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이준석 '돌풍' 부는데, 우리는 '조국의 시간' 수렁"
입력: 2021.05.31 09:45 / 수정: 2021.05.31 09:45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 돌풍을 언급하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책 출간에 대한 당내 반응을 우려했다. /남윤호 기자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 돌풍을 언급하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책 출간에 대한 당내 반응을 우려했다. /남윤호 기자

"대권 주자들, 강성 당원 의식 조국 전 장관 경쟁적 옹호"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 돌풍과 달리, 민주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책 출간을 옹호하는 발언이 쏟아지는 데 우려했다.

조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 '이준석과 조국'이라는 제목의 긴 글을 통해 최근 이 전 최고위원 돌풍을 분석하며 민주당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특히 조 의원은 다음 달 1일 출간되는 조 전 장관의 책 '조국의 시간'에 대한 당의 명확한 입장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준석 돌풍'과 '조국 회고록'은 상관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후일 대선의 승패를 가름한 분수령으로 꼽힐 수도 있는 일"이라며 "만약 6월 11일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후보가 제1야당의 대표로 선출되고 이준석 체제가 제대로 작동된다면, 어쩌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대안정당으로만 인식되는 수준을 넘어서 갈등해결 능력을 상실한 정치시스템을 퇴출시키고 한국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해결하라는 국민들의 요구에 대한 대답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으로 다가온다"고 전망했다.

이어 "제1야당의 당내 경선이 국민적 관심을 받는 동안 우리 당은 국민들께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었나 생각하면 제 주관적으로는 별로 속이 편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지난 4.7재·보궐선거 참패 후 반성하고 변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전당대회를 거치고 새로운 지도부가 꾸려진 후에 오히려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는 비판이 들리는 것도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당과 중앙당에서 실시한 2차례의 집단심층면접조사(FGI)를 통해 생생한 민심을 확인했다"면서 "다수 의원도 그 내용에 공감했다. 그런데 이와 무관하게 일부 최고위원들과 의원들은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당내 특위구성을 채근한다. '변화의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개혁 시즌2로 불리는 '검수완박'에 대해 이미 대통령께서 검경수사권 조정과 공수처의 제도적 안착에 집중할 때라고 여러 차례 말씀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검수완박에 집착하는지, 내년 대선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도대체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지난 25일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출범식을 갖고 일주일간 전국적으로 민생을 청취 중이다. 또, 그 결과를 6월 1일 '대국민 보고'를 통해 당의 향후 방향, 정책 목표 등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조국 전 장관은 6월 1일 조국의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간한다. /조국 전 장관 SNS 갈무리
조국 전 장관은 6월 1일 '조국의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간한다. /조국 전 장관 SNS 갈무리

조 의원은 "프로젝트 출범 며칠 후 조국 전 장관이 '조국의 시간'이라는 회고록을 6월 1일에 발간한다고 발표했다"면서 "하필이면 프로젝트 성과 대국민 보고대회를 개최하는 날과 같다"고 성토했다.

그는 이어 "4.7재·보궐선거 패배 원인을 돌아보며 민심을 경청하는 프로젝트를 한창 진행하는 중에 하필 선거패배의 주요한 원인 제공자로 지목되는 분(조국)이 저서를 발간하는 것은 우리 당으로서는 참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우려했다.

조 의원은 "특히 우리 당의 주요한 대권 주자들이 강성 당원들을 의식해 조 전 장관에 대해 경쟁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을 쏟아내는 모습이 이런 당혹감을 넘어 더욱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묻고 싶다. 정말 그러면 대선 본선에서 이길 수 있습니까? 눈 가리고 아웅 아닙니까? 당원들과 국민들이 그런 수에 넘어가 주겠습니까? 다 같이 터놓고 이야기라도 해봐야 할 일 아닙니까?"라며 답답함을 토로하며 "2007년 이명박-박근혜 대선경선 이후 14년 만에 국민의 힘은 '이준석 돌풍'으로 당내 경선에서 국민적 관심을 받아 활력이 만발한 반면, 우리 당은 다시 '조국의 시간'이라는 수렁에 빠져들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며 "송영길 대표를 중심으로 임박한 정치격변의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조국의 시간'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입장을 정리해 일관되게 민생에 전념하는 집권여당의 듬직한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그 모습으로 내년 대선을 준비하는 것 외에 다른 왕도가 있겠습니까"라고 다시 한번 조 전 장관 문제에 선을 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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