 개혁을 안정적으로 해가는 게 중요하다. 안정적으로 나라를 이끌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는 두 총리에게 힘내시라고 박수 부탁드린다"고 격려 박수를 요청하기도 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정세균 전 총리와 이낙연, 이광재 의원(왼쪽부터)이 22일 서울 여의도 서울마리나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도심공항, 어떻해 할것인가? 관련 토론회에 참석,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단상으로 올라 참석자들을 부르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민주당 대선 후보인 정세균 전 총리와 이낙연, 이광재 의원(왼쪽부터)이 22일 서울 여의도 서울마리나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도심공항, 어떻해 할것인가?' 관련 토론회에 참석,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단상으로 올라 참석자들을 부르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동시에 여권 선두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선 경계했다. 이 의원은 "한국 정치의 고질병이 특정 후보, 캠프가 집권하는 것"이라며 "이제는 민주당과 시스템이 집권하는 시대를 열어야 한다. 저는 오늘과 같은 제2, 3의 토론회로 이 전 대표, 정 전 총리가 부르면 가겠고, 함께 정책을 실천해서 권력과 정치가 만나는 자리, 민주당이 집권하는 시대를 열었으면 좋겠다. 오늘 이 자리는 가짜 약이 아니고 진짜 약이다"라고 했다. 앞서 이 지사가 "가짜 약장수들이 희귀한 동물을 데려다가 사람들을 모아둔 다음에 가짜 약을 팔던 시대가 있었다. 이제는 그런 식으로 약을 팔 수 없다"며 경선 연기를파를 '가짜 약장수'에 비유한 것을 비꼬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대선 경선 연기파'인 이들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 안건을 당무위원회에 회부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전 총리는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의총은 어떤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단위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모든 정당 문제에 대해 의총이 의견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토대로 지도부가 좋은 결론을 도출해줄 것"이라며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공론의 장이 마련되고 충분한 토론을 거쳐 결론에 도달하면 모두가 승복해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 지사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오늘 의총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면 좋겠다. 가장 좋은 건 이 지사가 통 큰 양보를 하는 거다. 문재인, 노무현 후보 때도 앞서 나가는 사람이 불리할 때 양보하면 국민이 더 큰 지지를 보내줬다. 민주당도 합리적인 서로가 윈윈하는 결정이 나길 희망한다"고 했다. 이어 "후보를 대표하는 분들이 연석회의로 실무 논의하고 어느 정도 합의에 이르게 됐을 때 후보 간 만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반면 이 지사는 여전히 "정치집단에서 국민 지지는 신뢰에서 나오고 신뢰는 약속과 규칙을 지키는 것에서 생긴다"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이날 '개 식용 및 반려동물 매매 관련 제도개선' 국회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갈등 국면에서 통 크게 받아주면 대범하다, 포용력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고, 개인적으로 그게 유리하다는 점을 모를 만큼 하수는 아니다. 그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우리 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되고 소탐대실 결과가 되기 때문에 전술적으로 손실일 수 있지만, 당을 위해서 이 나라 정치 발전을 위해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3인방'의 연이은 공동 행보가 정책연대에 그치지 않고 단일화 테이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정책 연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정치권에는 '정책이 표가 안 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도그마를 깨고 싶다. 권력과 정치가 만나는 정책연대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싶다"며 단일화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정 전 총리도 "원래 정책정당은 제가 항상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다. 그래서 당의 책임 있는 사람들이 좋은 정책을 만들기 위해 힘을 합치는 건 매우 소중한 움직임"이라며 "(토론회 공동 개최를)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 다른 분들과도 정책을 공감하고 토론할 부분 있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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