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5당 대표 회동, 한미정상회담 성과·협력 파열음 예고
입력: 2021.05.26 05:00 / 수정: 2021.05.26 05:00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여야 5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공유하고, 후속 조치와 관련한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요청할 예정이다. 지난 22일 미국 애틀랜타 하츠필드 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귀국 전용기에 탑승하며 환송 나온 관계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는 문 대통령.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여야 5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공유하고, 후속 조치와 관련한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요청할 예정이다. 지난 22일 미국 애틀랜타 하츠필드 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귀국 전용기에 탑승하며 환송 나온 관계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는 문 대통령. /청와대 제공

文, 방미 성과 후속조치 협력 요청…野 3당, '부실 성과' 비판 벼른다

[더팩트ㅣ청와대=허주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여야 5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진행한다.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은 지난해 2월 28일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이번 회동에서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설명하고, 관련한 후속 조치에 대한 국회의 협력을 요청할 예정이다. 하지만 야 3당 대표는 문 대통령을 대면한 자리에서 날선 비판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5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내일 정당 대표 초청 간담회에서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공유하고, 초당적인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11시 30분에 시작해 환담을 나눈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오찬 자리로 이동해 대통령 모두발언, 정당 대표들 모두발언까지 공개된다. 이후 비공개 오찬이 진행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다음 날인 24일 업무에 복귀해 청와대 참모들과 정부에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하고, 그에 따른 후속 조치의 차질 없는 추진방안을 논의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바라는 후속 조치의 초당적 협력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듣고 또 의견을 전하기 위해 (간담회에) 갈 수는 있다"라면서도 "그것만이 아니라 현 정권의 각종 실정, 부동산 문제, 일자리 문제, 청년 문제, 불공정, 특권과 반칙, 이런 문제들의 시정을 위한 국민 목소리를 전달하는 회담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권한대행은 이어 한미 정상회담 성과와 관련해 "백신 스와프 문제는 해결이 안 된 상태에서 그쳤다. 그렇다고 하면 44조 원이나 투자를 하고서 얻어온 성과로서 너무 빈약하다"라며 "미래 구상들은 있지만, 국민들은 당장 내가 언제 마스크를 벗느냐, 내가 언제 백신 맞고서 이제 일상생활 제대로 할 수 있느냐고 묻는데 장기적 관점에서 '이렇게 한다' 그러면 책임 있는 대통령의 모습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스가 (일본) 총리는 지난달에 미국을 방문해 1억 회분의 백신을 확보하고 왔다는데, 우리는 55만 명 국군장병 접종한다는 거 외에는 아무것도, 지금 물량이 제대로 확보된 것이 없는 상태다. 그래서 '현금을 주고 백신 어음을 받아왔다'고 이야기한 것"이라며 "그런 부분에 대한 지적을 내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26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 간담회를 하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안철수 국민의당·최강욱 열린민주당·여영국 정의당 대표(왼쪽부터). /이선화·남윤호 기자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26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 간담회를 하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안철수 국민의당·최강욱 열린민주당·여영국 정의당 대표(왼쪽부터). /이선화·남윤호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지난 2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의 임기 마지막 해에 이루어진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는 것이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일 것"이라며 "내실로만 따지면 외화내빈(外華內貧), 4대 기업의 피 같은 돈 44조 원 투자를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와 맞바꾼 기대 이하의 성적표였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이동 회동에서도 협력보다는 비판 발언을 할 가능성이 짙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도 전폭적인 협조보다는 다른 제안을 할 전망이다. 여 대표는 24일 당 대표단회의에서 "한미 정상회담 결과는 '최고의 회담'이라는 (문 대통령의) 자화자찬에도 불구하고 주변국과의 관계에서는 우려스럽고,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서는 '레토릭(수사)'에 그쳤다"라며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 성명 등 남북과 북미 합의에 기초한 외교와 대화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라는 원칙은 확인했지만, 북한을 대화로 이끄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행동 계획은 제시되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여 대표는 "오히려 대중국 포위전략을 포함한 미국의 세계 전략에 한국이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보여 앞으로 미국의 세계 전략에 한국이 발맞춰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라며 "전 지구적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해서도 올해 안에 2030년 목표를 발표하겠다는 말을 다시 반복하는 수준에 머물러 답답하기만 하다.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아울러 원전 기술 수출과 해외 사업 수주는 탈원전 정책에 역주행하는 것이라는 점도 지적한다"고 꼬집었다.

정의당 핵심 관계자는 25일 통화에서 "내일 문 대통령과 간담회에선 여 대표는 한미 정상회담 관련 비판과 제안을 할 예정"이라며 "이외에도 (다른 사안) 3가지 정도를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역사에 길이 남을 회담", "최적의 결과", "어려운 시기 품격 있는 외교로 국민에게 최고의 선물" 등이라고 극찬했던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대표는 문 대통령 발언에 보조를 맞춰 후속 조치에 대한 전폭적인 협조와 관련한 발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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