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최근 서울중앙지법의 강제징용 배상 소송 각하 판결에 대해 "조선총독부 판결인지 의심스럽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송 대표. /국회=이선화 기자 |
"잘못된 판결, 바로잡힐 것"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서울중앙지법이 강제징용 노동자가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소송을 각하한 데 대해 "조선총독부 경성법원 소속 판사 판결인지 의심이 갔다"며 9일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당 회의에서 "(이번) 판사 판결에 쓸데없이 정치적인 언어들이 많이 들어갔다. 법률적으로 소수 의견을 제시했던 전원합의체 대법원 판사들과 달리 자신의 정치성향과 의견 해석을 무리하게 집어넣어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김양호 부장판사)는 지난 7일 강제징용 노동자와 유족 85명이 일본제철·닛산화학·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기업 16곳을 상대로 낸 소송을 모두 각하했다. 재판부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2조)는 개인 청구권의 소멸은 아니더라도 대한민국 국민이 일본이나 일본 국민을 상대로 소송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제한된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게 타당하다'고 봤다. 이는 2018년 10월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청구권협정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과 배치된다.
송 대표는 "이미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강제징용 불법행위에 대한 피해자 청구권은 한일협정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며 "하급심 법원은 법원 조직법상 대법원 판례를 존중하도록 돼 있다. 전원합의체 판결을 1심 판사가 이렇게 부정하는 건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당 판결을 '잘못된 판결'이라고 꼬집으면서 "항소심과 대법원에서 당연히 바로잡아지겠지만,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정치권은 이번 소송 각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여권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전날(8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개인청구권까지 모두 소멸됐다는 일본측의 주장과 판박이다. 법적·인도적 책임을 외면해온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의 손을 들어준 것과 다를 바 없다"며 강한 수위로 비판했다. 이어 "잘못된 판결이 상급심에서 반드시 바로잡히길 바란다. 그래서 일본 정부에 정치적, 역사적 책임을 묻고, 징용 피해자들과 유족들의 원통함을 풀어 드려야 한다"고 했다. 같은 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판결을 내린 양호 부장판사를 겨냥해 "하급심 판사가 대법원 판결의 기속력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확립된 인권법 이론을 대한민국 판사가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라며 "대한민국 판사가 아니라 일본국 판사의 논리"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