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 투표 시작, 후보들 시끌시끌 '신경전'
입력: 2021.06.08 00:00 / 수정: 2021.06.08 00:00
국민의힘 모바일 당원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후보들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준석, 나경원, 주호영, 홍문표, 조경태(왼쪽부터) 후보./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모바일 당원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후보들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준석, 나경원, 주호영, 홍문표, 조경태(왼쪽부터) 후보./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배제론' 둘러싼 갑론을박까지…"지는 사람들 행태"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7일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 당원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당 대표 후보들이 치열한 신경전을 거듭했다. 일각에선 후보 간의 지나친 신경전이 대외 여론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준석 후보는 지난 6일 후보 중 누군가가 자신을 비방하는 내용의 링크를 당원 명부를 이용해 퍼뜨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원 명부가 통째로 특정 캠프에 의해 유출돼 이준석 비방문자를 보내는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 나타났다"며 "캠프가 아닌 개인이 상대 후보 비방 문자를 당원 명부로 보낸 게 사실이라면 30만 당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후보는 확인되는 즉시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했다.

'안심번호' 형태로 제공되는 당원 명부는 당 대표 후보들에게 제공된다. 후보들은 어떤 번호로 문자나 전화를 할 것인지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해야 하고, 문자는 최대 5번 보낼 수 있다. 때문에 이 후보는 다른 중진 후보가 했다고 추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해당 상황에 대해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문자 살포 중지 명령과 수사 의뢰를 요청한 상태다.

이 후보의 지적에 나경원 후보가 '선동'이라며 발끈하면서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나 후보는 페이스북에 "이게 무슨 새롭고 젊은 정치냐"라며 "갑자기 아무 근거도 없이, 마치 다른 후보가 당원 명부를 유출한 것처럼 선동하고 있다. 지금 음모론을 펴고 있는 후보는 이 후보다. 변화와 쇄신에 완전히 역행하는, 구태하고 낡은 정치"라고 지적했다.

나 후보의 반격에 이 후보는 "권한 없는 사람이 전체문자를 쐈다면 후보가 유출한 것으로 보는 게 자연스럽고 정상적"이라며 "어떤 후보 측에서 유출했는지 언급하지도 않았는데 나 후보만 발끈하는 것이 의아하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나경원 후보는 이 후보와 당원명부 유출 논란을 두고 한차례 설전을 벌였다. 당헌당규상 당원명부 유출은 불법이다. 지난달 31일 100분 토론에 참석한 나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나경원 후보는 이 후보와 당원명부 유출 논란을 두고 한차례 설전을 벌였다. 당헌당규상 당원명부 유출은 불법이다. 지난달 31일 '100분 토론'에 참석한 나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안심번호 명부를 가지고 다른 번호로 문자를 보내는 건 불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신사를 통해 조사하면 누구인지 밝혀질 거다. 당규 위반으로 징계받을 수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정치권에선 친박계 인사인 제3의 인물이 이 후보 비방 문자를 돌렸다는 이른바 '지라시'가 돌기도 했다. 실제 선관위 차원의 조사가 이뤄진 뒤 관련자가 국민의힘 소속 혹은 후보자 캠프 측인 것으로 밝혀진다면 일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후보 측은 이 후보 지지율이 높게 나온 여론조사 결과에 '특정 세력 배후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주 후보 측 캠프 관계자는 SNS에 "민주당 대표선거 전 여론조사는 단 세 차례였으나 국민의힘 선출을 앞두고는 5월 9일부터 이달 3일까지 무려 17차례 실시됐다"며 "특정 세력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적었다.

그는 또 한 여론조사 업체에 대해 "특정 후보 및 이 후보의 후견인과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이 소유주의 페북에 올라 있어 조직적인 언론플레이를 벌였다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고 했다.

5인 후보들의 선거가 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후보 간 계파 논쟁과 단일화를 둘러싼 신경전에 더해 '윤석열 배제론'을 둘러싼 논쟁도 제기됐다.

유력한 당권주자인 이 후보는 나 후보가 제기한 윤석열 배제론에 대해 망상이라며 반박했다. 7일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방송토론회에서 발언하는 이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유력한 당권주자인 이 후보는 나 후보가 제기한 '윤석열 배제론'에 대해 "망상"이라며 반박했다. 7일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방송토론회에서 발언하는 이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나 후보는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 "일각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과 이 후보가 '위험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 후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배제 연대설은 망상"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이렇게 모욕적인 발언을 들은 것은 유례가 없다"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7일 나 후보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합리적인 의심을 제기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의 발언도 윤석열 전 총장을 배제하는 듯한 취지로 보이고 이 후보의 발언도 충분히 오해받기 쉽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후보가 윤 전 총장을) 보호하는 것 같으면서 사실은 경고하는 것 같은 모습으로 보인다"며 "망상 운운하면서 이런 사실은 굉장히 모욕적인 발언이다. 정치 오래했지만 이렇게 모욕적인 발언을 들은 것은 참 유례가 없다. 참 안타깝다"고 했다.

후보들의 발언 수위가 거세지는 가운데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네거티브에 대해 "지는 사람들의 행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투표할 사람은 거의 다 한 상태"라며 후보 간 네거티브 양상이 짙어질 경우 오히려 외부 여론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8일까지 1차 모바일 투표, 9~10일 2차 ARS 투표(당원 대상)와 국민 여론조사(비당원 대상)를 진행한다. 8일과 9일엔 두 차례 마지막 토론이 예정돼 있다. 7일 오후 5시 기준 투표율은 25.83%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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