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에 '국민권익위원회 부동산 전수조사'를 공식 요청했다.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송 대표(가운데). /이선화 기자 |
"고육지책 이해해달라" 탈당·출당 의원 달래기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국민의힘에 소속 의원 대상 국민권익위원회 부동산 전수조사를 공식 요청했다. '부동산 불법 거래 의혹' 관련 10명에 자진 탈당을 권유하고 2명을 출당 조치하는 강수를 두면서 당 내부가 술렁이자 분위기를 수습하는 동시에 야당에 반격을 꾀하는 시도로 보인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에서 "5명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에 공식으로 요청한다. 마지막 TV 토론이 있을 텐데 당 대표가 된다면 부동산 소속 의원들의 7년간 거래내역에 대한 전수조사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입장을 밝혀달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감사원에 부동산 전수조사를 맡기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감사원법 제24조3항에 따르면 입법부나 사법부 공무원은 감사원의 감찰 대상이 아니다. 민주당은 이 점을 들며 자신들처럼 권익위에 전수조사를 요청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송 대표는 "감사원의 감찰 대상이 되지 않는 이유는 삼권 분립의 원칙상 행정부 소속 감사원이 입법부나 사법부의 공무원을 감찰한다는 건 헌법에 위반되기 때문"이라며 "국민의힘이 이 사실을 모르지 않을 텐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한다는 건 사실상 전수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걸로 의심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송 대표는 전날(8일) 당 지도부의 자진 탈당, 출당 조치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의원들 달래기에도 나섰다. 그는 "저희가 스스로 소명을 받아 이것을 정리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국민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크기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 결단을 내렸다"며 "(탈당 권유는) 12명 의원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혐의가 있다고 해서 징계결정을 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이 그동안 보였던 내로남불과 부동산 문제에 대한 (국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민주당이 새롭게 변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의 결단이었다"고 거듭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스스로가 집권당 외피를 벗고 국민과 동일한 입장에서 수사 기관에 가서 자신의 소명 자료를 제출해서 의혹을 해명하고 돌아와 줄 것을 바란다. 당규상 당의 요청으로 탈당해서 복당하는 경우는 어떠한 불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이 과정을 통해 국민이 해명과 소명의 과정에 대해 이해하고 신뢰해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