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 첫 TV 토론…'이준석 vs 중진' 설전
입력: 2021.06.01 09:07 / 수정: 2021.06.01 09:07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31일 당 혁신 방안을 놓고 격돌했다. 왼쪽부터 홍문표, 조경태, 주호영, 이준석, 나경원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31일 당 혁신 방안을 놓고 격돌했다. 왼쪽부터 홍문표, 조경태, 주호영, 이준석, 나경원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이준석 "특정인 배려 안 돼" vs 나경원 "유승민에 유리"

[더팩트|문혜현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첫 TV토론에서 설전을 벌였다. '0선 돌풍'으로 나타난 이준석 후보가 다른 중진 후보들과 격론하는 양상이 벌어졌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이준석·나경원·홍문표·조경태 후보는 대선 관리 방안과 당 혁신을 놓고 열띤 토론을 이어나갔다.

지난달 31일 MBC '100분 토론'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나선 후보들은 특히 외부 주자를 당내에 어떻게 포섭할 것인가를 두고 논쟁했다. 이 후보는 "버스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정류장 선다"며 "공당이 책임경선을 하려면 절대 버스가 특정인을 기다려서는 안 되고 특정인이 원하는 노선으로 다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윤석열, 안철수, 홍준표 등 수많은 후보들은 작금 당내 특정 주자를 위해 룰을 만들려고 하는 모습에 실망감을 갖고 참여를 주저하는 분들이 있다"며 "공정하고 엄격한 룰이 중요하다. 국민 열망을 담은 대선 경선이 되려면 '단일화무새'(단일화만 앵무새처럼 말하는 것) '통합무새'가 돼선 안 된다. 앵무새처럼 반복한다고 감나무 감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도 "저는 꾸준히 작년부터 우리 당이 자강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모든 후보가 다함께 참여할 기회를 드리고 대신 나름의 로드맵을 정해야 한다. 공정한 잣대를 정해놓고 시장 선거처럼 우리 당 후보를 먼저 뽑은 뒤 타 후보와의 단일화도 얼마든 할 수 있다"며 '자강론'에 힘을 실었다.

이어 "당이 좀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당 스스로가 타 후보, 외부 후보의 눈치만 살피면 시간을 놓칠 수 있다. 제가 대표가 되면 당에 들어온다는 홍준표 후보오 다른 후보들을 즉각 받아들여야 한다. 머뭇거리는 후보들은 충분한 시간을 주고 나중에 단일화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당 내외 후보가 승부할 엄격하고 공정한 룰을 만들고 5개 권역 투어를 해야 한다"며 "우리가 후보를 엄선해 후보를 길러내는 자강능력이 정권 잡는 유일한 길이다. 비가 오는 집에 손님이 올 리 없다. 자강이 먼저"라고 말했다.

이어 "룰 밖이나 안에 있는 분들이 다 들어오고 싶은 룰을 만들고 반문재인 전선 텐트를 쳐야한다"며 "그러려면 당내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 명망 있는 사회단체에 룰을 만들어달라고 의뢰해야 한다. 버스를 개문발차 하냐, 마냐는 소모적 논쟁이다. 대통령을 만드는 의지가 있다면 원칙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나 후보와 주 후보는 외부주자 통합에 열을 올렸다. 나 후보는 "우리 당만 후보로만 출발하는 경선 열차가 아니라 모든 야권 후보가 함께 타는 경선 열차를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가 먼저 출발하면 당내 후보들만 올라탄다"며 반박했다.

그는 "우리의 경선열차는 추석인 9월 말에 출발하겠다"며 "성급하게 우리 후보만 출발시키면 다른 후보가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토론회에선 유력한 당권주자인 이준석 후보를 향한 중진 의원들의 공세가 펼쳐졌다. /국회사진취재단
이날 토론회에선 유력한 당권주자인 이준석 후보를 향한 중진 의원들의 공세가 펼쳐졌다. /국회사진취재단

나 후보는 토론 중 이 후보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가 "윤석열 전 총장이 안 들어와도 버스가 출발한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이 후보는 "어떻게 협상하면 주자에 맞춰서 룰을 세팅하자고 할 수 있나"라며 "윤석열 이름을 거론한 순간 나경원 후보의 머릿속에는 윤석열 밖에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방송을 볼 김동연이나 다른 훌륭한 주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나. 공정한 룰을 만들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나 후보는 "윤석열을 특정한 건 가장 지지율이 높아서"라며 "우리 당만 개문발차 한다는 이 후보의 말은 유승민 전 의원을 유리하게 하려는 것 아닌가. 그래서 이 후보가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것을 지적해온 것"이라고 힐난했다.

주 후보도 "나 후보의 견해에 동의한다"며 "당 밖 후보들과 분열하면 필패다. 윤석열, 김동연, 홍준표 모두 하나의 단일 플랫폼에서 단일후보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먼저 국민의당과 통합을 이루고 다른 후보들이 모두 와서 기득권 없는 공정한 경쟁을 하면 된다"며 "우리 당 스케줄을 일방적으로 진행하면 당 기득권으로 비칠 수 있다. 분열의 단초를 제공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중진들은 이 후보의 대선 관리 능력에 대한 우려도 내놨다. 나경원 후보는 이준석 후보를 향해 "할당제를 무조건 부정하고 있는데 트럼피즘(Trumpism·트럼프주의)과 비슷하다"며 "본인은 청년 공천으로 총선에 출마했는데 할당제를 없애자는 것은 사다리 걷어차기가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는 "무조건 실력주의로 가는 것은 해법이 아니다"라며 "2030 남성의 분노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자리 등 거대 담론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이 후보는 "(청년 공천인)퓨처메이커 전형은 당에서 숫자 맞추기를 위해 저를 끼워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승민 전 의원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언론 인터뷰 할 때만 잠시 사용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moone@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