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고위원 흥행 얼마나…튀는 '여성 초선'
입력: 2021.06.03 05:00 / 수정: 2021.06.03 05:00
국민의힘 최고위원에 출마한 여성 초선 의원들이 흥행 포인트가 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 나선 여성 초선 의원들. 왼쪽부터 배현진·이영·조수진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최고위원에 출마한 여성 초선 의원들이 흥행 포인트가 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 나선 여성 초선 의원들. 왼쪽부터 배현진·이영·조수진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배현진·이영·조수진 등판…전당대회 '변화의 바람' 될까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를 9일 앞두고 열기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여성 초선 의원들에게 이목이 쏠린다.

출마한 여성 초선 의원은 총 3명으로 배현진·이영·조수진 의원이다. 이외에 19대·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미경 후보까지 총 4명의 여성 후보가 있다. 바로 직전 있었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재선인 백혜련 의원 1명만 나섰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세 후보는 저마다 강점을 부각하며 자신이 최고위원 적임자임을 피력하고 있다. 유일한 지역구 의원인 배 후보는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수석최고위원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학기술계 비례대표 의원인 이 후보는 내년 대선에서 빅데이터 전문가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호남 출신인 조 의원은 색다른 변화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배 후보는 높은 인지도와 지역구 민심을 바탕으로 당선권 안에 들어갈 거란 평가를 받는다. 지난 13일 출마선언하는 배 후보. /남윤호 기자
배 후보는 높은 인지도와 지역구 민심을 바탕으로 당선권 안에 들어갈 거란 평가를 받는다. 지난 13일 출마선언하는 배 후보. /남윤호 기자

◆배현진 "새로 걸리는 간판, 멋진 수석최고위원 되겠다"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배 후보는 "수석최고위원으로 뽑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배 후보는 전직 MBC 뉴스데스크 역대 최장수 메인 앵커로 일했고 2018년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에 의해 영입돼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고배를 마셨다. 21대 총선에서 4선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배 후보는 국민의힘 비전 발표회에서 "국민과 당원을 진짜 최고로 만들어주는 진짜 최고위원이 될 것"이라며 "당이 가장 어려웠던 2018년에 입당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그리고 바람이 부나 당원들 곁에 있는 걸 감사해하며 곁을 지켰다"고 호소했다.

최고위원 후보 중 유일한 30대 여성인 배 후보는 자유한국당 입당 후 쌓은 인지도와 선거 이력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정치권에선 배 후보 당선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최고위원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배 후보는 "우리 국민의힘 겨우겨우 간판 올리고 서울·부산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냈다. 앞으로 300일 동안 대선을 향해 간다. 매일 만나는 당 지도부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겠나. 제가 들어가면 국민과 당원이 안심하시고 기뻐하시겠단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뽑아주시면 화합하고 발전하는 우리 정당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저는 기댈 수 있는 벽이 될 거다. 저 배현진 뽑아주시고 새로 걸리는 멋진 간판이 될 수 있도록 수석으로 뽑아달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최고위원 후보 중 유일한 과학기술계 여성으로 대선에서 빅데이터 분석을 위해 자신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지난달 20일 출마선언에서 드론을 통해 연설문을 전달받는 이 후보. /이선화 기자
이 후보는 최고위원 후보 중 유일한 과학기술계 여성으로 대선에서 빅데이터 분석을 위해 자신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지난달 20일 출마선언에서 드론을 통해 연설문을 전달받는 이 후보. /이선화 기자

◆'디지털 혁신' 이영 "과학기술 전문가 필요하다"

비례대표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한 이 후보는 개원 때부터 초선 그룹 중 주목받는 인물이었다. 과학기술계 벤처기업가 출신 여성인 그는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선 승리에 기여하겠다고 주장했다.

출마 때부터 드론을 이용해 연설문을 전달받는 등 이색 회견으로 출사표를 던진 이 후보는 비전 발표회에서 "선거는 과학이다. 대선은 데이터 전쟁이다. 데이터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며 "내년 대선에서 드루킹 같은 사이버 공격에 대책없이 망가질 것이냐"고 디지털 혁신을 강조했다.

21대 국회 최초로 전자입법 시스템을 개발해 도입한 이 후보는 최근 '디지털 소통'에 나서고 있다. 그는 최근 이날치 밴드의 곡 '범 내려온다'를 '영 내려온다'로 각색해 '카이스트 최초 암호학 전공 이공계 외길인생 30년', '전직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자문위원', '국민의힘 디지털정당위원장 최초 모바일 그룹웨어 개발' 등 성과를 뽐냈다.

그는 부울경 합동 연설회에서도 "지난 보궐선거에서 빅데이터 전략본부장으로 선거 승리를 견인했다. 우리는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목표는 대선 너머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정권을 잡고 난 다음에 새로운 열강 반열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 후보는 "한 명 정도는 사이버 디지털 과학기술 전문가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라며 "확실히 준비하지 않은 국민의힘에 새로운 미래가 스쳐지나갈 수 있다. 새로운 미래가 우리 앞에 올 수 있도록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고 준비해야 한다. 선거는 과학이고 대선은 사이버전이다. 최고위원 중 단 한명은 반드시 과학기술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호남 출신인 조 후보는 중도외연 확장을 통한 대선 승리를 기치로 내걸었다. 지난달 23일 출마 선언 기자회견 하는 조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호남 출신인 조 후보는 중도외연 확장을 통한 대선 승리를 기치로 내걸었다. 지난달 23일 출마 선언 기자회견 하는 조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조수진 "화끈한 호남사람 선택해달라"

호남 출신인 조 후보는 중도외연확장을 기치로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했다. 언론인 출신 비례대표 의원인 그는 국회 법사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검찰개혁 의제 등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각을 세우고 있다.

조 후보는 앞선 비전발표회에서 "아스팔트 보수 같은 극단에 더 기대서는 안 된다"면서 "당 대표를 도와 중도 실용과 민생에 입각한 수권정당의 비전과 정책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호남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서울의 당협위원장이다. 40대다. 중학생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주부"라며 "우리 당에 부족하다고 지적되는 부분을 저부터 채우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조 후보는 부울경 토론회에서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상대할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에 맞서는데 단 한번도 몸을 사려본 적이 없다"며 "보궐선거 때도 최전방 공격수로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다. 화끈한 부울경에서 화끈한 조수진을 1등 최고위원으로 선택해주시라"고 말했다.

조 후보는 거듭 "호남 사람 조수진 정권교체하고 국민을 통합하겠다. 가덕도 신공항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 화끈하게 해내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여성 초선 의원들의 활약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흥행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봤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에서 새로운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박 평론가는 "과거 한나라당, 자유한국당 시절의 꼰대 같은 이미지가 상당 부분 힘을 잃고 있다. 이준석 후보의 돌풍과 여성 최고위원 후보가 나오는 게 그것"이라며 "이전엔 당 안팎 소외된 지역에 있었던 사람들이 전면에 등장하는 게 건강하고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현상 자체는 당원과 대의원들도 이번 만큼은 바뀌어야 한다는 여론이 공공연하게 공유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여성 최고위원 후보들이 나와 역량을 발휘한다는 건 국민의힘이 가진 구태의연한 꼰대 정당 이미지를 불식시킬 절호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박상철 경기대 교수도 "그밥에 그나물이 아니니 (흥행은) 당연하다"며 "초선들의 기회가 크다. 옛날 같으면 조직이 없어 당연히 당선되지 않는다. 이번엔 당원과 지지자들이 변화를 바라기 때문에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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