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5일부터 1주간 '민심경청 프로젝트'를 시행한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송영길 대표(가운데). /국회=이선화 기자 |
6월 1일 당대표 '대국민 보고'…"당 주도권 쥐려는 시도"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 패배 후 50여 일 만에 '국민소통 민심경청 프로젝트'를 공식 가동한다. 전국 253개 지역위원회별로 재보선 패배 원인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온·오프라인 현장 간담회를 열어 민심을 중앙당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개혁 노선을 두고 당내 강경파와 강성 당원들의 요구가 거센 가운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당 주도권을 확실히 가져오려는 송영길 대표의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25일 오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중앙당 출범식을 열고 1주간 '국민소통 민심경청 프로젝트' 활동에 공식 돌입한다. 송 대표 취임 한 달과 21대 국회 임기 개시 1년을 맞아 민생 현장 중심의 당정 운영 목표에 따라 마련됐다.
윤관석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앙당 국민소통 민심경청 추진단을 구성하고, 당 지도부와 국회의원, 지역위원회가 단위별로 참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당대표는 민생과 개혁 과제 중심으로, 최고위원은 5개 권역별(수도권, 충청, 영남, 호남, 강원·제주) 지역 민심을 경청한다. 또 시·도당위원장과 지역위원회는 지역 민생 현안을, 지역구가 없는 비례대표 의원들은 노동이나 청년 등 담당 분야 현안 중심으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특히 각 지역위원회는 설문을 실시하고 현장 민심 보고서를 작성해 오는 30일까지 도당에 제출, 도당은 이를 취합해 중앙당에 보고하며, 송 대표가 다음 달 1일 최종적으로 당 쇄신 방향과 운영 방안 등을 담은 '대국민보고'를 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각 지역위원회에 천준호 의원의 골목당사 형태의 오프라인 간담회 등을 통해 민심 보고서를 작성, 중앙당에 전달하도록 요청했다. /천준호 의원 블로그 |
각 지역위가 중앙당 공문을 통해 받은 공통 설문지에는 4·7 재보선 패배 원인과 향후 과제 등에 대한 질의가 담겼다. 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 A 씨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설문지에는 '민주당이 현재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4·7 재보선 패배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민주당이 중점으로 해야 할 사안은 어떤 것인지, 앞으로 해야 할 일들, 지역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현안 등을 묻는다"고 전했다.
간담회 방식은 지역별로 적합한 방식을 선택해 운영한다. A 씨는 "현장 민심 보고서 작성은 각 지역 상황에 맞게 진행한다. 온라인 간담회를 하는 곳도 있을 것이고, 현장 간담회나 골목당사 형태로 대로변에 테이블을 놓고 하는 지역위도 있을 것이다. 그런 내용을 보고해서 올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재보선 패배 이후 전국 단위의 민심 분석은 미흡했다는 지적을 보완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 서울시당은 외부 조사기관을 통해 서울시 유권자 대상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를 진행했고, 결과 보고서를 당 의원들에게 전한 바 있다. 해당 보고서에는 '조국 사태'와 부동산 문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을 재보선 패배 원인으로 꼽았다.
이번 프로젝트는 20대 대선을 대비한 민심 점검 차원이기도 하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비례)은 <더팩트>에 "대선에서 좋은 결과를 내려면 현장에서 요구하는 게 뭔지 제대로 파악해야 하는데 다 아는 거로 생각하고 안 듣는 게 문제"라며 "각 시도당으로 (경청 프로젝트) 공문은 다 내려간 것 같다. 지역위에서는 지역 현안이나 제도적인 요구가 올라올 것 같고, 비례대표는 각 직능을 대표해 온 분들이니 거기에서 이야기를 들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 내에서 개혁 노선을 놓고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송 대표가 당 주도권을 확실히 쥐고 '민생 우선주의'로 무게 중심을 잡으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내 강경파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를 통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요구하고 있고, 이에 대한 강성 지지층의 압박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송 대표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민심과 동행하고 문재인 정부의 집권 5년 차 성공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입법 차원에서 지원해 정부 심판론이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다양한 채널로 민심을 듣는 건 좋은 방식이다. 이를 통해 송영길 체제가 당내에 더 뿌리내리고 '민생과 같이 간다'는 메시지를 통해 당내 정책 경쟁에서 주도권을 쥐고 더 나아가 여론의 관심을 야당이 아닌 민주당으로 끌고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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