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오락가락' 송영길, 갈등 피하려다 이별 통보 당할라
입력: 2021.06.20 00:00 / 수정: 2021.06.20 00:00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 경선 일정, 부동산 세제개편안 등 당내 현안에 대해 제때 결정하지 못하고 당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있다. 16일 교섭단체 대표연설하는 송 대표. /이선화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 경선 일정, 부동산 세제개편안 등 당내 현안에 대해 제때 결정하지 못하고 당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있다. 16일 교섭단체 대표연설하는 송 대표. /이선화 기자

'부동산' '대선 경선' 흔들리는 행보…말실수도 조심해야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요즘 '애착 유형'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불안형', '회피형', '안정형'이 있다. 특히 갈등 상황에 직면할 때 이들의 성향은 두드러진다. 안정형은 상대의 비판을 겁내지 않고 대화를 거부하지 않아 '안정감'을 준다. 불안형은 평소에는 상대에게 지나치게 기대지만, 조금이라도 언짢게 하면 공격적으로 변한다고 한다. 그보다 더한 게 '회피형'이다. 회피형은 의견이 충돌 조짐이 있으면 "당분간 연락하지 말자"며 불편한 상황을 피하고 본다.

여당으로 눈을 돌려 상황을 비유해 보자. 항상 '엄중'하다 가끔 아재개그로 헛웃음 짓게 했던 이 모(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씨와 헤어지고 최근 그를 만났다. '집 걱정 없게 해주겠다'는 헛 약속에 속아 진절머리가 난 터라 아무도 만나지 않으려 했지만, 송 모(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씨는 "뼈를 깎는 심정으로 노력하겠다"고 호소하길래 여차하면 찰 생각으로 만나고 있다.

그런데 요즘 참 마음에 안 든다. 먹고 사는 문제로도 신경 쓸 것도 많은데 자꾸 '대선 경선 어쩌고' 하면서 귀찮게 군다. '대선'은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파티로, 물론 먹고사는 데 중요한 규칙을 정하니 눈여겨봐야 한다. 송 씨는 파티에 내보낼 대표를 최종 결정하는 일을 맡고 있다. 그런데 대표를 '180일 전까지' 뽑기로 이미 약속했으면서 왜 자꾸 '미룰까? 말까' 이야기하는 건지.

충분한 의견 수렴도 필요하지만 당 주류인 친문의 눈치를 보느라 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17일 광주 건설현장 붕괴사고 대책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하는 송 대표(오른쪽). /국회사진취재단
충분한 의견 수렴도 필요하지만 당 주류인 '친문'의 눈치를 보느라 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17일 광주 건설현장 붕괴사고 대책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하는 송 대표(오른쪽). /국회사진취재단

사실 알 것도 같다. 파티 대표로 뽑히고 싶어 하는 이들이 있는데, 따르는 무리가 꽤 된다. 이들이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이니 백신 접종이 마무리될 때까지인 11월로 미루자고 자꾸 송 씨를 꼬드긴다. 일부 일리 있는 부분도 있다. 게다가 상대편에서는 젊은 친구(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하나가 '따릉이' 자전거도 타고, 평소 가지 않던 광주를 방문하는 등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쪽으로 자꾸 시선이 간다. 하지만 경선을 일찍 하기로 못 박았던 건 파티에 나갈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검증을 철저히 받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송 씨는 "후보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일정 연기는 안 된다"고 했었다. 가장 유력한 대표주자(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가짜 약 팔지 말라"면서 경선 일정을 그대로 진행하자는 확고한 입장이다.

송 씨는 '경선 연기' 문제가 불거지자 처음에는 내게 "'기획단이 만들어지면 의견 모아서 결정할 거야"라고 말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도록 기획단 꾸리기를 미루더니 최근(16일)에는 "기획단 꾸리기 전에 이번 주 내로 결정할게. 원래 기획단이 정할 일이 아니야"라고 하더라.

답답한 건 이뿐만이 아니다. 그의 친구 중에 '부동산' 문제를 잘못 관리해서 걸린 12명이 있다. 대선을 앞두고 소문날 수 있으니 송 씨는 "일단 경찰서에서 수사받고 깨끗하면 다시 놀자"고 통보했는데 몇 명이 "싫다"고 하자 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집 하나는 마음 편하게 갖고 있어야지" 하면서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을 줄여주기로 마음먹어놓고 '친문'을 필두로 주변에서 반대하니 '결정'은 못하고 '경청'만 하고 있다. 경청이 나쁜 건 아니지만, 미래 비전을 분명히 말해줘야 계속 만날지 말지 정하지 않겠나. 이런 점을 지적했더니 그는 "특정 세력에 주눅 들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일단 좀 더 두고 봐야겠다.

그나저나 '말실수'가 너무 잦다. 광주에서 철거건물이 부실 관리로 무너져 9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는데 "운전자의 본능적인 감각으로 뭐가 무너지면 액셀만 조금 밟았어도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발언의 맥락이야 그 운전사를 지적하는 게 아니었겠지만 듣기에 그저 민망하다. 지난번엔 '기러기 가족'을 두고 "남편은 술 먹다 죽고 여자는 바람난다"고 하더니...우리 헤어지지 않으려면 말조심합시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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