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다. 17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는 이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
<더팩트> 정치팀은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공정' 민감 '이대남' 겨냥 의도 해석…윤석열·송영길·류호정의 '말말말'
[더팩트ㅣ정리=박숙현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다. 여당에선 10년 전 무혐의 결론 난 그의 '병역 특혜 의혹'까지 꺼내며 압박했다. '새 식구'가 될 국민의당과도 신경전이 치열하다. 야권 대선주자 선호도 선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입당과 맞물려 양당의 지분 나누기를 위한 수 싸움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등 6박 8일 간의 유럽 3개국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청와대의 '실수'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지만,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며 사실상 'G8' 자격으로 국격을 높이는 외교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전 총장,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류호정 정의당 의원. 공통점 없어 보이는 이들은 '이번 주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윤 전 총장은 '손', 송 대표는 '입', 류 의원은 '등'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과의 합당 협상, 예방, 인선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17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국회사진취재단 |
◆'10년 전 무혐의' 병역 특혜 의혹까지...이준석 '일거수일투족' 주목
-이번 주도 관심사가 뜨거운 이 대표 이야기부터 시작해볼까. 김용민 민주당 최고위원이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병역을 문제 삼았어. 10년 전에도 강용석 당시 의원이 문제 삼았지만, 검찰에서 무혐의로 끝났던 것 같은데... 이 문제를 왜 또 꺼냈지?
-김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2010년 지식경제부 소프트웨어 분야 인재육성 마에스트로 과정 선발 당시 해당 공고에 '공고일 현재 대학교 및 대학원 재학 중인 사람만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을 문제로 삼았어. 그는 "만약 자격도 안 되는 사람이 허위로 지원해 장학금까지 받았다면 업무방해를 넘어 사기죄까지 성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어. 이 대표는 하버드대를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다닌 걸로 알아. 졸업한 사람이라 응시 자격이 없다는 게 의혹 제기의 이유야.
-이거야말로 '억까(억지로 까내리기)' 아닐까 싶어. 이미 10년 전에 결론이 난 상황이고, 양당 지도부가 새롭게 세워진 뒤 상견례를 마친 지 하루밖에 안된 시점에서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내놓은 의혹이란 지적이 나와. 이 대표도 '민망하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어.
김용민 최고위원은 18일 이 대표의 10년 전 병역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1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김 최고위원. /이선화 기자 |
-이 대표는 관련해서 뭐라고 해명했지?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지원 당시 병무청과 정보통신산업 진흥원에 문의해 다 확인하고 지원했다. 10년 전에 병무청에서도 아무 문제 없다고 하고 강용석 당시 의원이 고발해 검찰에서도 다시 들여다봐서 문제없다던 사안"이라고 짚었어. 이 대표는 김 최고위원이 대학교 및 대학원 재학 중인 사람만 지원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도 "'졸업생'으로 명기해서 지원해 합격해서 연수받았고, 휴가와 외출 처리 정확히 했다"고 말했어. 김 최고위원이 제기한 의혹 자체가 이미 10년 전에 결론이 난 만큼 '흠집 내기'라고 비칠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닌가 싶어. 정확한 근거 없는 비방은 조급해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야.
-김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해 "언론이 제기하는 의혹"이라고 말했는데, 사실 이 대표 병역 관련해 언론이 새로운 내용을 제기하거나 집중 조명한 건 없어. 의혹의 사실 여부와 관련 없이 '공정'에 민감한 2030 청년층을 겨냥해 이들의 지지를 받는 이 대표 '저격수'를 자처했다고 봐. 이 대표 카운터 파트너는 송영길 대표인데 김 최고위원이 나선 것도 이 대표 위상을 깎아내리려는 게 아닌가 하는 시선도 있어.
-우리나라에서 병역 문제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잖아. 이 대표나 국민의힘을 향한 주목도가 높고, 특히 2030 남성들의 지지가 높은 상황이니까, 민주당이 이대남(20대 남자)들을 돌아서게 하기 위해 이슈를 던진 게 아닌가 싶어.
-이제는 의도적인 흠집 내기가 먹힐지 의문이야. 시대가 많이 바뀐 것을 아직도 모르나 봐. 참 안타까워.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힘겨루기가 본격 시작될 조짐이다. 16일 예방 자리에서 기념촬영하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이선화 기자 |
-이 대표를 향한 관심도가 엄청 높은 상황이다 보니 마음이 급한 것 같아. 이 대표는 이번 주 예방부터 인선까지 바쁜 시간을 보냈는데, 가장 관심 있었던 만남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였어. 합당 문제가 있으니까. 그런데 서로 다른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
-이 대표가 "저는 요즘 국민의당으로부터 새로운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고 한 말만 봐도 양당 간 상당한 견해차가 있는 것으로 보여. 국민의당은 사전에 논의되지 않았던 당명 변경을 요구했어. 또 합당 후 상황을 고려해 임명하지 않았던 당협위원장도 임명했지. 국민의힘은 이런 내용을 나중에 언론을 통해서 접했어. 합당 논의가 순조롭게 될지 우려가 나와.
-안 대표는 합당하고 싶은 의지가 있긴 있는지 좀 의심스러워. 합당하겠다면서 당협위원장 임명까지 한걸 보면 말이야. 지분 싸움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실제는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아. 이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있는데, 최근 원외 인사를 몇 명 만났는데 "안 대표는 최대한 시간을 끌 것이다. 그러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도 늦어지고. 시간이 늦어지면 이 대표도 조급해질 수밖에 없고, 그러면 당내에서 이 대표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그러면 윤 전 총장은 안 대표와 손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고. 윤 전 총장도 국민의힘에 입당하겠다고 했지만, 국민의당과 합당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들어가기 어렵다는 것을 안 대표도 잘 알기에 이용하려 한다는 거야.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로 느껴지네. 이 대표의 최우선 과제가 합당과 영입이니 시기가 늦춰질수록 국민의당이 가져갈 지분이 많아질 것 같아. 복잡한 수 싸움이 얽혀 있구나.(웃음)
-주호영 원내대표 시절에도 합당 논의할 때 국민의당 모 인사가 본인을 사무총장으로 해달라고 요구해서 결렬됐다는 이야기도 있더라고... 진실은 그들만 알겠지.
-이 대표의 인선과 관련해서 잡음이 나오고 있지?
-한기호 사무총장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지. 군 사령관 출신인 한 총장은 과거 세월호 참사를 두고 음모론이 있다고 하거나,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오물'이라고 하는 듯 극우적인 성향을 드러낸 바 있어. 그래서 합리적 보수를 추구하는 이 대표가 왜 한 의원을 총장에 임명했느냐는 말이 다수 나오고 있어.
-인사가 만사라고 했는데 시작부터 뒷말이 나오는 걸 보면 이 대표의 앞날도 순탄치는 않을 것 같아. 아직은 허니문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앞으로도 꽃길일지 가시밭길일지 지켜보자고.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11~17일 영국·오스트리아·스페인 순방을 마치고 18일 귀국했다. 문 대통령 내외가 1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 전용기에서 내리며 손을 흔들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문 대통령 'G8 같은' G7 순방...청와대는 '잔실수'
-문재인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돌아왔지? 청와대는 한국 위상을 드높였다고 자평하던데.
-11~18일 영국 G7 정상회의 참석, 오스트리아, 스페인 국빈 방문 일정을 순조롭게 잘 마치고 18일 귀국했어. 문 대통령은 방문한 나라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았는데, 이를 통해 한국의 높아진 국제적 위상을 보여준 순방이었다고 청와대는 자평했어. 또, 순방한 3국과 코로나19 백신 협력 등의 성과도 있었고, 오스트리아와 스페인과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관계가 격상됐다는 게 청와대 측 평가야.
-여당도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 외교 성과를 부각하는 모습이야. 송 대표는 18일 최고위에서 문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 이어 스페인과 오스트리아 국빈 방문을 통해 두 국가와의 관계를 전략적 동반관계로 격상했다면서 "작지 않은 외교 성과"라고 평가했지. 또 "국내 언론이 대한민국 위상에 대해 너무 인색하게 지면을 할애하는 것 아닌가"라며 아쉬움을 표할 정도야.
-청와대는 국제적 위상을 보여준 순방이라고 했지만, 사소한 실수들이 좀 있었지?
청와대는 이번 3개국 유럽 순방에서 외교 성과가 작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 양자회담장 앞에서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
-대한민국 정부 페이스북 계정에 지난 13일 영국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참석자 기념사진과 함께 '사진 한 장으로 보는 대한민국의 위상'이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는데, 원본 사진에 있는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을 삭제한 채 올렸어. 이를 두고 G7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와 세계 최강대국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사이에 서 있던 문 대통령을 조금 더 중앙으로 보이게 하게끔 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지. 이는 외교적으로 남아공에 큰 결례야. 이에 대해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실무자의 '단순 실수'라는 입장을 밝혔는데, 그러면서도 담당 실무자를 징계하기로 했어. 정부 안팎에선 단순 실수라고 했으니 '경징계'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
-또한 정부는 논란이 된 사진에 대한 설명으로 "고난의 시간을 극복한 위대한 국민들의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물입니다"라고 했다가, 수정한 게시물에서 '정부'를 추가해서 "위대한 국민들과 정부가 함께 해온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물입니다"라고 바꿨는데, 이를 두고도 뒷말이 나왔어. 문 대통령과 정부를 과하게 돋보이도록 하려다 오히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역효과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왔지.
-실수는 또 있었어. 청와대는 지난 15일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문 대통령의 오스트리아 하일리겐크로이츠 수도원 방문 소식을 알리면서 게시글에 오스트리아 국기 대신 '독일 국기' 그림을 삽입했어. 뒤늦게 청와대는 "작업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수정했는데, 이 또한 외교적으로 결례라는 지적이 나왔지.
-이외에도 청와대는 출입기자들에게 순방 소식을 전하면서 스페인 일정 참석자를 '오스트리아 측'이라고 했다가 나중에 수정하는 등 사소한 실수들도 있었어. 코로나19 팬데믹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뤄진 순방이어서, 순방에 동행한 취재진은 굉장히 제한된 범위에서 취재하고, 취재진 없이 청와대 측 인사만 들어간 일정도 많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일정에 사소한 실수가 여러 차례 나온 건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야.
-문 대통령은 6박 8일간 이뤄진 영국·오스트리아·스페인 순방을 각국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으면서 잘 마무리하고 18일 귀국했어. 문 대통령은 귀국길에 SNS를 통해 유럽 순방 소회를 밝혔는데 "체력적으로 매우 벅찬 여정이었지만, 그런 만큼 성과가 많았고, 보람도 컸다"고 했어. 또 "G7에서 (높아진) 대한민국의 위상을 확인했고, 빈에서는 문화·예술의 자부심을, 스페인에서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의지와 열정을 담아간다. 또 제약회사들과 백신 협력 논의도 있었다"고 순방 성과를 밝혔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규칙을 받아들이는 위치에서 규칙을 만드는 데 동참하는 위치로 변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순방"이라고 자평했어. 다만 G7 정상회의 기간 추진했던 한일 정상회담이 무산된 것은 문 대통령과 청와대 모두 유일한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어. 한일 정상회담 무산 외에는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게 청와대 측의 평가야.
-문 대통령이 SNS에도 적었지만, 엄청난 일정을 소화하며 노력한 것은 맞는 것 같아. 사소한 실수가 있었지만 말이야. 개인적으론 잘한 일은 잘했다고 격려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야권에서 너무 비판만 하는 건 아닌 것 같아.
-많은 일정을 청와대 측에서 챙기다 보니 사소한 실수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해. 아마 현지에 간 청와대 참모들은 잠도 거의 못 자지 않았을까 싶어.
송영길 대표는 '광주 건물 붕괴 참사' 관련 실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18일 정책 의원총회에서 준비한 자료를 보는 송 대표. /이선화 기자 |
◆송영길은 '입'으로, 류호정은 '등'으로 눈길
-이번 주 이슈가 된 정치인을 꼽자면 송영길 대표와 류호정 정의당 의원인 것 같아. 송 대표는 또 말실수 논란이 불거졌지?
-송 대표가 17일 철거 건축물이 버스정류장을 덮쳐 큰 인명 피해가 난 광주 관련 당정 대책협의 때 한 발언이 논란이야. "바로 그 버스정류장만 아니었다 할지라도 운전자의 본능적인 감각으로 뭐가 무너지면 액셀만 조금 밟았어도 사실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인데 하필 버스정류장 앞에 이런 공사현장이 되어있으니 그게 정확히 시간대가 맞아서 이런 불행한 일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이게 송 대표의 발언인데, 송 대표는 본의와 다르다며 언론을 향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어. 하지만 송 대표가 논란을 일으킬 만한 표현을 썼다는 점도 잘못이라는 지적이 나와.
-맞아. 송 대표는 "버스정류장이 없었다면, 그래서 버스가 바로 그 시간에 정차하고 있지만 않았다면, 혹시 버스가 사고 현장을 지나더라도, 이상한 조짐이 보였으면 운전기사는 본능적으로 승객의 안전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을 거라는 제 심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제가 다른 의미를 섞었겠나"라고 해명했어. 택시노조 사무국장 시절을 언급하며 "운전하시는 분들의 사명감을 일반인들보다 조금은 더 안다"고까지 했지. 하지만 해명 발언을 다시 읽어봐도 운전사가 기지를 발휘했으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수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돼.
-언론이 송 대표의 말을 곡해했다고 했는데, 기자들 반응은 어때?
-논란이 될 말 자체를 안 해야지, 스스로 논란거리를 제공하고 내 진의는 그게 아니었다고 언론을 질타하는 게 더 잘못된 대처라 봐. 해당 발언은 누가 봐도 실언 아닌가
-송 대표의 발언을 보자마자, '액셀'은 논란이 될 소지가 충분하다는 생각이 바로 들 정도였어.
-송 대표의 언론 탓이 습관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오해할 소지는 본인이 제공하고 논란이 되면 본래의 뜻이 그게 아니었는데 언론이 또 이상하게 썼다는 식이잖아. 매번 그런 식인 것 같아. 그냥 죄송하다. 다음부터는 신중하겠다고 하면 될 일인데.
-취재진은 '또 언론 탓'을 한다는 분위기야. 사실 민주당은 여러 차례 '언론 개혁'을 외치며 언론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내고 있는데, 있는 그대로 말한 것을 전달하는 언론이 일부러 송 대표의 말을 곡해하거나 악의적으로 해석해 쓸 이유도 없다는 반응이 다수야.
-개인적으로 송 대표의 본능적 감각이 얼마나 뛰어난지 궁금해. 그런데 송 대표가 직접 운전을 얼마나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웃음)
류호정 의원이 대표발의한 '타투업 제정법'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타투업법 제정촉구 기자회견에 등에 '타투 스티커'를 붙이고 참석한 류 의원. /류호정 의원실 제공 |
-류 의원의 타투 합법화 기자회견이 뒤늦게 반응이 뜨거워. 이번에도 의상에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류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의사당 본관 앞 잔디밭에서 등에 타투 스티커를 붙이고 등장했어. 스티커들이 아주 잘 보이게끔 등이 시원하게 트인 원피스를 입고 타투 합법화를 외쳤지. 이 기자회견뿐 아니라 법안 동의 과정에서 홍준표 의원이 등장한 점이 참 신선해. 류 의원은 홍 의원을 찾아가 "눈썹 문신하셨죠" 하면서 법안 동의를 요청했다고 해. 눈썹 문신처럼 문신은 다수 정치인이 할 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것이란 느낌을 단박에 주는 일화야.
-기자회견을 실제로 가서 봤는데 자신감이 대단해 보였어. 사진 찍어도 되는지 물으니 흔쾌히 "네!" 하더라고. 취재진은 생각보다 없어 보였어. 나중에 의원실에 가보니 보좌진이 "왜 안 오셨어요? 기자들이 많이 안 와 아쉬웠다"고 했어. 류 의원실에서 취재요청을 미리 하긴 했는데 드레스 입고 퍼포먼스 할 줄은 몰라서 많이들 가지 않은 것 같아.
-온라인상 반응을 보면 부정적인 댓글이 많더라고. '코로나 시국에 문신이 웬 말이냐'뭐 이런 내용들. 그리고 '비례대표제를 없애야 한다'는 반응도 꽤 있더라고. 이런 비난에도 류 의원은 "이런 거 하라고 국회의원 있는 거 맞다"고 했지. 강한 '멘탈'이 돋보였어.
-이런 의원들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일각에선 '관종'이라고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도 있긴 하지만, 류 의원이 지난 11일 발의한 '타투 합법화 법안'을 보면 의미가 있어 보여. 타투는 1992년 대법원이 의료인만 타투를 시술할 수 있다고 판단한 이후 현재까지 불법이야. 하지만 음지에서 활동하는 타투업자는 많은 게 사실이잖아. 류 의원은 그동안 법률 용어도 없어 사회적으로 부정적 인식이 강한 '타투행위'를 정의하고, 신고된 업소에서 자격이 있는 타투이스트만 시술 할 수 있도록 면허 발급요건과 결격사유를 규정했어. 동시에 타투업자에게 위생과 안전관리 의무 책임도 부여했지. 17대 국회부터 타투 시설 양성화 관련 법은 계속 발의됐다가 무산됐는데 그의 희생(?) 덕분인지 '타투업법'에 대한 관심이 지금 최고조인 것 같아. 내 주변에는 우리나라만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타투하면 불법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도 다수 있었어. 타투 합법화에도 긍정적이더라고.
'타투업 합법화' 찬반 여부와 상관없이 류 의원이 타투업에 대한 여론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타투업법 제정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류 의원. /류 의원실 제공 |
-개인적으로 타투 합법화는 찬성이야. 아직도 이걸 법으로 규제한다는 게 요즘 시대상황과 너무 맞지 않는 것 같아.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봐. 류 의원을 향한 비판도 많은 것 같은데, 그 비판의 대부분은 타투 합법화가 아니라 복장에 집중된 것 같아 아쉬워.
-류 의원이 타투 합법화에 대한 관심을 끌기 위해 스스로 희생(?)한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 자신의 상품을 의도적으로 구설에 오르게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려는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보였어. 결과적으로 타투 합법화에 대한 관심 몰이도 어느 정도는 성공한 것 같고.
-맞아. 저번에 BTS 멤버 정국을 언급하면서 타투업법 말한 것도 사과는 했지만 화제를 끌어냈잖아?
-스티커가 아니라 진짜 타투를 했으면 더 멋있었을 것 같아서 좀 아쉬워.
-어쨌든 아직은 불법인데 의원이 진짜 문신을 하기는 좀 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네.
-류 의원이 노이즈를 통한 이슈 폭발력은 진짜 좋은 것 같아. 앞으로 또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기대되는군.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방명록이 화제가 됐다. /이선화·이동률 기자 |
◆'지평선을 열었다'...윤석열 의외의 문장력?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방명록을 놓고 논란이 뜨거웠지.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봤는데 또 이게 정치화 됐네?
-이 대표는 글씨를 너무 못 써서, 윤 전 총장은 오타가 너무 많아서 비판이 나왔지. 워낙 주목도가 높고, 행보 하나하나가 중요하다고 평가되는 사람들이라 그런 것 같아.
-글씨야 잘 쓸 수도 있고, 못 쓸 수도 있는데 그걸 꼬집는 건 좀 이해가 안 됐어. 글씨를 다 잘 쓸 수는 없잖아. 예전에 안철수 대표도 방명록 글씨체를 놓고 진짜 못 쓴다는 말이 있었는데.
-민경욱 전 의원은 지난 14일 이 대표의 방명록 사진을 올리고 "글씨 하나는 참 명필"이라고 힐난했지. 나도 이해가 안 가. 정치인이 글씨를 잘 써야 할 이유는 굳이 없지. 민 전 의원은 "디지털 세대, 컴퓨터 세대들의 글씨체는 원래 다 이런가"라고 했어. 이 말이야말로 '꼰대'스러운 생각 아닐까? 어떤 것을 전공했느냐가 글씨체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있을까?
-그치. 정치인이 글씨를 꼭 잘 써야 하는 것은 아니잖아? 민심을 읽고 국민의 원하는 정치를 하는 것 이상이 있겠나 싶어.
-기본적으로 국민들이 정치를 불신하면서도 정치인들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모든 걸 잘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서 논란이 된 부분이 있고, 정적들이 상대방을 깎아내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논란을 유도한 측면도 있다고 봐. 다만 악필은 그럴 수도 있는데 윤 전 총장 비문은 좀 의외기는 했어.
왼쪽은 현충원 방문 뒤 이 대표 방명록, 오른쪽은 '연세대 김대중 기념관' 방문 후 윤 전 총장 방명록. /국회사진기자단, 윤 전 총장 측 제공 |
-나도 윤 전 총장은 의외였어. 특히 '지평선을 열다'라니...
-윤 전 총장이 워낙 책을 많이 읽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확실히 문장 맥락상으로는 '지평선을 연다'와 '성찰'이 적절하지 않아 보여.
-말과 글(공소장)로 사법정의를 구현하는 전 검찰의 수장이 남긴 글이라고는 전혀 생각하기 힘들 정도여서. 실무에서 손을 뗀 지 오래됐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
-솔직히 충격이었어. 특히 법률용어에 한자가 많은데
-하지만 또 이걸 두고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자동차 운전도 연습생에게는 운전대를 잘 맡기지 않는다. 대통령은 연습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했는데 이렇게까지 비난할 정도는 아니라고 봐. 굳이 나서서 비호감 이미지만 쌓은 것 같아.
-윤 전 총장의 경우는 안 대표가 매번 방명록에 오타를 내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닐까? 수많은 카메라가 방명록에 집중하고 있고, 정치권에 나와보지 않은 인물이라 충분히 떨릴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어.(웃음)
-안 대표는 기자들이 많았고, 윤 전 총장은 그렇지 않았다는 거야. 윤 전 총장은 혼자 다니거나 자신과 친한 사람들과 다니는데 긴장할 게 뭐가 있을까 싶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문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