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입당, 국민의당과 합당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왼쪽부터 홍문표, 주호영, 나경원, 조경태, 이준석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
'톱3' 후보, 물고 물린 삼각 공방
[더팩트|문혜현 기자] "결국 이준석 후보가 그동안 전당대회 과정에서 보여준 여러 가지 태도, 예컨대 '버스 정시 출발론을 제기했더니 윤석열 전 총장이 입당하기로 바로 화답했다', 이런게 가볍게 대선 후보를 깎아내리는 듯한 태도다. 두 번째, 주호영 후보와 제가 다 지적했지만 윤석열 전 총장의 네거티브에 대해 실질적으로, 오히려 그 네거티브를 인정하는 듯한 태도. 이런 것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태도, 좀 고칠 생각 없나? 아니면 본심이 윤 전 총장이 오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인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후보는 이준석 후보를 향해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관한 공세를 쏟아냈다. 이에 이 후보는 "이준석에 대해 막말 프레임을 씌우려고 하신다. 오히려 이준석 리스크는 나 후보께서 생각하시는 머릿속에 존재하는 것"이라며 "저희를 지지하는 국민, 지지하지 않는 국민을 대놓고 문빠·달창(민주당 지지층을 속되게 일컫는 말)이라고 하신 분이 누구냐"고 맞받아쳤다.
8일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은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TV 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 입당 문제와 국민의당과 통합 문제, 원내대표 시절 책임론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당권주자 '톱3'로 불리우는 이 후보, 나 후보, 주호영 후보는 서로를 향해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주 후보와 이 후보는 나 후보의 강경일변도였던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절을 꼬집기도 했다. 두 후보의 질타가 거세지자 나 후보는 "민주당 정부로부터 무한한 핍박을 받았다. 제가 그렇게 프레임 받고 욕설 당할 때 같이 보호해주셨나"라며 울음 섞인 원망을 토해내기도 했다.
나 후보와 이 후보는 가장 격하게 부딪혔다. 나 후보는 이날 이 후보가 '민주당 네거티브'로 윤석열 전 총장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사진취재단 |
◆나경원 "이준석, 국민들에 '윤석열 부정적 인상' 줘"
나 후보는 이날 이 후보를 향해 "윤 전 총장 방어가 아니라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호응한 것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그는 이 후보가 '전통적인 당원들이 안철수(국민의당 대표)나 윤석열(전 검찰총장) 같은 후보와 결합하는 데 있어 장애물이 있다면 어떻게 극복했느냐'고 묻자 "TK(대구·경북) 지역 당원들은 윤 전 총장에 대해 가장 높은 지지를 보이고 있다"며 "(이 후보가) 윤 전 총장의 장모 건에 대해 '형사적으로 문제가 되면 덮을 수 없다. 윤 전 총장이 책임져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이것이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건가. 귀를 의심했다. 사실은 방어가 아니라 민주당 네거티브에 호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10원 발언' 기억하겠지만 저는 오히려 전언 과정에 있어서 잘못 전해진 것이라고 단언했다. 곡해하시는 건가"라고 반박했다.
나 후보는 "저는 사실 이 후보가 윤 전 총장이 꼭 들어와야 한다고 하면서 사실은 이러한 방법으로 윤 전 총장에 대해 국민들에게 좋지 않은 그런 인상을 남기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후보는 "민주당과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이런 식으로 곡해해서 전투에 돌입한다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플랫폼 전쟁에서 백전백패하실 것"이라며 "이런 네거티브로 발언 하나 하나를 집어서 공격하시는 것을 그만 하시는게 어떻겠나. 예를 들어 김종인 전 위원장과 결탁해 뭔가를 했다고 하는 건 음모론으로 할 수밖에 없다. 이건 유튜버들이나 하는 것이지 대표로는 옳지 않다. 비열하다"고 맞섰다.
주 후보도 이 후보가 윤 전 총장에 대해 발언한 것을 두고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이 후보가 방송에서 형사적인 문제가 되면 어쩔 수 없다고 말한 것은 민주당의 프레임이라고 본다"라며 "일단 혐의 없음으로 됐고 민사에서 이겼다. 무리한 기소를 했다는 시각이 있는데, 민주당과 청와대의 프레임에 동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오늘 언론이나 SNS에 윤 전 총장이 입당을 주저하고 있는 듯한 보도가 나오기 시작해서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이런 것들이 이 후보의 당대표될 가능성 때문에 그런 것 아닌에 대한 우려를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 후보는 주 후보를 향해 "기우라고 판단하는 것이 (저는) 오히려 '윤 전 총장에 대해 전한 사람이 잘못 전한 거다. 윤 전 총장은 법률가이기 때문에 지금의 왜곡된 검찰이라고 하더라도 결과에 따라 비판할 수 있기 때문에 우려하는 마음에서 한 말"이라고 반박했다.
나 후보는 이 후보의 거친 발언에 대해 '이준석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문빠·달창이라고 하신 분이 누구냐'며 반박했다. /국회사진취재단 |
◆나경원 "이준석 리스크" vs 이준석 "대놓고 '문빠·달창' 말한 사람"
나 후보는 토론회에서 여러 차례 부딪혔던 이 후보의 거친 발언을 고쳐 달라며 '이준석 리스크'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망상, 탐욕을 심판하겠다, 호들갑, 가짜뉴스 등 말들이 정치 패널로서는 어떻게 보면 귀에 쏙 들어오는 말이지만, 아무래도 (저를) 이 후보의 가장 위협적인 후보라고 생각을 해서 그런지 매우 적대적으로만 말씀하신다"며 "제가 말씀드리는 합리적인 의심에 대해 무조건 네거티브다, 프레임이라고 말씀하신다. 당대표가 된다면 이러한 태도는 굉장히 리스크로 다가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실질적으로 입장에 대해 매우 주저하는 쪽으로 발언과 입장이 나오고 있다"며 "결국 지금 윤 전 총장이 우리 당의 의원들이 하는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다가 참석을 취소했다는 말도 나온다"며 책임을 이 후보에 돌렸다.
나 후보는 "결국 이 후보가 그동안 전당대회 과정에서 보여준 여러 가지 태도, 예컨대 '버스 정시 출발론을 제기했더니 윤 전 총장이 입당하기로 바로 화답했다', 이런게 가볍게 대선 후보를 깎아내리는 듯한 태도다. 두 번째, 주 후보와 제가 다 지적했지만 윤 전 총장의 네거티브에 대해 실질적으로, 오히려 그 네거티브를 인정하는 듯한 태도. 이런 것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태도, 좀 고칠 생각 없나? 아니면, 본심이 윤 전 총장이 오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종편 방송 10년 하면서 말 때문에 설화에 오른 적이 없다"며 "오히려 이준석 리스크는 나 후보께서 생각하시는 머릿속에서 존재하는 거다. 실제 (나 후보가) 원내대표하실 때 존재했던 막말 리스크가 있다. 저희를 지지하지 않는 국민을 대놓고 '문빠·달창'(민주당 지지자들을 속되게 지칭하는 말)이라고 하신 분이 누구인가"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상적인 교섭과 당에 그분(윤 전 총장)을 들이는 과정이 있으려면 우선 우리 당이 중심을 잡아야 되는 것이고, 연애를 하다 보면 밀당도 하는 것이고, 구애도 하는 것이다. 지금은 일방적인 구애만 하고 계시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나 후보가 "아예 떠나게 하는 태도는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달창 쓰셨던 분이 망상이 막말이라고 하시면 어떻게 하느냐. 달창은 본인이 쓰신 표현이다. 쓸 필요가 표현이 없는 표현이었다"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이에 나 후보는 "민주당과 같은 공격을 하지 말라"고 일축했다.
주 후보는 나 후보와 원내대표 시절 성과를 두고 경쟁하기도 했다. /국회사진취재단 |
◆나경원 "주호영, 전투력 부족" vs 주호영 "나경원보다 잘했다"
나 후보는 원내대표 시절 대여투쟁 등을 놓고 주 후보와 맞붙었다. 그는 "주 후보께서는 사실은 원내대표 기간 동안 문재인 정권과 싸우는 데는 좀 부족했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다"며 "예컨대 저도 원내대표일 때 109명의 의원에 불과했다. 저는 장관을 낙마시킨 것이 실질적으로 조국 전 장관까지 세 명 정도 된다. 주 원내대표, 낙마시킨 장관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주 후보는 "낙마시킨 장관 없다. 낙마시킬 사람들(민주당)이 아니지 않는가? 철회한 적 있나? 180석 가지고 그대로 밀어붙이고 33명이나 임명했다"라며 "제 투쟁, 나 대표보다 훨씬 잘했다. 필리버스터도 제가 앞장서서 주도했었고, 문 대통령께 공개질의 10개 해서 곤혹스럽게 해서 국회 오는 것도 꺼리게 만들었다. 선거 이기고 훨씬 더 잘했다. 목소리 높이고 머리띠 매고 삭발·단식하는 게 아니잖나? 결과는 선거에 이기느냐, 전쟁에 이기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나 후보가 "시기에 따라 투쟁의 방식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언급하자 주 후보는 "달라져서 저는 이런 방식으로 승리했던 것 아닌가. 나 후보의 방식은 강경보수고 그러다가 결국 선거에 진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주 후보는 다음 주도권 토론 차례에서 나 후보를 향한 칼을 겨눴다. 그는 "실제로 황교안 대표와 원내대표 하실 때 우리 당세가 확장되었다든지 내놓을만한 업적이 없다"며 "저보고 전투력이 없다고 하는데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선거에 이기는 공식은 중도가 얼마나 우리를 지지하고, 이들을 끌어올 수 있냐에 달려있는데, 나 후보의 강경 보수. 아스팔트 보수, 그것은 옛날 보수를 연상시킨다. 우리 당의 이미지가 (옛날로) 돌아가는 것 아닌지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 후보가 국민의힘 원내대표 시절 민주당과 원 구성 협상에서 상임위 배분을 하나도 받지 않은 것에 대해 "상임위 양보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는데 초선들 전부가 의결했고, 3선도 마찬가지였다. 결국은 지금도 저에게 와서 그때 안 받길 잘했다는 의원들이 많다. 잔잔한 것을 노리다가 큰 것을 잃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시기에 맞는 방식이 있는 것 같다. 저보고 목소리만 컸다고 하는데 조국 사퇴를 이끌어내기 위해, 손혜원을 실형 받게 하기 위해서, 김은경 전 장관 구속을 위해 많은 특위를 열고 치열하게 자료를 요구하고 우리의 할 일을 했다. 그래서 목소리만 컸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를 못하겠다"고 맞섰다.
나 후보는 주 후보가 패스스트랙 사태 당시 자유한국당이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을 지적하자 "저보고 재판이나 잘 받으란 말을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주 후보는 제 다음 다음 원내대표로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정치적 타협에 나서야하는데 그런 말 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자신이 원내대표 시절 강경 투쟁에 나선 것에 대해 "필요한 시기가 있었다"며 울분을 토해냈다. /국회사진취재단 |
◆설움 폭발 나경원 "그렇게 프레임 받고 욕설 당할 때 같이 보호해주셨나"
한참 동안 주 후보와 이 후보로부터 과거 자유한국당 시절 행동에 대한 질타를 받던 나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시간에서 울분을 토해내기도 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제가 원내대표를 맡았을 때는 보수조차도 분열되어 있었다. 그 보수를 하나로 만들게 한 것, 저는 저와 황교안 대표의 그 리더십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때 모든 국민들이 광화문에 가서 외치고 있습니다. 그것을 외면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이라며 "그러나 그 이후에 강경한 투쟁이 계속되면서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준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살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주 후보께서는 '아, 법사위원장 받는 것은 당론이 없기 때문에 내가 상임위원장 다 받고 싶었지만 못 받았다'고 말씀하신다. 그게 바로 리더십"이라며 "못된 결정들을 했을 때 결단하고 고쳐줘야 한다. 법을 한 번 만들면 절대 못 바꾼다. 저는 한 가지 법이라도 더 우리 대한민국을 왼쪽으로 클릭하는 법을 막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후보는 기업규제 3법, 임대차 보호3법 통과 당시 상황을 언급하고 "저는 그 자리에 있을 때 책임을 다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 책임을 다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로부터, 민주당 정부로부터, 민주당으로부터 정말 무한한 핍박을 받았다. 제가 그렇게 프레임을 받고 욕설을 당할 때 같이 보호해주셨나"라고 원망 섞인 물음을 던졌다.
그는 "그래서 책임을 다하는 리더십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제 대선은 전쟁이다. 후보 대신에 싸워야 되고 우리 당을 대표해서 문 정권과 맞서 싸워야 된다. 내가 혹시 다칠까 봐, 내 몸에 티끌 묻을까봐 뒤로 숨고, 그리고 무책임해서는 무슨 당을 이끌 수 있느냐? 이 부분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나 후보는 다음으로 이 후보가 공약으로 제시한 '공직자 자격시험'에 대해 "우리 당이 가야 될 길이 이 후보가 말하는 엘리트주의인지, 실력주의인지 묻고 싶다. 우리 당이 가치를 확장해야 되는 건 어쩔 수 없이 소외된 분들에게 사다리를 만들어 드리고 그분들과 함께 가는 정당을 만들어가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는 "대한민국에서 정치 지도자 자질에 대한 국민들의 의심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반헌법적인 발상이라 할지라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제도다 이렇게 생각한다"며 "예를 들어 운전을 하는데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운전면허시험을 본다해서 그게 엘리트주의라 하는 사람 없다. 제발 과장과 왜곡을 멈춰 주시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참 말씀 잘한다. 그런데 정치는 머리로만 하는 것도 아니고, 입으로만 하는 것도 아니다. 정치는 가슴으로 한다는 것을 꼭 새겨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이 후보가) 무조건 모든 할당제 폐지를 이야기했다. 이 후보가 최고위원이 되고, 비대위원이 되고, 그리고 이번 21대 국회에 공천을 받은 것이 한마디로 모두 청년할당제에 대한 덕"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번에 제가 공천을 청년 할당으로 받았다는 것은 왜곡이고, 분명히 다른 후보와 면접 봐서 공천자로 결정됐다"고 반박했다.
나 후보가 "퓨처메이커로 전략공천을 받으셨다. 그리고 거기서 2년 넘게 고생하던 청년은 남양주로 밀려났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곤란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재차 "그분과 공정하게 면접을 봐서 제가 비교우위를 가지고 공천 받았기 때문에 왜곡하실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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